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더 단단한 내일을 위해
최근 들어 부쩍 관심이 많아진 자기 계발과 운동.
20대 초반이었으면 운동의 운자도 꺼내지 않았을 텐데, 30을 바라보고 있는 요즘 내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너무 많이 깨닫고 있다.
거기에 무기력함+직장 스트레스+우울함까지 겹쳐 퇴근하고 나의 감정은 매일매일 바닥을 찍곤 했다.
다양한 취미생활을 해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했는데,
결국 그 모든 감정과 스트레스는 내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었다.
사람은 생각보다 매우 나약하다. 그래서 사람에게 의지하려고 하고, 상황을 탓하기도 한다. 때로는 자괴감에 빠져 급격한 우울감을 이겨내지 못하기도 한다.
그 모든 것들을 가장 차분하게 맞이할 수 있는 나의 방법은 바로 달리기였다.
사실 난 운동신경이 정말 꽝이다.
중고등학교 체육시간에도, 피나는 노력을 해야지만 겨우 A를 맞곤 했다.
그래서 다양한 운동을 해봤지만 항상 나에겐 좌절감이 함께 따라왔다. (유연성도 마이너스가 나올 정도...)
그런 내가 단 하나 잘하는 건 버티기.
난 내가 내 스스로 머리가 크게 좋다거나 능력치가 뛰어난 사람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무언가를 할 때, 벼락치기가 아닌 꾸준함으로 항상 살아왔고(물론 게으름도 많이 피웠지만...)
느리더라도 완주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런 나에게 달리기는 정말 최적의 운동이었다.
달리기의 장점을 정리해 보자면
1. 혼자 할 수 있는 운동
이건 물론 다른 운동도 많이 해당되겠지만 달리기처럼 손쉽게 혼자 시작하기 편한 게 없다. 큰 운동장비도, 이용권을 결제할 필요도 없다. 단지 운동화와 편한 옷 하나면 충분히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무언가를 실행하는데 가장 좋은 건 간단함이다.
생각했을 때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이 제일 실천력이 높다.
2. 쉽다
흔히 운동을 배운다- 고들 많이 하는데 달리기는 사실 배울 필요가 없다. 정확한 자세와 발 모양 속도 등을 바로잡을 수는 있겠지만 초기 진입에 있어 다른 운동들처럼 숙련도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3. 짧게 할 수 있다.
의지만 있다면 출근하기 전, 퇴근 후 30분 정도만 투자하면 매일 실천할 수 있다.
4.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다.
예전엔 내가 가진 스트레스를 없애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직 생각을 하기도 하고, 주어진 환경에 자주 스트레스 받는 내 모습을 탓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것임을, 그리고 피하지 않고 마주쳐서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술과 사람 만나기는 일시적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처럼 보이나, 나 혼자만의 시간으로 돌아올 때 다시 감정의 잔여물이 우르르 몰려오곤 했다. 하지만 달리기는 온전히 나 혼자 스트레스를 마주하게 되고, 잠시나마 생각을 잊거나, 혹은 감정을 좀 내려놓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5. 집중력이 높아진다.
나는 집중력이 참 낮은 사람이다. 오랜 시간 동안 같은 것을 하는 걸 어려워한다. 그래서 수험공부할 때 정말 힘들었다. 이때 잠시나마 공부에서 탈출하기 위해 달리기를 했었는데 이게 웬일, 달리기는 오히려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보통 나의 루틴은 오전 공부 - 점심 먹기 - 1-2시간 공부 - 달리기 30분 - 씻기 - 오후 공부 - 저녁 - 저녁 공부 순이였다. 집중도가 떨어질 때쯤, 운동을 하고 씻고 오면 한결 개운한 마음으로 오후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때 한 공부는 다른 어느 시간보다 높은 효율로 공부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의욕이 떨어지고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면 달리기를 추천한다. 다른 어떤 방법보다 집중력을 높이는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멘탈이 참 약하다. 흔히 말하는 개복치(?)멘탈이다ㅎㅎ
학창 시절엔 묵묵히 버티기만 하면 언젠가 다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좋은 대학에 가면, 멋지게 취업을 하면, 돈을 많이 벌면 나아지겠지- 하고 막연하게 버텨왔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어느 정도 이룬 어느 20대 중반에, 인생이 허무하고 무의미했다. 목적을 잃어버린 듯 삶에 대한 의욕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엇을 해야 내 삶의 의욕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알지 못했다. 그때, 수험생활 도중 달렸던 내 모습이 생각났다.
이번엔 헬스장에 가지 않고 집 근처 공원에서 달려보았다.
나는 새로운 달리기의 세상에 눈을 떴다. 지나가는 풍경도 바람도 그리고 달리는 내 모습도 모두 모두 좋았다. 스트레스를 완전히 이겼다고는 못하겠지만, 달리기는 나에게 내일을 버틸 힘을 주었다.
근무지 이동을 하고, 한동안 야근 지옥에 빠져 달리기를 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글로 기록하고 싶었다.
특히 런데이는 혼자 달리기를 하는 나에게 정말 단비 같은 어플이었는데
작년에 도전하다가 중단한 30분 달리기를 다시 해보려고 한다.
1주 차부터 다시 시작 중!
여전히 난 나약하고 스트레스도 잘 받는 개복치지만
다시금 스스로 강해질 수 있는 방법들을
긍정적으로 하나씩 찾아나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
다시 한번 힘을 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