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시를 알려주는 그림을 보고 대칭을 그리라던 학습지
오후 1시. 일곱살 선생님께서 나에게 30분만 아이들과 작업을 해달라고 하시면서 그림 학습지를 건네주셨다.
살펴보니 대칭으로 그림을 그려보라는 미션이 주어진 미술학습지다. 영유아교육기관이나 그림그리기를 접하게 하고 싶은 가정에서 흔히 하는 그림 학습지.
'그냥 흰 스케치북을 주는것이 나은데'의 입장으로
이 교재를 조용히 낱낱히 분석해본적이 있었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커리큘럼보다는 다양한 재료탐색으로 형식화되는 그림그리기가 되는 작업으로 그쳐버리는 교재구성에 다소 실망을 안고있는 터이나, 내 삶의 영역 밖이라 분석과 비판으로 그친 작업이 내 손에 들어왔다. 그것도 갑자기...
대칭을 알려주는 것은 쉬웠다.
반쪽의 얼굴을 가리고 지금 가린 곳에 어떤것이 있을까?하는 쉬운 질문에 일곱살들은 꼬박꼬박 대답해주었다.
"그런데 만약에 팔이 있는 곳에 다리가 있다면?" 이라는
엉뚱한 질문에 아이들은 대칭을 이해하기 위한 재미있는 상상쯤으로 여기며 대칭을 이해했다.
겉에서 보는 우리 몸 대칭이지만, 보이지 않는 몸 속은 대칭이 아니라는 것과 주변에 많은 생명체들 중 대칭으로 날 수도 달릴 수도 있다는 것과 또, 균형을 이뤄야지만 움직일 수 있는 기계나 기구등등 대칭 인 것들까지 이야기가 마쳤다.
만약 대칭을 알려주고 이를 조형작품이나 평면작품을 7살아이들과 진행한다치면 반쪽을 그려지고 반쪽을 완성하여 대칭을 이루게 한다거나 반쪽 면에 물감을 뿌리고 반을 접은 데칼코마니아 작업을 한 후, 주변에 알고 있는 대칭을 이루는것들을 찾아 관찰 후 그림으로 표현하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대칭인데 제시된 학습지는 갸우뚱이였다.
그 작업지는 착시를 알려주는 활동으로 더 적합한 것이였다. 우여곡절 13명의 아이들은 대칭의 그림을 그려내었고 연필로 색을 칠하며 스스로 착시를 찾아
'이것 좀 보라'면서 신기함 가득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렵지만 잘 그려주었어"라는 인정어린 선생님의 언어에 자신들이 그린 연필화를 세심히 바라보던 아이들이였다.
활동지를 하는 교사들의 대부분은 미술이라는 작업을
매우 난해하게 받아들이고, 뭔가 잘 완성해야 하는 결과물로 생각한다. 허나 내 생각은 다소 다르다
과정안에서 찾는 그 기쁨과 희열이 어린아이들이 미술작업을 하는 이유다.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함도 아니고, 이렇게 저렇게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경험안에서 새로움을 바라보는 작업. 그것이면 충분하다. 중요한 '충분한 것'을 무시한 체 보여지는 결과에 꾸며지는 무실속이 미술이라는 아름다운 경험을 의무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여차여차 아이들은 대칭을 짧은시간 알게 되었지만 실은 대칭 속에 들어있는 과학과 수학적 요소가 미술작업과 만나고 , 그 안에서 펼쳐지는 비대칭의 신비로움과 우아함을 발견하는 것인데...
어제 '매디슨카운티의 다리'라는 영화 속에서
비대칭스러운 예술을 바라봄으로 느껴지는 것이 많았다. 대칭만이 아름답다는 이성적이 사고로는
비대칭이 주는 고유함을 느낄 수 없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를 아는 현자들이 "예술"이라는 알 수 없는 영역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감동을 찾고자 하나보다.
도서관 봉사자로 바톤터치를 하시는 분과 긴 대화 중에 성격얘기 하다가 어제 본 영화얘기가 나왔는데, 남편분께 "당신은 너~~무 이성적이야" 라는 말을 듣는 분께서는 내게 깜짝 놀라며 여러번 재차 여러가지를 물으셨다. 그 선생님께서는 너무나 이성적인 사랑을 이야기 하셨고, 난 잠시 내 마음의 길을 들여다 보았다.
아름답다는건....더욱이 사랑이 아름답다는건 대칭으로 연결된 마음이라 그런것 같단 생각이 든다.
사회적으로 대칭적인 삶 안에서 비대칭의 신비로움을 안 그 여자의 마음과 이를 따뜻하게 감싸준 사진작가의 마음이 죽어서는 이어졌기에 다행인 생각이 든다고 했더니 영화를 한 번 보고 싶으시다며 제목을 적어가셨다. 영상의 서정적인 부분이 맘에 들었다는 말이 와 닿으셨나보다.
살아서는 삶의 균형과 이어지는 여러 것들에 희생과 책임으로 나이테를 만들어 갔던 여주인공이 자꾸 생각나는 오후다.
(조화와 균형이라는 요소가 비대칭엔 없는것 같기도 하다. 이 둘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것이기에 어쩌면 더 소중하고 아끼고 싶은 것이 아닐까? 그래서 더 깊고 끝이 없는 숭고한 사랑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인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