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기록

좋아요! 에도 단계가 있다

호들갑의 개인 차이

by 부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추천받는 일은 매우 흔하다. 적극적으로 추천을 해 주는 사람도 있고, 마지못해 추천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 추천에 당황스러운 적도 여러 번 있다. 추천해 주는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한 이유이다. 혹은, 나와 다른 그의 호들갑의 정도를 파악하지 못한 이유이다. 호들갑에도 개인 차이가 있다.


"맛있네?"라고 말하는 것과 "너무 맛있네!!"라고 말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너무'라는 부사가 꾸며주고 있으니, 다른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어떤 이에게는 '너무 맛있다'가 '맛있다'와 같은 의미이다. '너무 맛있는 정도는 아닌데? 왜 이걸 그렇게 이야기했을까?'


"먹어보니 너무 맛있지?"

"맛있긴 한데, 너무 까지는 아니던데..."

"그래? 그 정도면 괜찮지 않아? 나는 맛있던데?"


괜찮은 맛과 너무 맛있는 맛을 구별해야 하는 나에게는 혼동스러운 대화다. '너무 맛있다고 했잖아...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이런 생각은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조금 내리는 역할을 한다. '무작정 믿으면 안 되겠네...'


"그거 써봤어요? 진짜, 너무 좋아. 난 이제 평생 이것만 쓸 거야." 이 정도로 말하면 나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나 물건 보는 안목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이런 평가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그 정도야? 그럼 나도 써볼까?" 그렇게 구매한 것들이 조금... 꽤 있다. 써보니 너무 좋다고 하니까. 이것으로 정착한다고 하니까. 나도 한 번 써봐야 지하는 생각과 괜찮은 물건 찾기 어려운데 이렇게 추천받으니 편하다는 마음이 함께이다..


"괜찮기는 하더라." 너무 좋다는 사람 앞에 '나는 그 정도는 아니던데?'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좀 더 알아보고, 따져보지 않은 나를 원망하는 것이 속 편하다. '다음부터는 좋아요라는 말의 절반만 쳐줘야겠다'라는 기준을 만들면서.


다시 생각해 보면, 그들의 잘못은 아니다. 사람마다 '좋아요'를 표현하는 정도가 다름이다. 누구는 1단계 좋아요가 싫지 않음에서 시작하지만, 또 누군가는 1단계 좋아요는 너무 좋다고 표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그와 나의 '좋아요'의 레벨차이이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단계의 '좋아요'를 말하고 있으면서도,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아니면, 다른 단계의 '좋아요'를 같게 받아들이고 있던가.


특히나 SNS에 글을 쓰고 반응을 하면서 사람들의 표현이 과해지고 있다. "꺄~~~ 너무 좋아요!"라는 댓글을 남기는 순간의 그의 표정을 상상해 보라. 정말 그리 감동스러울까? 하지만, 그렇게 댓글을 쓰는 것이 그의 '좋아요 습관'인 것이다. 언제나 정성 가득, 감동 가득인 반응을 준다고 그의 진심도 그러리라는 것은 착각이다. 이 역시 그의 '댓글 반응 습관'인 것이다.


그러니, 그를 파악해야 한다. 이 사람은 어떤 레벨의 좋아요를 사용하고 있는지. 본인조차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내는 방법은 부딪쳐 경험하는 것뿐 아닐까. 상대방에게 실망할 필요도 없고, 그에 반응하며 결정한 나를 탓할 필요도 없다. 이것도 제로섬 게임이라, 어떤 이가 "괜찮긴 해요."라는 반응에서 "대박! 좋은데!!"라는 것을 얻어 낼 수도 있으니까.


좋아요 : 싫지 않음, 괜찮음, 좋음, 너무 좋음, 진짜 너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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