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어느 날,
글로벌 탑 헤드헌터 한국지사에서 링크드인 메시지가 도착했다.
“혹시 시간이 되시면 잠깐 통화 가능하실까요?”
순간적으로 느꼈다.
기회가 왔다.
이런 회사에서 연락이 오는 건 영광이었다.
통화를 마친 뒤, 나는 이력서를 보냈다.
그 회사는 내가 이전에 다니던 곳과 규모가 비슷한 경쟁사였다.
한국 시장의 판매 부진을 회복하기 위해
한국 사무소 리더를 급하게 채용 중이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가슴이 뛰었다.
‘드디어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겠구나.’
1차로 헤드헌터 본부장과 한 시간 면담을 했다.
그 후 며칠 동안 거의 잠을 줄이며
조직, 판매, 마케팅, 네트워크 등 다각도로
회사의 회생 방안을 정리했다.
그걸 PPT로 만들어 헤드헌터에게 보냈다.
드디어 9월 둘째 주,
APAC 인사임원과의 1차 인터뷰 일정이 잡혔다.
나는 영어 연습은 물론,
리더십 관련 예상 질문을 매일 반복했다.
내 생애 최고의 면접 준비였다.
그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너무 강하게 자신을 어필하면
면접관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로부터 2주가 흘렀다.
추석 연휴 하루 전, 헤드헌터에게서 전화가 왔다.
“죄송하지만, 함께하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조직 관리에 대한 우려,
그리고 내가 이전에 몸담았던 회사가
규모가 작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
솔직히 말하면,
나는 2차 면접까지는 당연히 갈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모든 걸 중단했다.
추석 연휴 내내 웃는 얼굴을 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올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은 11월 초.
그 이후로 아직 면접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서류 단계에서 계속 탈락했다.
눈을 낮춰 지원하면 오히려 ‘오버스펙’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기회는 우연히 온다.
그때까지 참고, 또 참고,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