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보육 그 사이
내 인생에서 학원이라고는 초등학생 때 할머니가 끌고 가 얼떨결에 다니게 되었던 피아노 학원, 작곡가가 되겠노라고 허풍 떨던 고1 때의 실용음악학원. 그리고 미대 진학을 위해 다녔던 고3 미술학원이 전부였다. 누군가에겐 적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이마저도 많을 수 있겠지만 내가 느끼기에 나는 학원을 참 적게 다녔던 것 같다.
어느덧 성인이 되어 27살을 살고 있는 나는 의도치 않게 학원 생활을 두 차례 겪고 있다. 선생님으로서 말이다. 먼저는 영어학원이었고 지금은 미술학원이다. 내가 그려온 미래 계획에는 없던 내용이지만 내 상황은 자꾸만 나를 학원판으로 이끌었다. 저지할 수 있는 이끌림이었으나 부담스럽지 않았기에 내버려두었다. 나는 그 적었던 학원 생활을 작금에서야 더해가고 있다.
미술학원 선생님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보다 더 쉽지 않다. 모든 아이들이 차분히 앉아 내재되어있던 창의성을 스케치북 위에 마구 뿜어낼 것이라 생각했던 것은 정말 아이들에 대해 뭣도 모르는 어른의 생각이었다. 실상은 그림 그리기 싫어하는 아이들과 유치한 말싸움과 기싸움의 연속이다. 자유롭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두고 싶으면서도 미술 실력이 꾸준히 늘어갔으면 하는 양가감정이 늘 치열하게 싸운다. 그러나 역시 정답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혹은 가정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미술이라는 도구로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 정도의 수업을 진심으로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
나는 내가 원해서 학원을 다녔었지만 여전히 몇몇의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학원에 오곤 한다. 나는 이런 상황의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느낀다. 미술이 즐거운 활동이라는 것을 내 수업을 통해 느끼게 하고 학원에 오는 것이 즐거울 수 있도록 노력하는 미술 선생님이 되고 싶다.
숙제가 남았다. 이런 미술 선생님이 어떻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숙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