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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뜯어졌다.
엄마 너구리 꼬리 떨어졌어! 우에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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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
Oct 22. 2024
때는 다섯 살, 세상은 집과 어린이집, 놀이터가 전부이던 시절이었다.
어느 때처럼 형과 함께 집에서 놀고 있었다.
물론 너구리도 함께였다.
한 손으로 너구리 꼬리를 잡고 흔들며 놀고 있었다.
앙증맞은 꼬리. 2022년 8월 14일 촬영.
그때였다.
장난치던 형이 너구리를 양손으로 잡아 힘껏 당겼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졌다.
너구리가 두 동강 나 버린 것이다.
몸과 꼬리로.
형 품에는 너구리의 몸이 있었고
나에게는 꼬리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큰일 났다!
'
이 너구리를
치료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너구리와 너구리 꼬리를 들고 나는 엄마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엄마에게 외쳤다.
엄마 너구리 꼬리 떨어졌어! 우에엥
내 마음은 무너졌다.
내 애완동물이자 반려인형인 너구리가 다쳤다.
너구리는 인형으로 태어나 아파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너구리의 상처가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화장대에 앉아있던 엄마는 나를 보더니
조용히 너구리와 꼬리를 가져가셨다.
"방에 가 있어."
그리고 몇 분이 지나자
너구리는 다시 잃었던 꼬리를 되찾았다.
귀여운 엉덩이와 꼬리. 2024년 10월 20일 촬영
지금의 너구리는 건강한 꼬리를 갖고 있다.
마치 처음부터 이랬다는 듯이,
언제 꼬리가 떨어졌었냐는 듯이,
나와 함께하고 있다.
꼬리로 버티는 너구리. 2021년 11월 8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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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때 만난 첫 친구이자 반려인형인 너구리와 만든 추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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