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우바우
보통 매일 보던 웹툰만 찾아보는 성격이라 주변인의 추천이 아닌 이상 새로운 걸 잘 보지 않았는데
우바우는 너무 공부하기 싫던 날. 도저히 어떤 것도 할 의욕이 나지 않아 보던 인강을 끄고 침대 위에서 우연히 누른 웹툰이었다.
우바우 웹툰은 이런 식이다. 짤막 짤막한 #1 #2로 이루어져 있는 것들이 모아져서 올라오는 형식. 그리고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는 형식.
가끔씩 길게 시리즈로 올라오는 것들도 몇 개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눌렀다가 바로 어제 업데이트된 것까지 다 보았다.
귀여운 동물들이 나와서 욕을 한다. 그런데 그 욕이 딱히 폭력적이거나 거북하게 들리지 않는다. 왜일까.
이렇게 귀엽게 욕을 하는데 어느 누가 우바우의 캐릭터들을 미워하겠는가.
이 웹툰을 보면서 너무도 자주 내 모습이 보여 끊지 않고 계속 보게 되었다.
우바우의 대표 츤데레 티컵이 욕을 하며 자신을 방어했다면 난 저 모든 생각들을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으며 내 자신을 방어해왔다.
내 이야기를 들은 이들은 위와 같이 내가 예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남이 하는 이야기가 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어찌되었든 본인만큼 그 아픔과 고통을 잘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종종 내 이야기를 와르르 털어놓고 나서 후회한 적도 참 많다.
타인에게 기대는 것 만큼 부서지기 쉬운 것도 없다. 그래서 항상 난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아야겠다"라고 다짐하곤 했는데, 결국 나란 인간은 멍청했다. 저런 이야기일지라도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우바우는 그런 내 마음속 외침들을 속시원히 읽어주는 웹툰이었다.
이야기가 너무 부정적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는데 그게 너무 처절한 현실이라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때로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애매한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나에게 올 수 없는 희망 따위 힘이 되어주지 않으니.
현실 풍자 만화를 볼 때면 마음이 불편한 게 보통인데 우바우는 어쩐지 편안한 마음으로 보게 된다.
정답을 몰라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모든 사람이 답을 알고는 있지만 문제는 그 답을 실천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 그렇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사람만이 사회에서 위너로 불리고 그렇지 못한 자들은 루저로 분류되는 사실이 참 거지 같지만 나 또한 오늘도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발버둥 치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제일 한심하다고 생각한 나의 모습이 너무 똑같이 나온 베스트 장면. 그렇게 SNS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 순간 다시 접속하고 있는 내 손꾸락이 참 밉다.
대학교에 처음 들어와서, 많은 사람들과 친해져서 다양하게 인맥을 형성하는 것이 무작정 좋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친구를 사귀고 또 연애를 하고. 학교 안에서 밖에서 수많은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졌다. 어떤 만남이든 마음을 많이 주면 줄수록 헤어질 때 그 슬픔은 비례하게 크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무작정 내 마음을 퍼줄 수 있었던 과거의 모습이 좀 더 인간적이고 순수하지 않았나 싶다. 나이가 들수록 상처받지 않고 내 생각을 감추는 법만 키워가고 있다.
이러나 저러나 결국 오늘도 출근한다.
기승전 출근......
내일부터 개강하는 모든 대학생들과 출근한 직장인들. 그리고 열심히 (굳이 열심히가 아니어도 된다) 삶을 살아내고 있는 당신들에게 이 웹툰을 추천하고 싶다.
참고로 우바우는 일요일에 연재되는 네이버 웹툰입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웹툰 우바우
링크 : http://m.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51675&week=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