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표지판

멈춰 선 거리

by heelight

길을 확인하려
잠시 차를 세운다.


그 자리에
낡은 이정표 하나가 서 있다.


10m
페인트가 벗겨진 글씨로
아직 남아 있다.


엑셀을 조금 더 밟아도
도착지는 보이지 않는다.


급히 달아놓은 걸까,
그냥 남겨둔 걸까.


이정표는 거리를 재기보다
멈출 자리를 정해주는 표시처럼 보인다.


얼마나 남았는지는
이미 중요하지 않은 얼굴로,
어디로 가야 할지만
묵묵히 가리킨다.


백미러 속
저멀리서
낡은 표지판이
잠깐,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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