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 싫은 아이를 위한 마음
"선생님! 저요! 정말 ... 하기 싫어요! 영어랑 국어공부는 너무 어려워요! 수학은 그냥 읽고, 숫자 쓰고 그러면 되는 것이지만.. 국어랑 영어는 말을 해야 하는 거잖아요?"
요 며칠 계속 싫어요! 어려워요! 하기 싫어요!를 입에 달고, 무거운 한걸음 한걸음을 내 딛는 꼬마 아이와 진지한 대화를 이어갔다.
그 꼬마의 입에서 나오는 보석같은 이야기들은 하나하나 주머니에 담고 싶은 마음이다.
어제 들려 주었던, 신비롭고 재미있는 게임의 주인공이야기. 그 속에 드러나는 이름 하나하나 말해주며 반짝이는 눈빛은 무엇을 좋아하고, 뭘 잘 하는지, 그리고 어떤 것을 할때 재미가 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던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싫어하고, 어떤 것이 재미없고가 뚜렷한 아이에게 영어와 국어의 공부는 좋음의 반대편에서 무겁게 자리 잡고 있는 아침식사 같은 것이었다.
먹기 싫은 아침식사를 건강을 위해 먹으라고 하는 엄마의 잔소리처럼, 꾸역꾸역 한 숟가락 씩 입에 넣어 보지만, 썩 내키지 않는 그 호두같은 텁텁함이랄까?
달콤한 푸딩과 젤리, 아이스크림과 초코렛이 아침식사라고 주면 좋으련만 당근과 버섯, 불고기와 김치스런 영어와 국어는 도데체 그 맛을 느낄 수가 없는데 자꾸 먹으라하니... 그 또한 얼마나 힘이 들까?
"공부가 먹기 싫은 아침같구나? 그럼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
"알아요! 제가 안 하면 뒤 떨어진다는 것을요. 태권도에서 줄넘기를 열심히 연습한 친구는 천개 만개를 바라 볼 수 있지만, 하기 싫다고 안 하면 열개도 못할 수도 있는거요!"
"음..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줄넘기 처럼 공부도 안하면 그렇게 될까?"
"그럼요! 선생님이면서 그것도 몰라요?"
"그런데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것 만큼 어렵고 힘든 일도 없는데.. 공부는 정말 재미있는 것이고, 재미있는 공부를 하는 나이이고, 공부가 재미없다고 느끼는 그 마음을 알아주고, 달래줘야 할 거 같아! 하지만 공부는 정말 어려운 일임은 틀림없는 사실이야!"
공부가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니 반갑다며, "그럼 저는 왜 국어랑 영어가 힘들까요?" 하고 물어오는 꼬마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벅차고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
꼬마가 좋아하는 유투브촬영 그 자체를 혼자 큰 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나서 혼자 울상이 되어 나왔다.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 나는 말을 했는데...그래서 너무 슬퍼. 말은 혼자 하는게 아닌가봐!"
"하하하하하 선생님! 뭐~한는거에요?"
"내가 지금 한 건, 언어이고, 언어는 혼자 살면 구지 배울 필요도 없으며, 하지 않아도 되는데, 내가 말을 하고 글을 썼는데 글세 주변에 아무도 없고,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도, 내 글을 읽어 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힘들어서...눈물이 나네!"
가슴에 밀려오는 파도같이 아이는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바라보았다. 계속 나와의 눈빛을 마주하는 모습이 아련했지만 기특했다.
왜 국어와 영어는 공부하기가 쉽지 않은지,
서로 상호작용안에서 이뤄져야하는 공부 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그래서 어려운거야! 너가 그렇게 생각하는게 맞아!를 행동으로 보여주니 그 꼬마는
내 눈빛과 마음 빛을 따라온다. 그리고는 또 묻는다. 그럼 그건 이해 했으니, 또 하나를 물어봐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 할 단서를 찾는듯 했다.
그래서 우린 국어와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데, 왜 하필 영어냐는 질문을 또 한다.
'왜..하필 영어일까?
왜 하필 우리나라는 정말 새의 발톱만큼 작은 것일까?
지금은 영어보다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까?
이미 영어가 자기 나라말인 사람들은 왜 프랑스어나 다른 나라 말을 공부할까?'하고 질문으로 돌려주었다.
영어를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이유가 빼도 박도 못하는 그 무언가를 충분히 깨달은 친구는
"오케이 알았어요! 하지만 나는 말하고, 쓰는 건 정말 어렵고 힘들어요! 공부는 해 보겠지만, 쓰는 것은 정말 싫어요!"
나는 뇌가 그려진, 그리고 뇌를 연구한 사람들의 자료들을 펼쳐보여주었다.
구지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공감 따윈 위로가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은 피한다고 피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기 때문이였다.
"여기 뇌 사진을 잘 봐바! 만약에 너가 쓰고 읽고를 하지 않으면 하루를 기억하지만, 쓰고, 읽고, 말하고가 되면 너는 일주일은 기억 할거야! 뇌!사진이 그렇게 말해주네!"
자신의 뇌의 호기심을 느낀 꼬마아이는
뇌의 주름에 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했다.
그리고 뉴런과 스탭스까지 이야기 했을때
자신이 쓰고, 읽고, 그리고 , 보고가 뇌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가슴 깊이 세겨 넣었다.
공부! 세상에서 제일 힘든일이다. 하지만 하면 할 수록 결과가 달라짐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이제 9살의 문턱에서 시작하는 공부 앞에서 자신을 믿고, 과정이 주는 즐거움과 결과가 주는 신뢰를 가슴 깊이 평생 세기고 갔으면 좋겠다.
예전에 써놓은 서랍에 있는 글을 꺼내본다.
지금은 13살이 되었는데 여전히 공부는 싫어하지만, 발레를 잘하는 아이는 9살때 나와 이런 대화를 했었지.
마음알아주기가 더 중요한것임을 무시했던 그 아이의 엄마는 여전히 힘들어하며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것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