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 위해서
나는 사장님이 되고 싶었다.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서 일하는 부류였다. 내가 하는 일이 가치 있다고 여겨지지 않을뿐더러 내 삶에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면 대단한 피로감과 실패감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공통의 이유를 지닌 우리는 의기투합이 가능했다.
하지만 연결성은 필요했다. 서로가 잘하는 것을 이용하여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실현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지만 현실은 늘 이상에 뒤쳐져 있기에 어느 정도의 타협은 필요했다. 친구는 빵을 배웠고 나는 디자인을 배웠다. 이는 곧 친구가 알맹이를 만들고 나는 껍데기를 만들면 된다고 정립되는 듯했다. 널브러진 생각을 차마 정리하지 못한 때에 친한 언니의 추천으로 한 카페를 방문하였다. 커피와 디저트로 산도를 파는 가게였는데 그 자그마한 공간과 그 공간을 닮은 산도의 첫인상이 아주 훌륭했다. 느낌이 참 좋았다. 언니와 이런저런 수다를 떨고 집에 오는 길엔 널브러졌던 생각들이 하나씩 지워져 나갔고 ‘산도’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버렸다. 친구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반응이 좋았다. 그래. 친구가 제빵 기술로 산도와 같은 주연을 만들면 나는 브랜딩으로 조연 및 감초들을 잘 세워나가면 되겠구나. 틀이 정해지자 아이디어와 열정이 화산 폭발하듯 터지기 시작했다.
행복하기 위해서 내 친구는 가게를 열고 싶었고 나는 사장님이 되고 싶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행복을 지켜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