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질문에 소신있게 대답한 친구는 오직 한명.
잠시 7세 아이들의 반에서 우리나라 화폐와 각각에 그려진 그림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천원, 오천원, 만원, 그리고 오만원 앞과 뒤 모두를 알고 이해기란 쉽지 않았지만 알고 있는 위인들이 여럿 있어서 자신감있게 퀴즈도 맞추고 그림도 그렸다.
그런데 갑자기 한 꼬마가 손을 번쩍 들더니
"선생님! 근데 엽전처럼 동전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복잡하게 여러가지 돈을 만든거에요?카드는 다 되잖아요!그리고 우리엄만 돈을 지갑에 안가지고 다녀서 보고 싶어도 못봐요."
순간, 감탄한 나머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멈춰버린 나의 반응에 재밌어했다.
사실 뭐든 질문을 자신있게 하는 아이자체가 반갑기 때문에 내용보다 그런 제스춰는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서 물어보라는 무언의 신호인것이다.
"너~~~무 좋은 질문이야. 먼저 첫번째 질문
동전만 있어도 충분한데, 지폐는 왜 생긴걸까?"
이 질문에 대한 의도가 뭔지 이해를 못하던 친구도 있었다. 그런 친구들은 대부분 이야기 할때 주의깊게 듣지 않는 태도를 보이곤 한다. 그리고 질문을 이해는 했지만 자신이 생각할 거리는 아닌 아이들도 있다. 질문에 답은 당연히 교사인 내가 할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다시 질문한 나를 의아하게 쳐다볼 뿐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친구들이 13명 중 반이 넘는다는걸 알았을땐..한 숨이 절로 나왔다.
나는 이 반의 담임이 아닌 관계로 담임선생님과 다른 결을 가진 나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일 수 있겠지만
단답식의 답만을 쫒아온 흔적으로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질문의 답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지 못하는 좌충우돌 표정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건후라는 아이가 손을 번쩍들었다.
" 동전은 많으면 무거워요. 그런데 지폐는 가볍잖아요." 생각하면 할 수로 많은 답을 찾아볼 수 있으나 더 이상의 답은 나오지 않았다.
더하기 빼기 처럼 답이 하나라고 이미 문제집을 통한 훈련으로 더 생각하기를 멈춘것이다.
천원짜리는 그럼 백원짜리 몇개가 모이면 되는것이지?라는 답이 있는 문제를 내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고
답이 없는 문제를 생각해 보게 하는 선생님은 짜증을 만드는 선생님인 것 처럼 표정 자체가 확연히 달랐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카드에 대한 얘긴 꺼내지도 못한채 무게로 인해 지폐가 생긴 답 하나로 마무리를 지었다.
담임선생님의 커리는 <한국을 빛낸 사람들>로 지폐에도 등장한다. 정도 였다. 그리고 아이들은 훌륭히
지폐안의 그림들과 위인을 알게되긴 했지만
카드는 어떤 원리로 세상을 움직이게 되고, 보이는 현물과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얽히고 섥힌 세상을 맛보고 그 안에 새로운 생각을 처음으로 꺼낸 사람과 그 원리를 찾은 훌륭한 사람들은 또, 누구였는지 그리고 그런 발전이 과연 예전보다 어떻게 좋아졌는지, 또는 나빠졌는지 등등 그것을 놀이로 풀어가는 수업이 더 재밌겠다 싶은 아쉬운 하루였다.
내일 7세 담임선생님이 병가를 내셔서 내가 하루 종일 같이 있게 될 터인데 30분정도 "뭐든 물어봐!"
시간을 만들어 아이들의 질문들과 생각들을 꺼내 보고 싶다.
"아무거나 뭐든 물어봐~"
그리고는
"너는 어떻게 생각해?" 를 질문자가 제비 뽑기로 뽑은 친구가 대답해보는 놀이를 해봐야겠다.
생각만 해도 재밌겠다. 한데 하나의 답을 생각하고 말하기까지 오래 생각하는 것이 문제인데 그 부분은 아이들과 상의를 해봐야겠다.
예전에 담임을 할 때 질문을 하고, 답을 찾고, 말하고 또 찾고 말하며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하루 이상 줬었다.
그럼 부모님들은 눈을 반짝이며 내게 와서는
"선생님, 아이 입에서 자꾸 철학적인 질문과 답들이 나와요."
난 질문과 답 속에서 그 원리를 찾고, 우주만물과 소통하도록 계속 길을 터주었다. 그것이 아마 '철학적인
'과 딱 맞아 떨어졌나 보다. 질문도 답도 아이 스스로 찾아다녔고, 난 그저 잘 듣고 서로 연결시켜 새로움으로 한발짝 내딪게 했을 뿐인데...
한국을 빛낸 위인들도 중요하다. 교육에서 중요한건 위인들의 이야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 자신이 얼마나 빛나는 존재인지 알고 느끼며, 수업을 이끌어 나가는 중심에 서서 또박또박 질문을 만들어 보는 연습이 더 중요한것 같다.
가장 필요한 것은 세상 속에 답이 여러개이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즐거움을 아는 아이만이
세상 속에서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을거란 확신과 함께..
그것이 배움의 목적이고, 빛나는것이 뭔지 알아가는 것을 도와주는것이 교육의 목표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