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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ovator May 10. 2019

혁신의 7가지 패턴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_스티븐 존슨




안녕하세요 Infovator입니다. 오늘 소개할 서평은 지난 BGC 평가에서 5점 만점에 4.65를 기록한 명저! 스티븐 존슨의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입니다.


한줄평부터 살펴볼까요?



한줄평: 혁신과 창의성을 천재의 권위적 영역에서 우리의 평범한 일상으로 끌어내린 책! 21세기 지적 민주화의 시발점!

  

  지식정보 산업 분야에서 기존의 권위가 무너지고 새로운 권위가 생겨나면서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위계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구글, 애플,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등의 IT leading 기업들만 보아도 자명하지 않나요? 꼭 비즈니스 분야가 아니더라도 우리 일상에서도 창의성과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영역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새롭게 짜이는 판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주는 생존법입니다. 자세한 서평을 통해 설명해보겠습니다.



소감:


-.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범한 사고만 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이유는 탁월한 아이디어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천재성에서 온다고 착각하는 것에 있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유와 유를 연결하는 시스템적 환경에 뿌리내린다.


-. 700년의 역사 속에서 혁신이라고 불리는 탁월한 아이디어들의 생성기원과 발전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7가지 패턴으로 해체하여 재구성한 책.


-. 교육계, 인사팀, 경영혁신팀, 조직의 리더, 자녀가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를 바라는 모든 부모, 일과 자기계발의 부문에서 한계를 느끼는 모든 사람이 읽어보면 좋을 책.




서평:


  ‘창의성', ‘혁신', ‘창조'라는 키워드가 어느 순간부터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너무나도 많이 접하는 단어이다. 그 시작은 내가 기억하기로 스티브 잡스를 필두로 한 애플 생태계가 우리 삶에 깊게 뿌리내려 마치 전염병처럼 퍼지던 2000년대 초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든 언론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애플에서 내놓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제품에 주목했었다. 그러다가 서서히 스티브 잡스에게 하이라이트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스티브 잡스는 어떻게 그렇게 창의적인 생각들을 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를 스티브 잡스처럼 키우지?’, ‘어떻게 하면 애플처럼 혁신적인 기업을 만들 수 있지?’

 

  애석하게도 우리는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결론에만 집중했다. ‘창의성', ‘혁신', ‘창조'라는 개념이 명확하게 확립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논의가 파도처럼 넘실댔고 우리 모두는 닻이 없는 배처럼 그 파도에 밀려 표류했다. 모두가 ‘혁신'과 ‘창의성'을 말하지만 “그래서 그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구라도 좋으니 어떤 창조적인 결과가 만들어져 혜성처럼 나타나기를 조급해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답답한 논의들은 결국 ‘창조경제'라는 애매모호한 정부시책으로까지 확대되었다. 결국 우리는 아무런 해답도 찾지 못한 채 “그래. 창의성, 혁신은 백마 타고 나타난 초인과 같은 천재들, 1천 년에 한 번 나오는 천재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지. 그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라는 무의미하고 허무한 체념만을 남겼다.



  대부분의 중요한 본질적 해답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의 저자 스티븐 존슨은 이에 주목했다. ‘창조'와 ‘혁신'은 그 태생 자체가 애매한 개념일 수밖에 없다. 스티븐 존슨은 이러한 애매한 개념에 대한 ‘정의 내리기'의 기준을 역사적, 과학적 근거에서 찾았다. 700년간의 혁신적인 사례로 불릴만한 모든 성과들을 세밀하게 해체하여 그 기원부터 발전과정을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쳐 연구와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7가지 혁신의 패턴을 정리했다.


 

  스티븐 존슨의 연구결과는 세간의 통념을 망치로 부숴버리는 듯 충격적이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창의성'과 ‘혁신’의 개념이 사실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개별적인 천재성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네트워크와 연결의 산물이었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갑자기 어느 순간 ‘유레카!’라고 외치며 나타나는 빅뱅이 아니었다. 서서히 진화하면서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 느린 예감에 기인했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성공의 연속이 아니었다. 생산성 있는 실수들의 집합이 만들어내는 뜻밖의 발견이었다. 마치 굴절 적응하며 진화해온 모든 생명체의 역사와 같이. 결국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공간적 구조, 문화적 상태, 플랫폼이 가장 중요했다.


 

  스티븐 존슨의 연구를 살펴보면 명쾌하게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의 사회집단적 논의들은 다양한 소음과 빠른 확장성으로 인해 갈피를 못 잡고 샛길로 새게 된다. 서두에서 밝혔듯 그동안의 창의성과 혁신의 역사가 그러했다. 





이 책은 표류하는 배의 나침반과 같다. 
이 책은 더 이상 소모적인 논의가 아닌 '우리가 해야 할 것'에 주목하게 하는 이정표와 같다.
이 책은 천재들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범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21세기 지적 민주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단언컨대 향후 혁신과 창의성의 간극은 이 책을 읽었느냐 읽지 않았느냐, 나아가 이를 현실에 적용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계급을 만들어낼 것이다.




창조와 혁신의 시대. 살아남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요약:


 이 책에서 논의하는 혁신과 창의성, 다시 말해 탁월한 아이디어의 기원과 발전과정은 복잡성 이론에 기반한다. 창의성의 영역은 정확하게 복잡계의 산물이라는 뜻이다. 정리하자면 탁월한 아이디어는 프랙탈 패턴을 그대로 따른다. 특정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작은 조각이 전체와 비슷해지는 기하학적 형태와 유사하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는 탁월한 아이디어는 일정한 패턴이 있고 그 패턴을 파악하고 적용하면 탁월한 아이디어를 산출해 낼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이 책의 전체적인 메시지다.


 이 책을 명저로 꼽은 이유 중 하나는 스티븐 존슨의 연구방법론에 있다. 첫 번째로는 700년간 발생한 200여 개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발현과정을 역사적으로 분석해서 내놓은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Long Zoom 접근법에 있다. 이 연구방법은 자연과학, 생물학, 진화론의 영역을 사회과학적 측면에 적용하여 논증을 재구성한 것이다. 애매모호할 수밖에 없는 창의성과 혁신이라는 개념을 실증과학적으로 연구의 영역에 올려놓았다. 단순히 사고 실험에 머무르던 영역을 현실적인 실존의 영역으로 끌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스티븐 존슨이 분석한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의 핵심 메시지는 7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인접 가능성. 인접 가능성은 과학자 스튜어트 카우프만이 말한 개념이다. 선택 가능한 환경적 경계에 있는 것들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서 놓여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빅뱅이 아니다. 현재와 미래의 경계에 놓여있는 여러 가지 선택 안들의 조합인 셈이다.




둘째, 유동적 네트워크. 컴퓨터과학자 크리스토퍼 랭턴은 혁신의 중심은 혼돈의 가장자리라는 비유적인 표현을 했다. 그리고 이를 보다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 물질의 여러 단계 (기체, 액체, 고체)의 비유를 끌어들여 액체로 된 네트워크는 인접 가능성을 탐구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시한다고 결론짓는다. 유동적 네트워크에는 여러 가지 예측들이 숨어있다. 그리고 혁신적 환경이 여러 차원에서 특징적인 패턴을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충돌하고 도전받게끔 하여 확장시킨다. 네트워크 자체가 똑똑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개인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시스템 자체가 똑똑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위키디피아나 월드와이드웹(WWW)가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자유로운 공간에서 넘치는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이 중요하다.




셋째, 느린 예감. 아이디어는 어느 순간 불꽃이 튀듯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천천히 진화하여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다윈은 그의 자서전에서 ‘진화론'의 핵심 아이디어를 본인의 서재에서 우연히 멜서스의 ‘인구론'을 읽으며 깨달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기록물들을 분석해보면 기존에 어렴풋하게 가지고 있던 원초적 사고, 개념적 조각들이 몇 년의 시간을 거쳐가면서 발전해왔고 이들을 연결시킨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넷째, 뜻밖의 발견. 아이디어의 시작은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근거들을 명확히 가지고 있지 않은 채로 시작한다. 부분적이고 불완전한 형태로 존재하는 일종의 직감, 예감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러한 예감들이 유동적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나면서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증폭된다. 그러므로 정보는 공유되어야 하고 다양한 예감들이 서로 충돌하고 결합되고 연결될 수 있는 조밀한 네트워크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실수. 실수는 하나의 경로를 만들어낸다. 옳으면 제자리에 머물러 있게 된다. 하지만 틀리면 탐구를 해야 한다. 토마스 쿤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예측이 틀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다양한 데이터의 변칙과 그의 누적이 변화의 단초라고 주장한다. 틀려야만 우리는 그동안 추정했던 것에 도전해야 하고 새로운 전략을 짤 수 있게 된다. 틀렸다는 것 자체가 인접 가능성을 확장한다는 의미다. 좋은 아이디어는 일정량의 잡음과 실수를 포함하고 있는 환경에서 나타날 확률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조직에서는 적극적으로 실수를 장려해야 하고, 문책을 해서는 안된다. 개인적으로는 실수를 반복해도 지속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애티튜드가 중요하다. 물론 실수가 목표는 아니지만 실수는 진정한 혁신으로 나아가는 단계에서 피할 수 없는 단계이다. 이 단계를 지혜롭게 이겨내기 위한 환경설정이 중요하다. 혁신을 가로막는 차단막을 부숴버려야만 한다.




여섯째, 굴적적응. 굴절적응은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와 엘리자베스 브르바가 제시한 개념이다. 하나의 유기체가 특정 용도에 적합한 한 가지 특성을 발전시키고 이후에 그 특성이 전혀 다른 기능으로 이용되는 것을 말한다. 사례를 들자면 원래 조류가 가진 날개는 날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 단순히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진화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진화의 압력에 의해 한 가지 목적으로 만들어진 도구가 우연한 최초의 변형을 통해 새로운 쓰임새를 가지게 된 것이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기존의 목적이 아닌 다른 새로운 목적으로 인접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과, 다양한 직업과 열정, 정보가 넘치는 네트워크에서 굴절적응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약한 연결관계에 비롯한 아이디어 공간에서 예감과 또 다른 예감이 연결되면 부분의 합 이상의 결과가 나타난다. 굴절적응은 이러한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일곱째, 플랫폼. 생산적으로 충돌하고 다시 결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산호초는 자연계의 플랫폼이다. 암초 무더기와 암초로 이루어진 산호초는 수백만 종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여 해저 대도시를 만들어낸다. 산호초는 지구 전체 지표면의 0.1%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1백만~1천만 종에 이르는 생물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이러한 역설적 자연환경을 과학계에서는 ‘다윈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방대한 생태적 지위를 차지하는 다양한 생물들이, 영양분이 별로 없을 물속에 서식할 수 있는 환경에서 번성하는 것 자체가 역설이라는 것이다. 플랫폼은 서로 다른 사고들이 생산적으로 충돌하고 다시 결합하는 물리적 환경을 제공한다. 계속적으로 쌓이는 정보들은 폐기된 정보를 새롭게 재생산하기도 하고 연결을 통해 의미를 만들어낸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등 오늘날 우리가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환경도 이에 속한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충돌, 넘침, 연결이다.



 이러한 7가지 패턴의 핵심은 아이디어는 개인의 결과물이 아니라 네트워크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정보가 상호 연결되어 충돌하고 결합되어 생산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패턴은 환경적으로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것. 발생의 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해진다. 그것이 개인이든, 기업이든, 정부이든.




 산책을 하라, 예감을 키워라, 모든 것을 메모하되 폴더는 엉망으로 놔두어 느린 예감들이 촉발하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라, 뜻밖의 발견을 포용하라, 생성능력이 있는 실수를 하라, 여러 가지 취미활동을 하여 연결해라, 커피하우스나 살롱을 비롯한 유동적 네트워크에 자주 노출돼라, 링크를 따라가서 우연한 발견을 도모하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아이디어 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도록 공유하라, 빌리고, 재활용하고, 다시 만들어라, 복잡하게 뒤얽힌 아이디어의 바다를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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