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2011년(한국에서는 2013년)출간된 '부의 추월차선'의 후속작 '언스크립티드' 입니다. 이미 '부의 추월차선'은 많이들 알고 계십니다. 이 책은 저자 자비로 출판되었다가 입소문만으로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된 책으로, 대중을 사로 잡은 주요 메시지는, 그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의 추월차선을 잘 타서 늙어서 부자가 되지 말고 젊어서 부자가 되라'는 겁니다.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부의 추월차선'이나 '언스크립티드'는 주 2일뿐인 주말의 자유시간을 위해 주5일 자유의지 없이 일하는 삶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회사에 철저히 '고용된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확보하고 그것에 만족하는 사람을 위한 책도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삶을 각본화된 삶이라고 지칭하며, 각본화 된 삶에서 탈출할 수 있어야 부의 추월차선에 오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이 책 [언스크립티드 Unscripted]을 자신의 전 작 [부의 추월차선]의 완결판으로 말하는데, 그만큼 이 두 책이 말하는 메시지는 일맥상통합니다. 다만 전작이 독자들에게 '각본화된 삶을 살지 말고 어서 부의 추월차선을 타서 젊은 나이에 은퇴하여 꿈에 그리던 삶을 살아가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치중한다면, 언스크립티드는 그렇게 하기 위한 핵심 정수들을 정리했다고 보아도 좋겠습니다. 실행편이라고 하기엔 실행방편은 좀 부족한데, 그 이유는 아무리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여줘봤자 의미 없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사냥해서 먹고 사는 방법은 옆에서 알려줄 수는 있어도 본인이 직접하지 않는 한 의미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그 방법에 대한 것들, 기업가로서 가져야 할 정신, 자세, 기업가가 되고나서의 행동 등을 알려줍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 세상 시스템은 노예를 대량창출하기 위한 각본이라고 말하는데, 아마 이 메시지 때문에 저자 엠제이 드마코는, 자신의 첫 책이 여러 출판사에서 출판거절을 당했을 거라고 말합니다. 기존의 체계에 반기를 드는 메시지는 기존 체계에 지배당한 사람들에게 별로 먹히지 않기 때문인데, 이 점에서는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와도 비슷합니다. 하여간 정형화된 학교 시스템, 획일된 교육시스템에서 인내하고 참고 고분고분 말을 잘 듣고 순종하는 인력들이 대량 생산될수록 주5일 근무하고 이틀 쉬는 노동자의 삶에 적응할 인력들이 많아지고, 그래야 이 사회가 무리없이 돌아간다는 겁니다. 이러한 각본에서 탈출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인데, 아마 너무 어려서부터 세상의 각본에 체화된 사람일수록 이런 개념 자체가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을 해서 내가 만약 고용주, 기업가가 되었다고 생각을 해보죠. 내가 기업가로서 사람들을 많이 고용을 해야 하는데, 그래서 그 사람들이 회사에서 일을 많이 할수록 생산성이 확보되고 수익이 창출되어 회사가 돌아가는데, 갑자기 이 사람들이 이런 획일화된 체계가 싫다고, 자신은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고, 자유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러면서도 월급을 달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무척 곤란해질 겁니다. 기업가 혹은 정부 같이 기존의 시스템을 굴리고 있는 입장에서는 말 잘 듣고 가끔은 초과근무도 해주는 성실한 노예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또 이 각본화된 노예들이 반기를 들거나 그만두지 않을만큼의 월급도 줘야합니다. 여름이나 겨울에 한 주일씩은 공식적으로 휴가 기간을 가져서 회사 혹은 시스템에 대한 애사심도 확보해야 합니다.
하여간 엠제이 드마코는 이런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이런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전파하는 메시지가 이 세상을 무너뜨리지는 않을 것이며, 자신처럼 부의 추월차선을 원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반드시 이 차선을 타지 않으면 넌 평생 각본화된 노예로 살 거라고 경고합니다.
사실 저도 2013년, 그러니까 거의 8년 전에 이 책을 처음 사서 보고 굉장히 감명을 받아 '나도 반드시 부의 추월차선을 탈거야. 각본화된 노예로 살지 않겠어'라고 다짐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그 방법을 모르거나 혹은 실행력이 부족하여 다시 각본화된 노예로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예전에는 없었던 시각도 조금은 확보할 수가 있었는데, 그것은 '각본화된 노예로서의 삶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입니다. 왜냐, 각본화된 노예로 살아왔는데 그것이 편하고 또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되어 있어 행복감을 느낀다면 그건 저자의 정의 안에서만 각본화된 노예일뿐, 나는 최고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가 있는 것이잖아요. 안정적이고 위험부담이 없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사람들에게 굳이 기업가가 되라고 강요할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하여간 저는 세상을 넓고 크게 보는 시각을 갖기 위해서라도 이런 종류의 책을 읽는 것에는 추천합니다. 또한, 일찍 은퇴하고 자신의 시간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 특히 시스템을 구축하여 놀고 있어도 수동적 소득이 나오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