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기록

내면소통 동행독서

아주 천천히 함께 읽기

by 부키

얼마 전까지 여기저기에서 많이 보이던 책이 김주환 교수님의 <내면소통>이다. 그에 맞추어 책을 소개하는, 정확히 말하면 작가의 인터뷰나 미니 강연 등으로 책을 알리는 영상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내용으로만 보자면 남녀노소 누구나 읽으면 너무 좋은 책이다.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근력 훈련이라고 하니.


김주환 교수의 전작 <회복탄력성>이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와 비슷한 맥락이라 생각한다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과감히 책을 주문했다. 마음근력이 무엇인지도 궁금했고, 단순 경험이 아닌 심리학, 뇌과학 등의 이론적 근거를 명확히 했다 하고, 가장 눈이 갔던 것은 엄청 많은 유.명.한. 학자들이 추천사를 썼기 때문이다.


추천사를 믿으면 되나? 정도는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빈 말을 할 분들은 아니라 생각도 했고, 어쨌든 마음근력 훈련이니까... 나 아니어도 우리 집에 읽어야 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생각도 했기 때문이다.


이래 저래 길지 않은,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삶을 지속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마음이 강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소위 멘털이 강한 사람, 아이들도 그렇게 키웠어야 한다고 뒤늦게 생각한다. 물론 아직 성인이 아니거나, 이제 막 성인이 된 아이들이다. 이제부터 제대로 마음공부 하면 될 거라 생각한다. '집에 갖고 있으면 읽겠지' 하고 또 하나의 이유를 생각했다.


막상 실물로 접한 책의 위용은 상상한 것보다 더 압도적이다. 본문이 700여 페이지가 되는 것을 알았다 해도, 페이지 당 글자수가 본문이 여유로운 다른 책들의 얼추 두 배는 되는 듯하다. 그렇게 보면 1000페이지가 훨씬 넘는 분량이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벽돌책 중에서도 '갑'이다. 우째 읽을까나...


그런저런 고민으로 읽기를 미루는 중에 나와 비슷한 분들이 여럿 계심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결정하였다. 운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북클럽 '디깅클럽'의 번외 프로젝트로 읽어보자고. 벽돌책을 읽는 여러 방식이 있겠지만, 우리는 천천히 읽기로 하였다. 1주에 1 챕터 읽기. 그래서 11주에 걸쳐 읽기.


매주 월요일 저녁 9시에
Zoom에 모여
정해진 챕터를 읽는다
첫인사도 없고 끝인사도 없다
Zoon 채팅창에 간단한 안부와 인사를 남기는 것으로 대신한다
읽고 난 소감 또는 요약을 카페에 댓글로 남긴다


이렇게 부담이 큰 책을 매우 부담이 적은 방법으로 읽기 위해 모집을 하였고, 몇 분이 모여 함께 읽은 지 3주가 지나고 있다. 모임의 이름은 '내면소통 동행독서'.


"내면소통 동행독서"
혼자 읽으면 완독이 어려워도 함께 읽으면 읽어낼 수 있다!

혼자 읽으면 완독이 어려워도 함께 읽으면 읽어낼 수 있다!라는 슬로건으로 만들어진 모임이다. 함께 읽고자 하는 의미로 #동행독서를 쓰고 있다. 아이를 재우고 오시는 분, 퇴근 시간을 겨우 맞추는 분, 어떻게든 나만의 시간을 사수하고자 애쓰는 분들이다. 조용히 zoom에 모여 다른 이가 공부하듯 책을 읽는 모습을 벗 삼아 한 챕터씩 읽고 있다.


노트에 필기를 하면서 읽으시는 분, 오롯이 책에만 집중해서 밑줄 긋고 메모하시는 분 등 읽는 형식도 다양하고, 읽는 속도도 다르다. 하지만 만족해하는 뿌듯함은 모두 한결같음을 느낄 수 있다.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을 함께하면 할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많다. 그중 독서도 마찬가지다. 혼자 읽어도 충분한 책이라 해도 함께 나누면 또 다른 시각을 얻을 수 있다. 혼자 읽기 버거운 책도 함께 읽으면 읽을 수 있다. 그것도 잘!


이번 동행독서를 기획하면서, 누군가 이끔이로 나서야 하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해 보았다. 발제를 하고 의견을 모으고 정리하는 역할이 있는 독서모임도 좋지만, 이렇게 읽는 것에 몰입하고 의견을 각자의 몫으로 자유롭게 글로 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의 심혜경 작가는 이런 식의 독서 모임에 10여 개 이상 참여하신다 들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이렇게 읽어야 하는 벽돌책이 10여 권 이상이다. 시작을 해 보았으니 좀 더 풍성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기획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읽는 많은 방법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읽는다는 것이다.

읽어낸다는 것이다ㅏㅏㅏ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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