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 <인생>
나태주 시인의 시 <인생>은 거창한 말 하나 없이,
삶의 본질을 너무나 조용하고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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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저물녁 빈 하늘을
둘이서 바라보는 것
나태주, <인생>
첫 구절부터 이미 마음이 놓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라는 말에
온기와 다정함이 묻어나니까요.
어디로 흘러가는 지도 모르는 구름을
말없이 바라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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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골목길을 서성이다가
이름도 모를 새소리에 잠시 귀 기울이는 것
나태주 <인생>
'무엇을 했다'는 이야기보다
'무엇을 함께 바라보았는가?'
'무엇에 마음이 머물렀는가?'
가 중요해 보입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장면들,
대수롭지 않게 놓칠 수 있는 소리들,
그런 것들에 눈과 귀를 내어주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작지만 깊은 시간을 보내는
인생의 방법이자, 마음가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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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 그림자 둘이서 데리고
빈방으로 천천히 돌아오는 것
나태주 <인생>
이 부분을 읽는데
노을을 배경으로 한 어느 노년 부부의 뒷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머릿속에 떠올라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어요.
말없이 걸으며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같은 구름을 바라보다
그림자 둘을 데리고
빈방으로 돌아가는 모습.
작고 조용하지만
그 무엇보다 평온하고 아름다운 그림이지요.
저도 이렇게 늙어가고 싶어요.
"같은 방향으로 함께 걸어주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며 저렇게 살아야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