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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마실 Mar 31. 2017

집 꾸미기

집을 꾸미며 겨울나기 / 나의 봄을 기다린다! / 향수병 극복

한국은 정국은 시끄러울 지라도 지금은 아름다운 3월일 것이다. 그에 반해 스웨덴은 아직 겨울이다. 학교 건물 직원 분들께 여쭈어 보니 4월에도 눈이 올 수 있고 심지어 2년 전에는 5월에 눈이 왔다고 한다(..).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믿는다. 3월 20일, 21일 날도 눈이 왔고 3월 30일인 어제부터 31일인 오늘 아침까지 진눈깨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후 이렇게 기나긴 겨울을 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열심히 운동을 한다. 난 헬스장(GYM이라고 하죠)을 매우 싫어하므로 조깅 및 홈트레이닝에 목숨을 건다. 두 번째, 방콕을 한다. 방콕을 하려다 보니 방이 예뻐야 한다. 날씨도 춥고 해도 짧아서 밖에 나갈 수가 없는데 방마저 암울하면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11월 말부터 방을 꾸미기 시작했고, 날씨가 어느 정도 풀린 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조깅을 했다 (요즘은 거의 매일 한다. 이제 웬만하면 5km는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다!) 3월 달에 그 에너지가 폭발했다. 사실, 2월 달까지는 견딜만했다. 12월은 길거리의 조명으로 예뻤고 1월은 개인적인 일로 행복했고 (...) 2월은 봄이 올 거라는 생각 하나로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내가 바라고 바라던 3월에.. 한국은 곧 벚꽃도 필텐데!!!! 정말 힘이 쭉 빠졌다.

뚁땽해서 매우 울고 있음.. 벚꽃 내놔!!!!!!!!!!


내가 사랑하는 핑크색 봄을 볼 수 없다니.. (가장 좋아하는 색 = 핑크) 그리고 여기 와서 햇빛의 소중함을 알게 된 나이기에 (작년 11월에 2주 동안 해가 한 번도 안 나던 시기가 있었는데 정말... 후후후.... 굿잡) 노란색을 점점 좋아하게 된 나였다.


그래서!!!!! 집을 예쁘게, 그리고 핑크와 노랑과 블랙으로 꾸미기로 했다. 핑크와 노랑은 내가 좋아하는 색들이고 블랙은 검은색 가구로 집을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블랙을 추가했다.


집을 꾸미려면 어떤 물건을 살지 정하고 구매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는 정말 구하기 어려운 것, 그리고 그릇 등 식기류만 아니면 중고 물품을 구하고자 했기 때문에 아래에 나와있는 몇몇 사이트를 방문했다.


1. 페이스북 페이지.

내가 살고 있는 웁살라는 중고물품 거래가 굉장히 활성화되어있다. 아마 대학도시인만큼 잠깐 머물다 가는 교환학생 (6개월, 1년. 스웨덴 출신 학생들은 2-3년 동안 학교를 다니는 비 스웨덴인 학생들을 교환학생( utbysstudent)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건을 자주 사고팔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학생들이 물건을 사는 곳은 두 개의 페이스북 페이지.


- Flogsta Häleri

Flogsta는 웁살라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Housing 숙소 중 하나이며 주로 나 같은 국제학생들이 많이 애용한다(파티로 유명+22시의 함성. 다음 혹은 다다음 포스팅에 기숙사 및 하우징에 대해 따로 포스팅 예정). 하지만 학생들만 사는 것이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산다. 그런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파는 페이스북 페이지로 만일 기숙사가 Flogsta로 정해졌다면 아는 사람한테 초대해달라고 하자 (아님 저한테..ㅋㅋㅋ). 웁살라에 오신다면 오시기 전에 미리 물건을 사겠다고 하고 도착 후에 물건을 받는 방법도 있으니 중고 물건을 사실 분이라면 미리미리 살펴보시길!-나중에 보니 퍼블릭 그룹이었습니다..Feat.전 초대를 받았을 뿐-


- Uppsala Buy and Sell

말 그대로 웁살라 내 존재하는 인터넷 중고장터 같은 곳이다. 플록스타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웁살라에 사는 사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페이지이다. 설명은 윗 페이지와 비슷하다. 공개 그룹이어서 바로 가입하시면 된다. 아래 빨간색은 페이지에 가입해있는 친구들의 얼굴이 보여서 지운 것이다.

2. blocket

(blocket.se)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지역별로 선택을 할 수 있다. 나는 웁살라에 사므로 Uppsala를 선택했다. 장점은 다양한 물건이 올라온 다는 점. 단점은 이 모든 게 스웨덴어로 되어있고 같은 웁살라라고 하더라도 웁살라 시내가 아닌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물건을 파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 차가 없는 이상 매우 불편하다는 점..



3. 지역 내 중고 매장

우리 지역 같은 경우 이케아가 있다 (대형 이케아 매장이 있는 지역은 많지 않다). 이 이케아 근처에 중고 매장이 많이 있다. 그 외에도 웁살라 대학교 이코노미쿰 (Ekonomikum) 근처 5분 거리에 중고 매장 겸 카페가 있다. 때때로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물건을 배송해주는 경우도 있으니 시기를 잘 살피자. 배송비는 200kr(스웨덴 크로나)이다-거리마다 다를 수도 있다. 식사 및 휴식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 작은 테이블을 샀는데 차마 그 작은 테이블 때문에 그 돈을 쓰긴 아까워서 머리에 이고 왔다 (중간에 머리에 테이블을 이고 가는 나를 본 클라스메이트.. 제발 잊어줘...)

4. IKEA

여러분 이케아에서 배송도 해줍니다!!! 다만 어떤 물건을 얼마만큼 사던 관계없이 배송비는 399kr이다. 난 책장을 샀는데 여기에 여러 가지를 더 얹었다. 이왕 배송비에 돈을 쓸 거라면 뽕을 뽑자 (단호) / 다만 가벼운 물건을 산다면 (무게별로 다른 듯) 49kr 의 배송비만 받을 수 도 있다! (최근 예쁜 이불을 사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 이걸 보시는 스웨덴에 사시는 분들 중 베이비핑크 이불 천(150x200)을 살 수 있는 사이트를 알고 계시는 분은 연락 꼭 주세요..ㅠㅠㅠ


5. eBay 혹은 amazon

나는 아마존보다는 eBay를 자주 이용한다. 이유 중 하나는 eBay에는 다른 곳에서는 잘 안 파는 독특한 물건들을 싼 값에 넘기는 경우가 있다. 나는 반드시 베이비핑크 전자레인지를 사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eBay를 뒤져서 대략 700kr의 가격에 전자레인지를 샀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핑크야


나 같은 경우는 몇 가지 살 물품이 정해져 있었다.


1. 책상 (검은색):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려져 있었으나 사실 한국인 교환학생에게 샀음, 중고

2. 미니 테이블 (어두운 색 계열, 밥을 먹고 쉴 용도): 중고가게에서 삼, 중고

3. 전자레인지 (반드시 핑크색, 숙소에 공용 전자레인지가 있으나 성능이 좋지 않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려고 했기에 전자레인지를 구매하기로 했다. 전자레인지의 활용성을 잘 보여준 남자 친구님에게 고마움을..): eBay, 새 제품

4. 책장 (여러 물품, 요리와 관련된 물품을 놓을 수납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함. 블랙을 베이스로 할 것): IKEA, 새 제품

5. 그릇 등 물품 (웬만하면 무조건 핑크): IKEA, 새 제품


방을 꾸민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원래 이사를 가려고 집을 알아봤었는데 이사를 가지 않기로 결정한 것. 이왕 살기로 한 거 예쁘게 집을 꾸며보자 라는 생각으로 집을 꾸미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갑작스럽게 향수병 증세가 나타났다. 숙소의 인터넷 문제와 한국 집의 인터넷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의 핸드폰이 문제가 있는지 3주 가까이 영상통화는 물론이고,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나는 스웨덴에서 친하게 지내는 한국 분들은 계시지만 자주 왕래하는 편도 아니고, 학교에 있는 한국 사람들과는 거의 소통을 하지 않는다. 그 말은 즉슨, 내가 대화를 할 사람은 순전히 여기에서 사귄 비 한국인 뿐이라는 것이다 (+ SNS를 많이 하지 않음). 그래서 몇 주간 정말 힘들고 우울했다. 물론 지금은 나아지는 중이지만 울기도 많이 울고 무기력 해지기도 했다 (운동을 하는 등 노력했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우울함 때문에 점점 집순이가 되는데 집이 안 예쁘니까 더 우울했다. 그래서 집을 예쁘게! 그리고 내 맘에 들게 꾸미기로 한 것!


집을 꾸미면서 기분 전환도 하고 조립을 하면서 (...) 잡생각도 사라지니 굿굿!



Before

글을 올린 지 며칠이 지났지만 (3 April 2017) 예전 몇 개월간 유지하던 방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걸 찾았기에 추가로 올린다. 핑크 조명이랑 검정 의자는 300크로나 대로 IKEA에서 사 와서 직접 조립한 것이다. 러그도 역시 샀다. 둘 다 지금도 잘 쓰고 있다.




After

저 검은 선반, 노란 문 다 내가 조립했다.. 흑흑.. 그리고 저 갈색 상자가 머리에 이고 온 상. 검은색 책상은 이케아에서 지금도 1800크로나 넘는 (ㅎㅎㅎ) 책상(나는 500크로나에 샀다)
*원래 플록스타 기본 옵션은 절대 이렇지 않습니다.*


끝으로 스웨덴 대학, 특히 웁살라로 오시는 분들 중 질문이 있는 분들은 댓글로 질문을 하시면 성실히 답변드릴게요 :) 그리고 날씨, 특히 해 짧은 것 걱정하시는 분들이라면 걱정 마세요. 향수병은 제가 감수성 예민 보스라 온 겁니다. 스웨덴 아름다워요. 아직 눈이 오는 스웨덴 (어제 진눈깨비 온 것 보고 기겁..)이지만 이 상태라도 해가 뜨면 정말 아름답습니다!


Reference:

1.https://www.google.se/search?q=%EB%9A%81%EB%95%BD%ED%95%B4&espv=2&tbm=isch&imgil=yRmg8ZO2KLHT7M%253A%253BNLhjVseXAWqQEM%253Bhttps%25253A%25252F% 25252Ftwitter.com%25252Fhashtag%25252F%25252525EB%252525259A%2525252581%25252525EB%2525252595%25252525BD%25252525ED%2525252595%25252525B4&source=iu&pf=m&fir=yRmg8ZO2KLHT7M%253A%252CNLhjVseXAWqQEM%252C_& usg=__WOSgF8ZwrhN_krK3Acr4oLx0S9o%3D&biw=1239&bih=690&ved=0ahUKEwj0h5CkxIDTAhXJQZoKHYXqDx4QyjcIJw&ei=QC_eWPTnJsmD6QSF1b_wAQ#imgrc=yRmg8ZO2KLHT7M:

2. http://www.ebay.com/myb/Summary?MyEbay&gbh=1

3. http://www.ikea.com/webapp/wcs/stores/servlet/OrderItemDisplay?storeId=2&langId=-11&catalogId=11001&orderId=.&priceexclvat=&newLinks=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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