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그렇게 천천히 저물어 가는 것

나태주 시 <인생>

by 희온
IMG_3369.jpeg 나태주 시 <인생>


나태주 시인의 시 <인생>은 거창한 말 하나 없이,

삶의 본질을 너무나 조용하고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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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저물녁 빈 하늘을


둘이서 바라보는 것


나태주, <인생>




첫 구절부터 이미 마음이 놓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라는 말에

온기와 다정함이 묻어나니까요.



어디로 흘러가는 지도 모르는 구름을


말없이 바라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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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골목길을 서성이다가


이름도 모를 새소리에 잠시 귀 기울이는 것


나태주 <인생>



'무엇을 했다'는 이야기보다

'무엇을 함께 바라보았는가?'

'무엇에 마음이 머물렀는가?'

가 중요해 보입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장면들,

대수롭지 않게 놓칠 수 있는 소리들,

그런 것들에 눈과 귀를 내어주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작지만 깊은 시간을 보내는

인생의 방법이자, 마음가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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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 그림자 둘이서 데리고


빈방으로 천천히 돌아오는 것


나태주 <인생>



이 부분을 읽는데

노을을 배경으로 한 어느 노년 부부의 뒷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머릿속에 떠올라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어요.

말없이 걸으며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같은 구름을 바라보다

그림자 둘을 데리고

빈방으로 돌아가는 모습.

작고 조용하지만

그 무엇보다 평온하고 아름다운 그림이지요.

저도 이렇게 늙어가고 싶어요.

"같은 방향으로 함께 걸어주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며 저렇게 살아야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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