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말들을 알아듣고 싶은 일곱살 마음.
아침의 발걸음이 가볍다.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은 언제나 즐거움이다.
오늘은 일곱살 담임선생님을 대신해서 풀타임으로
일하는 날인데 아픈 선생님께서는 한가득 해야 할것들을 설명하러 오셨고, 내가 하고 싶었던 질문타임은 다음으로 미뤄둘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의 일과가 이렇게 바쁘다니~ 바쁜 일과 안에서 재미를 찾으려면 활동이 재밌어야 겠다는 생각에
주신 활동 1,2,3 을 최대한의 주도성과 참여도를 끌어 올려야 겠단 생각으로 하루를 보냈고, '앗싸! 성공!'하며 내심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
"너무 재미있어요! 또 하고 싶어요!"
"저두요~"
점심식사를 하며 방금 했던 활동에 대한 소몰 토크의 반응은 나를 미소짓게 했다.
"자음을 몸으로 표현해요" 사실 이 활동은 일곱살 아이들에게는 식은 죽먹기 보다 쉽다.
ㄱ,ㄴ,ㄷ.ㄹ 얼마든지 몸으로 만들자하면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맘을 모우기 어려운, 혹은 친하지 않은, 아니면 자기마음만 가득한 친구들, 매사 소극적인 아이나 너무 나서기만 하거나, 시키는 대로 만하거나, 지시만 하는 장점 뒤에 숨은 단점들을 서로 만나 쉬운 자음을 함께 몸으로 만드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제비뽑기로 팀을 만들어 만들어지는 자음은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리고 그 걸 바라보는 관객자리에 앉는 아이들의 훈계는 또 가관이였다. 이러쿵 저러쿵 ㄱ~ㅎ까지 만드는 내내 나는 안 웃을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여기 그러니까 이렇게 하라구~" 라고 은서가 말하면 " 이렇게? 근데 나는 요러케가 더 좋은데?"
"그래? 그럼 너가 그렇게 하면 내가 이렇게 바꾸지 뭐",라고 자신을 바꿔 문제를 해결하는 팀이 있는가 하면
" 아니아니. 내말은 너가 이렇게 해야해 그러면 내가 요러케 할 수 있거든?" 을 아무리 말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만 꼼작 않고 있고, 말도 안하는 친구땜에 답답해 손으로 가슴을 친구도 있고," 우리 이렇게 하자"
하고 설명하는 한친구의 리더쉽으로 단숨에 만들고 서로 바라보고 웃는 팀도 있고~ 부끄러워서 무대 밖을 나오지 못하는 한 친구를 설득해서 나오느랴 애쓴 친구도 있고, 모두 다 같이 힘을 쓸 때와 뺄 때가 언제 인지를 모른 채 투닥투닥 맞춰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는지 재미로 느껴졌던 모양이다.
이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자음들의 모습의 특징을 잘 살펴서 만들어야 해요! 라고 말하는데 어제 무게에 대한 답을 잘 해준 친구가
"선생님? 특징이 뭐에요?"
갑자기 나두 당황했다. '이를 어찌 설명하지?'
"자 봐바!특징이란 뭐냐면 고양이를 설명해볼까?"
" 야옹 소리내요, 등이 이렇게 휘기도 해요. 장난치면 좋아해요. 꼬리가 가늘고 길어요"
"그럼 강아지는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멍멍 소리를 내요. 만나면 꼬리를 흔들어요. 목에 줄을 달고 산책해요."
"강아지와 고양이가 서로 다르지? 서로 특징이 다른거야. 소리, 냄새, 눈으로 볼때, 혹은 느껴지는 감정까지 각각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질이 있는게 그걸 특징이라고 해"
"그럼 ㅁ의 특징과 ㄱ의 특징은 모양이 서로 다르고 내는 소리도 다르지?"
"아~그걸 특징 이라고 하는구나!이제 뭔지 알았어요!"
"아마 내가 저 멀리서 널 부를 때랑 엄마가 부를때
넌 바로 알아차릴걸?"
"당연하죠! 특징이 다르잖아요. 목소리 특징"
목소리에 자신감이 느껴져서 덩달아 흐문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일과가 끝나고 잠시 자유로운 시간에 컵라면 상자를 가져가서 부모님이 오실 동안 관심이 한창인 거북선을 만들도록 했는데 특징을 몰랐던 그 친구는
"얘들아! 봐바 거북선 얼굴의 특징은~~"하며 친구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삶에서 매사, 매 순간, 어디서든, 무엇을 하던
그 고유한 특징만 잘 파악하면..하루의 깊이가 달라질 것이다. 오늘 일곱살 친구는 그 실 끝에 매듭을 지었다.이제 단단히 묶인 매듭을 믿고, 열심히 꿰매기만 하면 된다. 그런 매듭지어진 어휘가 많을 수록 형형색색 다채로운 말솜씨, 생각솜씨, 마음솜씨로 멋진 삶의 작품이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