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노래가 시간을 겹칠 때

by heelight

식당 안에 발라드가 얇게 퍼진다.

내가 알던 옛 노래다.


밥을 먹다가

어느 순간 숟가락이 멈췄다.

발이 바닥을 조용히 두드리고 있었다.

노래를 따라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박자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잠깐 뒤,

종업원의 콧노래가 같은 멜로디를 건넌다.

공기가 아주 조금 흔들린다.


계산대 앞에서 마주한 얼굴에는

어쩐지 비슷한 시간을 건너온 표정이 있다.

음악을 함께 들은 게 아니라,

지나온 시간을 잠깐 겹쳐 들은 것만 같았다.


집에 돌아와 티비를 켰다.


스피커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또 흘러나왔다.

무대 위 가수는 오래된 노래를 부르고,

방청객들의 얼굴이 하나씩 클로즈업된다.

어떤 사람은 웃고,

어떤 사람은 가만히 눈을 감는다.


나도 그 노래 안으로 조용히 들어간다.

가사에 한 번,

멜로디에 또 한 번.


노래를 듣는 동안

마음은 지금이 아니라 다른 시간에 가 있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같은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어쩐지 같은 곳을 잠깐 다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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