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기록

오늘에 제목 달기

'컨티뉴어스' 전시회

by 부키

며칠 전, 윤소정 작가님의 '컨티뉴어스' 전시회에 다녀왔어요. 책 출간을 기념하기도 하고, 그동안 함께 한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자리라고도 합니다. 저는 최근에 알게 된 작가님이에요. 13년 동안 일기를 쓰셨다 해요. 그렇게 일기를 쓰고, 글을 써서 매월 말에 생각을 정리한 글을 써서 뉴스레터를 발행했다 합니다. 처음에는 소소한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점점 성장에 대한 욕구와 이를 타인과 나누고자 하는 의도가 맞물려 더 노력하며 좋은 글을 쓰게 된 것 같았어요.


그렇게 발행한 글을 모으고 조금 더 덧붙여 이번에 책을 출간하셨다 합니다. 저도 아직 그 책을 읽어 보진 못했지만, 그간 알아오던 출간기념회와는 다른 결의 전시회라 다녀왔어요. '뷰클런즈'라는 공간이 작가가 운영하는 어른들의 쉼터 같은 카페예요. 그곳에서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KakaoTalk_20230526_200204912.jpg '뷰클런즈' 컨티뉴어스 전시회


44권의 책으로 전시되어 있었어요. 매 권마다 예사롭지 않은 제목이 있었습니다.


작가는 매일 일기를 쓸 때, 제목을 달았다 합니다. 오늘을 명명하는 거겠죠. 그렇게 매일을 모으는 것은 나뭇잎을 한 장씩 매다는 것과 같을 거라 생각해요.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나뭇잎이 뭉쳐진 가지의 이름을 정하는 과정이 있었다 전해 들었습니다. 비로소 나무가 완성되었다 느껴져요. 파편같이 흩어진 하루하루를 또 하나의 제목으로 엮어 내면 그 사람의 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13년을 지낸 사람은 꽤 훌륭한 어른이 되어있을 거고요.


어릴 때, 그림일기에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단순하게 그날 먹은 가장 맛있는 음식, 특별식이었을 수도 있고요. 아님, 다른 날과 달랐던 이벤트가 제목으로 되었을 거예요.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은 제목을 정하기가 참으로 난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기어이 하나 붙여갔어요. 비로소 오늘이 완성되기 때문이죠. 지금도 매일의 달력에 키워드 하나씩 적어보려 해요. 오늘에 제목을 붙이는 것은 사소한 기록이지만, 하루를 완성시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떠 오르는 것이 없는 날이 있어요. 매일 지켜지지도 않고요. 그런 날은 점 하나 찍고 넘어갑니다. 별일 없었던 하루였나 여기면서요. 세세하게 하루를 관찰하지 못한 것이라는 반성을 했습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없을 거니까요. 내일도 오늘과는 다를 것을 잘 압니다. 잠들기 전 아주 짧은 일기를 쓰고 있어요. 겨우 4-5줄 정도의 글입니다. 글을 쓴 후에 오늘의 제목을 정합니다.


모닝일기를 쓰고 있어요. 오늘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 배워야 하는 것, 행복한 일, 감사할 일 등의 질문에 답을 쓰는 일기예요. 제목달기를 아침에 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완성하는 의미의 제목도 있지만, 시작하는 단계에서 제목을 정하고 하루를 살아 보겠다는 의지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오늘에 제목을 붙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제목을 모아 나의 한 달을 돌아보고,

나의 일 년을 만드는 것일 거예요.

비로소 나의 서사가 완성됩니다.


늘에 제목을 붙이는 것은

오늘에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삶에 의미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나의 나무를 무성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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