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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ovator Jun 08. 2019

불확실성을 이겨내는 확실한 삶의 전략

블랙스완_나심탈레브

한줄평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진짜 세상을 볼 것! 블랙스완은 언제든 검은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준비가 되어있다!


소감

- 블랙스완에게 가만히 얻어맞고만 있을 것인가? 그렇다고 대박을 바라면서 우연에 기대어 기도만 하고 있을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위기로부터 벗어나고,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르침이 이 책 안에 있다.

- 이 한권의 책으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생존할 수 있는지'를 배웠다.

- 복잡계, 카오스이론을 현실 세계에 대응시켜 풀어낸 책.

- 학계, 금융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읽을 것. 나심은 엄청난 독설가다. 한 단어, 한 문장, 한 페이지 모두가 잘 벼려진 칼날처럼 날카롭다. (때로는 '이렇게까지 독설을 해야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굉장히 불편하겠지만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를 다룬 책.

- 책을 읽는 내내 무서운 학생주임 선생에게 교무실로 불려가 무릎꿇고 손들고 혼날 때의 느낌과 유사했다. 그런데 그 말이 다 맞는 말이라서 억울하지 않고 되려 감사하다.

- 메시지를 잘못 이해하면 되려 위험한 책이 될 수도 있다. 책을 덮고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고 더 많은 공부를 해야만 깨달음이 있을 것이다.


서평


[들어가며]

  신문을 펼처보라. 인터넷 신문이어도 좋다. 각 분야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분야별로 하나씩 뽑아봐라. "그 사건들은 우리가 사전에 예측했던 것들인가?" (이 과정에서 사후적인 해석이나 이야기짓기 오류를 조심할 것) 아마 대부분이 예측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그리고 예측하지 못했던 내용일수록 그 사건이 일으키는 파장의 정도도 훨씬 클 것이다.


  두번째, 빈 종이 한 장을 준비하라. 근 한달동안 개인사적으로 중요한 일들을 적어보라. 긍정적인 것도 좋고 부정적인 것도 좋다. 다 적어본 다음 이 중에서 우리가 사전에 예측할 수 있었던 것들은 몇개나 되는가? 수많은 사건들 중에서 극히 일부의 사건들, 미미한 것이라 여겼던 사건들이 현재의 나의 감정상태를 지배하고 있지는 않는가?


  <블랙스완>은 이처럼 '불확실성', '운'의 영역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에 조망하여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다.


[블랙스완이란?]

  서구인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모든 백조는 흰색'이었다. 경험적인 확증이 이를 대변했다. 얼마나 확실했다고 생각했으면 개체의 이름 자체를 '흰색의 새'라고 명명했을까! (백조라는 단어 자체가 '흰 백'자에 '새 조'자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인가!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호수에서 검은색 백조가 나타났다. 말장난이지만 더 이상 백조를 백조라고 부를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나심탈레브는 이 사건을 통해 '예측하지 못했던, 기존에는 발생하지 않았던 사건이 실제 현실에서 발생함으로서 극심한 충격을 가하고 패러다임을 바꿔버리는 사태'를 '블랙스완'이라는 용어로 비유한다. 블랙스완은 존재할 가능성이 과거의 경험으로는 거의 0에 가까운 극단값의 속성을 가진다. 그리고 이 블랙스완은 한번 발생하면 모든 것을 뒤바꿀 만큼 극심한 충격을 안겨준다. 우리는 블랙스완을 예측할 수 없다. 위험이 아닌 불확정성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는 "아, 맞아 A이론에 따르면 B라는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어. 이번에는 실수했을 뿐이야." 혹은 "맞아 그렇지 과거에 A라는 사건이 발생했었고 그로인해 A'라는 결과가 나타났어. 그러니까 B라는 사건이 발생했던 거네?!" 라고 이야기한다. 예견의 소급적용, 사후적 해석, 확인편향, 이야기 짓기 오류에 해당되는 반응이다. 그래서 우리는 또 다음 블랙스완이 나타나면 속수무책으로 무방비 상태에서 얻어 맞는다.


[평범의 왕국 vs 극단의 왕국]

  나심은 세계를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번째 '평범의 왕국'. 규모불변적이며 견딜만한 무작위적 사건이 발생하는 세계다. 이 세계에서는 수학적으로는 대수의 법칙 (다수의 데이터가 누적되면 통계적 확률이 수학적 확률값에 수렴한다. 표본의 양이 누적되면 모집단의 값과 거의 일치하는 현상)을 따른다. 따라서 정규분포와 평균값이 의미를 가지는 세계이다. 쉽게말해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한 세계라는 뜻이다. 평범의 왕국에서는 결국 승자들이 전체 파이의 작은 조각들을 서로 나눠갖는다. 두번째 '극단의 왕국'. 극단의 왕국은 규모가변적이며, 한 번 발생한 극단적인 사건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극심한 충격을 가하는 무작위적 사건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 세계에서는 정규분포가 무의미하다. 확률적으로 0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꼬리값에서 나타나는 사건들이 모든 것을 뒤집어버린다. 과거의 정보로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소수의 승자들이 모든 파이를 가져가는 Winner Takes All 게임이다.


  그렇다면 블랙스완은 어디서 발생할까? '극단의 왕국'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평범의 왕국'인가 '극단의 왕국'인가? 잘 모르겠다면 생각해보자. 역사적으로 모든 것을 바꿔버린 커다란 사건들을 생각하면 쉽다. '2008년 리먼사태', '9.11 테러', '세계대전', '6.25 사태(한국전쟁)', '세월호사태'... 수도 없이 많다. 우리는 '극단의 왕국'에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에 맞는 행동양식으로 살고 있는가? '극단의 왕국'에 살고 있다면, '극단의 왕국'에 맞는 행동전략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지 않는 것이 대부분인 것 같다.


  <블랙스완>에서 나심탈레브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예시를 든다. 칠면조가 있다. 주인은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고 매일 끼니 때마다 맛있는 사료와 물을 직접 가져다 준다. 이러한 친절은 1000일 동안 지속되었다. '역시 우리 주인은 참 좋은 사람이야.'라고 칠면조는 생각한다. 1001일이 되던 날. 그 날은 추수감사절이었다. 주인은 오늘 사료와 물 대신 날카롭게 벼려진 시퍼런 칼을 들고왔다. 1002일이 되던 날. 맛있게 구워진 칠면조는 식탁 위에 올라와 있다.


[부정적 블랙스완, 긍정적 블랙스완]

  하지만 부정적 블랙스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대박행운', 긍정적 블랙스완도 있다. 어느날 갑자기 가지고 있던 주식이 급상승하거나, 생각치 못했던 꿈의 회사의 인사과에서 면접을 보라는 전화가 오거나, 취미로 유튜브에 올리던 영상의 조회수와 팔로우수가 급상승하여 대스타가 되기도 한다. 조금 더 현실적인 얘기로 차원을 좁히자면 오늘까지만 해도 한달 내내 우울하다가 내일 하루는 최고의 하루, 행복한 하루가 찾아올 수 도 있다.


그렇다면 극단의 왕국에서 블랙스완의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부정적 블랙스완에 대비하라!]

  첫째, 인식론적 겸손을 갖춰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회의주의에 빠지거나 절망하지는 말라. 다만 미래를 완전히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한계를 인식하기만 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예측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이 확실한 것이고 정확한 예측이라는 오만을 벗어나라는 것이다. 의심하고 경계할 것. <완벽한 공부법>, <일취월장>의 저자 신영준 박사와 고영성 작가는 나심의 이러한 생각을 "최악의 시나리오를 항상 생각해놓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명확한 해석이다. 나심은 예측을 하되, 확신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 쉽게 말하자면,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항상 준비해야함을 의미한다.

 

 둘째, 바벨전략. 바벨전략은 일종의 위험관리 기법이다. 한 쪽에는 위험도가 거의 없는 곳에 투자하고 한 쪽에는 위험도가 매우 높은 곳에 투자하라. 단 투자비중은 8:2 수준으로 유지하라. 부정적 블랙스완을 피하고 긍정적 블랙스완을 맞이하는 방법이다. 단순 투자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우리 인생에도 적용할 수 있다.


 셋째, 이론이라 부르는 허상에 의존하지 말라. 블랙스완은 앞서 말했듯 예측이 안되는 영역이다. 이론이라는 틀에 묶여서 현실을 바라보지 못하면 블랙스완 앞에서 모든 것을 잃게 된다. 2008년 금융위기 사태를 기억할 것.


위 내용이 모순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예측이 안된다면서 예측을 하지 말라고 해놓고 예측을 하라고? 대체 무슨 소리야!" 다음의 내용을 보자. 애매모호한 이야기가 조금은 더 선명해질 것이다.

희귀사건의 확률은 계산해낼 수 없다. 하지만 그 사건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입증하는 것은 식은죽 먹기이다. 인간은 사건이 어떻게 발생하는가는 알 수 없지만 그 사건의 결과를 분명히 그려낼 수는 있다. 예컨대 지진의 발생확률은 알 수 없지만 샌프란시스코에 지진이 일어날 경우 어떤 결과가 생겨나리라는 것은 상상할 수 있다. 어떤 사건의 알 수 없는 확률을 계산하는 것 보다는 알아낼 수 있는 그 결과에 집중함으로써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것이 불확실성에 대한 중심적인 개념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긍정적 블랙스완을 맞이하라]

  나심이 말하는 사상은 '복잡계'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복잡계란 모든 사건들의 인과관계 변인들이 종속적으로 상호간 얽혀있으며 각 변수들이 되먹임하고 창발성을 지니는 체계를 의미한다. 이런 세계를 함수 그래프로 나타내면 지수함수의 형태를 보인다. 지수법칙, 지프의 법칙, 멱법칙, 파레토의 법칙은 이에 대한 이야기다. 20%가 80%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나심탈레브는 이에 입각하여 긍정적 블랙스완을 맞이하는 방법을 이렇게 설명한다.

검은 백조 현상에 노출될 기회를 최대한 늘리면 기대 밖의 유리한 결과를 뜻밖에 얻는 행운도 늘어날 수 있다. 하향식 계획에 의존하는 대신 기회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최대한 이것 저것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공격적인 시행착오 끝에 행운아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성공의 전략은 간단하다. 최대한 집적거리라. 그리하여 검은 백조가 출몰할 기회를 최대한 늘리라!

예측할 수 없다. 그러니까 최대한 많이 시도해라. 신영준 박사, 고영성 작가는 이를 또 이렇게 해석한다. "양보다는 질이다."


[마무리하며...]

  의사결정에 관해 나심탈레브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긍정적 검은 백조에 노출될 수 있을 떄에는 공격적인 태도를 취한다. 긍정적 검은 백조는 피해가 적다. 반면에 나는 부정적 검은 백조의 위협을 받을 때에는 아주 보수적이 된다.


본 서평의 마무리를 <블랙스완>의 에필로그 마지막 문단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사실이야말로 행운이며 희귀사건이며 엄청나게 희박한 확률의 사건이다. 지구보다 수십억 배 큰 행성에 묻어 있는 한 점 먼지를 생각해 보라. 이 먼지 한 점이 우리가 태어난 확률과 같다. 거대한 행성은 그 반대의 확률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사소한 일에 성내기를 그칠 일이다. 성을 선물로 받았는데도 기꺼워하기는 커녕 욕실에 곰팡이가 낄지 모른다고 전전긍긍하는 배은방덕자가 되지 말라. 선물로 받은 말의 입을 열어 흠을 찾으려 애쓰지 말라. 기억할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검은 백조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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