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요기 아팠어요.

작은 상처, 큰 관심

by 봄여름가을동화


점심 식사를 하고, 아직 먹지 않은 친구들을 기다리며 먼저 먹은 아이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장난감 앞으로 향한다. 벽돌 상자를 가지고 놀다가 높이 쌓은 종이벽돌들이 넘어지면서 발에 닿았는지 아프다고 선생님을 부른다.

"어디? 어디?"

사실은 별로 아플 것 같지 않지만 더 큰 호들갑으로 상황을 마주하고 "아구구, 우리 별이 아팠어?" 해 주면

곰새 웃음으로 마음을 달래는 아이들이다.

담임선생님의 밴드 리엑션에 기분과 아픔이 사라진 4살 남자친구는 식후 정리할 것을 도와주러 들른 나에게

쪼르르 오더니 밴드를 보여준다.

"나~아까 아팠어! "

열일 제쳐두고 어디가 아팠는지, 어떻게 다쳤는지 물어보는 나에게 차근차근 말해준다.

"그러니까 내가 벽돌로 놀고 있는데, 벽돌이 떨어졌어.

그래서 쿵! 여기 여기!"

그걸 듣는 나의 표정은 세상의 모든 슬픔과 아픔을 끌어당겨 그 아이의 마음을 대신 표현해 주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런 내 모습에 위로를 받았는지 한 손은 내 어깨에 어깨동무를 하고 한 손은 슬퍼하는 표정을 펴 주며 "괜찮아! 괜차나져쎠" 하며 어려운 발음을 자기식대로 표현하며 오히려 나를 토닥이며 웃는다.

그 모습들을 마치 드라마 보듯 바라보는 다른 친구들은

자신도 어제 아팠다며 모기 물린 자국을 보여준다.

그럼 또 똑같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로 시작한 질문들이 이어지고 답을 하고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교실은 깔깔 호호 웃음바다가 된다.


일상생활 안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말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마음과 사고력이 자라난다.

그 상황이 어떤 지를 스스로 감각적으로 파악하고,

느끼고, 공유하며 바라봄으로써 공동체 안에서의 서로가 되는 것이다.


어제는 FC서울과 FC바르셀로나 축구친선 경기대회를 관람하고 왔다. 두어 시간 먼저 도착하여 각 두 나라의 몸 푸는 과정을 바라보았다.

"오늘 경기는 바르셀로나가 이길 것 같아.

저 나라 선수들은 몸 푸는 것도 서로 함께 하나가 되어 각기 움직이는 자전거 바퀴처럼 즐겁게 몸을 푸네"

축구는 팀워크로 굴러가는 운동이다.

그런 팀워크를 이루기 위해서는 운동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 안에서 조화가 이루어진 생활들과 서로 공감하며 이해하고 이끌어주는 관계가 먼저 정립되었기에 그것이 표면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니 당연히 우승할 여유를 가질 수밖에..

우리나라 선수들은 최선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최선만 다 한다고 우승할 수 없는 축구라는 경기가 마치 우리네 삶 같았다. 넘어지면 잠시 멈춰 바라봐주는

"괜찮아?"의 마음이어 짐, 잘하면 잘했다고 애썼다고

말해줄 수 있는 작은 여유, 실수하면 또 '그럴 수 있지'하며 응원해 주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서로가 되어주는 것.


어린 아이들이 가장 먼저 보고, 듣고, 느끼고, 알아야 하는것은 나와 나를 둘러싼 상황에서 혼자가 아닌, 서로 함께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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