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의
질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양'이라고 믿습니다.
반복되는 일상과 별것 아닌 순간들이
층층이 쌓여 결국 추억이 되고,
그 누적된 기억이 저를 살아가게 하기 때문이지요.
'시간의 질'만을 강조하는 말은
때로 편리한 위안이나 변명이 되곤 합니다.
바쁘니까 혹은 멀리 있으니까,
가끔 만나도 밀도 있게 보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에게 사랑은 함께한 시간의 총합이거든요.
질 높은 순간은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 속에서 서서히
발효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넣어도
국은 어느 정도 양이 받쳐줘야 깊은 맛을 냅니다.
커다란 솥에 뭉근하게 끓여낸 국처럼,
사랑도 자주 마주 보고
같은 시간을 견디며 싸우고
다시 웃는 그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비로소 단단하게 영근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