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기록

뭐가 되지 않고도 열심히 살아갈 수 있다

인생은 태도의 문제

by 부키

"너는 뭐가 되고 싶니?"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질문하는 여러 가지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어요. 뭐가 되고 싶은지 묻는 것. 진심으로 궁금해서 묻고 싶기도 할 거고요. 혹시 모르면 '내가 좀 알려줄게, 추천해 줄게'의 의미도 있어요.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뭐가 되고 싶은지 정하라는 것은 상식 밖으로 한참 나간 것이라 하지요. 그럼에도 그렇게 물어보면서 '한번 생각해 봐', '질문을 가져봐'라는 동기 촉발의 이유도 있다 말합니다.


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목적을 두고, 목표를 설정해서 살아야 함을 의미해요. "10년 뒤에 OOO가 되고 싶어? 그러면 역으로 추정해보자. 10년 뒤에 이루려면, 언제까지 뭐가 되어야 하고,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렇게 타임 라인이 나오면 더 구체적으로 일 년을 계획하고, 그에 따라 한 달을 계획하고, 하루를 계획하라고...!! 많은 자기 계발서나 동기부여 강사들로 부터 배우고 있어요.


그러다가 일주일 뒤에 '여기가 아닌가 벼?' 이럴 수 있잖아요. (우리 모두 너무 잘 알듯이!) 그렇다고 크게 잘 못 한건 아님에도 '나는 작심삼일이다', '나는 역시 의지가 약하다' 등 온갖 자책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혹은, '잘 못 생각했다.' '다른 목표를 세우자!'라며 목표 세우기를 투쟁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도 있어요. 또는, '그냥 하루하루 잘 살면 되지 목표는 무슨... 나는 그런 거랑 안 맞아. 인생은 즐기는 거지!' 매우 합리적일 수도 있고요. 자기기만일 수도 있는 어떤 상태에 있기도 합니다.


"너는 뭐가 되려 그러냐!"

무기력하게 지내는 아이들이 많아요. 의욕은커녕 뭐가 되고 싶은지 생각조차 안 해본 아이들이에요. "라테는 말이야! 학교에 갈 형편이 없어서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었어. 지금 너희는 행복한 줄 알아!" 언제 적 이야기냐고요... "너는 왜 그렇게 생각이 없니..." 한심하듯 아이를 쳐다보는 어른들의 한 마디. 귀에 익숙하지 않나요?


며칠 전에 <휴남동 서점>을 읽었어요. 글 속의 '민철'이가 생각납니다. 누구도 '민철'에게 "너는 뭐가 되려 그러냐!"라고 타박하지 않아요. '민철'에게 시간을 주고 생각하게 합니다. 생각할 만한 나이이기도 하고요. 그러한 환경이기도 했어요. '뭐가 되려고 했지만 되지 못한 어른들'이 그곳에 있었거든요.


'나는 뭐가 되어있나?'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 되어 있나요? 아님, 지금도 뭐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나요? 돌이켜 보면 '뭐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살긴 했던 것 같아요. '유능한 사회인'이 되려 했지요. '좋은 부모' 되려고 노력합니다. '좋은 딸'이었음 했어요. '좋은 친구'도 빠지지 않아요. 그래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나는 OOO가 되었다!"라고... 사회인은 되었습니다. 유능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부모도 되었습니다. 지금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딸은 제 선택은 아니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잘해보려 했어요. 친구도 되었어요. 좋은 친구인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후회가 되나요?'

나의 목표대로 되어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예요. 그러기에 지금도 '목표 지향적인 삶'을 배우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는 거겠죠. '나처럼 하면 여러분도 OOO가 될 수 있어요!'라는 카피에 모두 끌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봐요... 그렇다고 우리가 열심히 살지 않은 것은 아니잖아요?


사회인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열심히 살았어요.

부모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열심히 살았을 거예요.

좋은 딸,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나름 열심히 노력했겠지요.


결국, 뭐가 되지 않았지만, 열심히 살아 낸 시간들이 '나'를 규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어떻게 대하는지 '태도의 문제'라는 말을 많이 보게 되었어요. 당장 오늘, 지금, 이 찰나의 순간을 열심히 잘 사는 것이 '뭐가 되기 위해' 미래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훨씬 가치가 있을 거예요. 혹시, 그 중요한 의미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어설픈 허세로 나를 '뭐가 되기 위해'서 밀어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럼, 열심히만 살면 되나요?

또 다른 생각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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