우리가 여행을 추억하는 방법
항공권을 사고 여행 짐을 꾸리는 것에서부터 여행이 시작된다면, 여행의 마무리는 일상으로 돌아가 이 순간을 기억할 무언가를 찾으며 끝난다. 집에 돌아와서도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소환하는 물건들. 그것이 희희에게는 엽서이고, 졔졔에게는 마그넷이다. 오늘은 졔졔의 진심, 마그넷 이야기를 풀어보자.
졔졔는 마그넷으로 여행을 추억하는 만큼 여행지마다 마음에 쏙 드는 하나를 찾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인데도 좋은 기억이 담긴 마그넷이 있다. 쉬는 날을 맞아 뉴욕에 여행 갔을 때의 일이다. 언제나처럼 집으로 데려갈 마그넷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실수로 떨어트리는 바람에 마그넷에 있는 빌딩이 부러져버린 것이다! 마음에 드는 모양도 아니었는데!
예쁘지도 않은데 부러지기까지 한 마그넷이 내 첫 뉴욕 여행의 기념품이 된다고 생각하니 당장 도망가고 싶었다. 그때 하필 대학시절 선서했던 '아너 코드'가 생각나는 게 아닌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지키기로 했던 정직함..!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가게 주인에게 고백했다. 막상 가게 주인은 망가진 마그넷 값을 요구하지도 않고 흔쾌히 새 마그넷을 가져가게 해 주었고, 졔졔에게는 좋은 기억을 가져다주는 마그넷이 되었다. 물론 다른 가게에서 다른 마음에 드는 마그넷을 하나 더 사 오긴 했지만..
일 년에 한 번씩은 해외여행을 가려고 했던 코로나 전의 희희와 졔졔. 그리고 가는 곳마다 꼭 마그넷을 사오고야마는 졔졔! 그녀의 냉장고 문을 보면, 가는 여행지마다 얼마나 신중하게 마그넷을 골랐는지 모를수가 없다.
졔졔의 코로나 전 마지막 해외여행이자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포르투갈이다. 가장 좋았던 곳인 만큼 이 여행을 기억하게 해 줄 마그넷도 가장 예쁘고 마음에 드는 걸 사고 싶었던 졔졔. 어떤 마그넷이 이 아름다운 곳을 가장 잘 표현해 줄까를 고민하다가, 10박 11일의 여행 기간 동안 끝내 아무 마그넷도 사지 못했다. 훨씬 비싼 와인은 주저 없이 샀는데, 만원 안팎의 마그넷에는 너무 신중을 기하다가 빈손으로 돌아오게 된 것.
아쉬워만 하던 차에 가까운 친구가 포르투갈로 여행을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졔졔는 온갖 맛집 정보와 여행 팁을 공유하고 눈에 아른거리던 마그넷 하나를 친구에게 건네받을 수 있었다! 이로써 완벽한 마그넷을 얻기 위한 5개월의 장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졔졔의 마그넷, 그리고 희희의 엽서. 그 작은 기념품이 우리에게는 다녀온 여행지를 추억하는 매개체이자 여행에서의 감정까지도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이다. 여러분은 어떤 것으로 지난 여행을 추억하는가? 이것만은 어떤 여행지를 가든 꼭 가지고 오는 무언가가 있다면 우리와 공유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