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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ovator Jan 12. 2020

행복한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서평_<부자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라밋세티, Andromedian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꽤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만큼 진부한 주제가 되어버렸다. 이미 수많은 사회실험 연구결과들이 이에 대해 어느정도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는 결론을 내놓은 것 또한 사실이다.


선진국의 경우 추가적인 경제발전이 더 높은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예일 대학 경제학자 로버트 레인 교수에 의하면 지난 50년간 미국의 평균 가계소득은 약 2배로 증가헀지만, 미국인 중 '매우 행복하다'는 답변을 한 삶은 1957년에는 53%, 2000년도에는 47%이다.

- 행복의 조건, 서은국, 21세기 북스, p150 -


벨기에 소재 리에주대 조르디 쿼드바흐 박사 연구팀은 과학잡지 <Psychological Science> 8월호에 "부는 우리에게 많은 재화를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지만, 동시에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감소시킨다"는 연구를 게재했다.

-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김승호, 스노우폭스, p21-


[차가운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연구들은 실상 우리에게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한다.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은행 대기표를 손에 쥐고 학자금 대출 상담을 기다리는 청년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집값이 계속 치솟고 여기저기서 재개발 갭투자가 난리라는데 당장 살 곳을 마련해야 하는 신혼부부들의 한숨이 무겁다. 이런 자녀들에게 미안해하며 그동안 열심히 모아온 노후자금 통장을 깨야만 하는 부모들의 마음이 무겁다. 반면, 누군가는 어디에 투자해서 돈을 이만큼 벌었다더라, 누구는 시집을 잘가서 인생이 폈다더라, 부동산 정책 때문에 투자를 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부자들의 푸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나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복권을 긁는 마음으로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하고, 감당이 되지 않는 큰 돈을 빌려서 무리하게 부동산 등기 명의에 내 이름을 꾸역꾸역 밀어넣어 보려고 하기도 한다.


    그렇다. 부가 행복을 온전히 보장하지는 못한다. 연구결과가 말해주듯, 특정 수준을 넘어서는 부는 행복과의 상관관계가 지극히 낮다. 사실이다. 하지만 당장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생계를 짓누른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드립니다]



    얼마 전 아마존 베스트셀러 <부자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그동안 바뀐 현실을 반영하여 몇 가지 내용을 추가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첫 장에 개정되기 전 그의 책을 읽고 실제 삶에서 효과를 본 간증들이 실려있는 것이 리마커블하다. 만약 이 책이 말도 안되는 현실적이지 못한 이야기로 가득찬, 겉만 그럴싸해보이기만 한 책이었다면 이런 후기들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개정판도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이미 검증이 끝난 책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10년 전에 내가 이 책에서 제시한 조언들을 잘 살핀 후 깨달은 게 있다. 내가 옳았다는 것이다. 10년 전에 이 책을 읽고 나의 조언을 충실히 따랐다면 당신은 지금쯤 이 정도 성과를 거뒀을 것이다.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라밋세티, Andromedia, p11-



    이 책의 부제는 '죄책감도, 핑계도, 거짓도 없다. 정말로 효과있는 6주 프로그램'이다. 제목에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듯이, 재테크의 기본인 소비통제와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 등에 대한 기본적인 실용서이다. 하지만 겨우 그 정도의 책이었으면 이렇게 서평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책이 아니라 '돈을 어떻게 대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세우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본 글의 서두에서 말한 돈 앞에서 우리가 맞딱드리는 냉소적인 현실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따끔하게 꼬집는다.


선택은 당신 몫이다. 패배주의에 젖어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든지, 실수하더라도 그때마다 성장할 것임을 믿고 주어진 선택지를 신중하게 평가하든지 말이다. 나는 앞으로 나아가는 쪽을 택하겠다.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라밋세티, Andromedia, p 23-


[두 가지 질문]


저자는 책에서 본격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기 앞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1. 무엇 때문에 돈을 관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가?

2. 당신이 생각하는 '부유한 삶'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라밋세티, Andromedian,p10-


    이 부분을 읽고 나서 한동안 페이지를 한 장도 넘길 수가 없었다. 굉장히 쉽게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에 대해 한 마디도 덧붙일 수가 없었다. 대체 왜 나는 돈을 벌고 싶은지, 내가 그 돈을 벌어서 어디에, 어떻게 쓰고자 하는지도 모르면서 아둥바둥 거리고 있었던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목적이 수단에 가려져 한 치 앞을 못보고 눈을 가린채 열심히 뛰는 격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오래 일하고, 다른 모든 사람보다 잘하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이 가르침은 여러 측면에서 보상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는 이유를 성찰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데는 어두운 면도 있다. 지금부터 나오는 내용을 읽기 전에 이 모든 노력의 이유가 무엇인지 자문하라. (중략) 재테크를 열심히 하기로 결정하고 돈을 아끼기 시작하다가 갈수록 극단적으로 변해 급기야 도표안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그들은 매일 돈이 얼마나 불었는지 일일이 계산한다. 뛰는 이유도 모른 채 경기에 집착하게 된 것이다.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라밋세티, Andromedian,p356-


내가 "왜 더 많은 돈을 원하십니까?" 라고 물으면 흔한 답은 "자유" 혹은 "안정성"이다. 괜찮은 답이지만 더 깊이 파고들 필요가 있다. 문제는 고차원적인 모호한 이상은 절대 우리가 바라는 만큼 의욕을 북돋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동기부여는 대개 실질적이고 분명한 거리에서 이뤄진다. 그래야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략) 당신의 현실적 동기는 무엇인가? 뜬구름 잡는 대답은 필요 없다. 솔직하고 현실적인 대답을 찾아라.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라밋세티, Andromedian, p357-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vs 어떻게 돈을 쓸 것인가?]

 

   내가 이 책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담겨있다. 이 책은 단순히 '부자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행복한 부자가 되는 법'을 스스로 정의하게끔 독자들에게 따끔한 질문을 던져주기에 큰 의의가 있다. 배가 가고자 하는 목적과 방향성이 정확히 설정되고 나서야 돛을 올리는게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순풍이라는 개념은 없다. 그저 흘러가는 차가운 바람일 뿐이다.


단적으로 저자 라밋 세티는 무조건적으로 돈을 아끼는 짠테크는 의미가 없다고 꼬집는다. 대체 그 돈을 벌어서 어디에 씀으로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가! 저자는 이를 명확히 할 것을 주문한다.



사실 나는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거리낌 없이 돈을 쓰기를 바란다. 패션을 좋아해서 400달러 짜리 브루넬로 쿠치넬리 티셔츠를 사고싶다고? 사세요! 다만 당신이 실수할 때는 가차없이 지적할 것이다. (중략) 나는 라테를 사는데 돈을 쓰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부모가 아니다. 나는 외식과 여행에 많은 돈을 쓰지만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비싼 물건에 돈을 쓰지마!"같은 단순한 태도보다  세련된 접근법을 취할  있기 떄문이다. 우선 사소한 지출까지 줄이는 것이 쪼잔하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밥을 먹을  2.5달러 짜리 콜라를 마시던 것을 아껴서 일주일 동안 15달러를 모아 영화를 보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쪼잔하지 않다. 이는 당신이 중시하는 가치를 의식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의식적 지출이란 좋아하지 않는 일에 쓰는 돈은 가차없이 줄이고 좋아하는 일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는 것을 말한다. (중략)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돈에 대해 배우는 것이라고는 절약 뿐이다. 대개 커피를 줄이고 휴지를 아끼라는 조언과 함께. 모두가 돈을 아끼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돈을 제대로 쓰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은 없다.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라밋세티, Andromedia, p197-


    저자가 말하는 '의식적 지출'이란, 재테크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그 시작점을 설정하기 위해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수많은 재테크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이 단계가 명확히 설정되기 전까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돈을 버는 방법' 그 이상의 것을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내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결국 부자가 되려고 하기 전에 왜 부자가 되고자 하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돈을 어떻게 모을까'만 생각하면 절대로 돈은 행복을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를 명확히 하면 돈은 충분히 행복을 보장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Snow Fox의 대표 김승호 회장의 책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에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은 돈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기초하고 있다. 돈이 얼마나 있으면 행복하느냐는 관점이 아니라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대한 관점으로 바꿔야 맞는 질문이다.

-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김승호, 스노우폭스, p20-
행복은 현재 우리 상황이나 환경 때문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다. 돈은 이것을 보완할 뿐이다. 돈이 행복을 주진 않지만 돈이 행복을 도울 수는 있다. 내가 돈을 주인으로 모시지 않고 돈이 나를 주인으로 모시게 만든다면 돈은 얼마든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김승호, 스노우폭스, p25-


[행복한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책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에는 당장 삶에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재테크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이를 잘 따라가기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나은 재정적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 라밋 세티의 책을 빌려 본 글에서 내가 던진 질문에 먼저 곰곰이 생각해보길 추천한다.


1. 무엇 때문에 돈을 관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가?

2. 당신이 생각하는 '부유한 삶'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냉소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생각에 허우적대며 지금처럼 푸념만 하며 살 것인가?

목적도 철학도 없는 불행한 부자가 될것인가?

아니면 행복한 부자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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