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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ovator Jan 24. 2020

일 잘하는 마케터라면 주목해야 할 시장: 독신고객층

서평_혼자 살아도 괜찮아_엘리야킴 키슬레브_Being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마케팅이라는 단어는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익숙하다. 만약 당신이 마케터라면 당연히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당신에게 "마케팅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아마 선뜻 대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현직 마케터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혹은 회사에서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이처럼 무언가에 익숙해질수록 본질적인 것을 놓치기 쉽다. 당연히 알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마케팅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정의내릴 수 있다면, 마케터로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규명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마케팅을 정의하고, 마케터로서 효과적인 마케팅을 하는 방안에 대해 논할 것이다. 이 내용을 기반으로 마케터가 주목해야할 새로운 소비집단과 트렌드에 대해 깊게 학습할 수 있는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Marketing의 정의]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쪼개보면 Market + ~ing로 나눌 수 있다. ~ing는 동사 뒤에 붙으면 동명사로서 '~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Marketing이란 Market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우리는 Market이 무엇인지 먼저 정의내려야 한다.


    마케팅 분야에서 오래토록 최고의 권위를 지니고 있는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 <Marketing Management>에서 Market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Various groups of customers, 우리말로 하자면 Market은 '다양한 고객그룹'을 의미한다. 다소 Rough한 단서들이지만, 퍼즐을 맞추는 마음으로 위 논의를 종합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마케팅은 고객들을 다양한 그룹으로 쪼개어, 그들의 욕구를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여 상호간 교환을 통해 소비자의 욕구충족, 공급자의 수익증대를 추구하는 행위이다.


[일 잘하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역량]


    우리는 여기서 일 잘하는 마케터의 필요역량을 유추해낼 수 있다. 위에서 우리가 내린 정의를 살펴보면 고객을 다양한 그룹으로 쪼개는 능력이 중요할 것이다. 그 다음 개별 고객그룹들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성향을 고려하면 효율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인구통게학적 시장세분화]


    마케팅 원론 교과서들에서는 다양한 욕구를 지닌 전체시장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동질적인 고객그룹 단위로 쪼개는 작업을 '시장세분화(Segmentation)'라고 한다. 시장세분화 방법론에 사용되는 다양한 기준들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객관적 방법은 '인구통계학적 세분화(Demographic Segmentation)'이다. 이는 고객집단을 연령, 세대, 성별, 가족, 인종, 소득, 직업, 교육수준, 사회계층 등의 인구 통계학 자료에 기반하여 구분하는 것을 말한다.


    인구통계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고객집단을 구분하는 것은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이다. 인구 통계의 변화추이에는 세대의 변화와 잠재수요자들의 증감추세,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철학이 숨겨져 있다. 왜 이렇게 까지 해야하냐고 물으신다면 고객이 왕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겠다. 조금 더 세련된 단어로 표현한 피터 드러커의 말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알기 원한다면 비즈니스의 목적에서 출발해야 한다. 오직 하나의 타당한 비즈니스 목적에 대한 정의가 있다.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다. 고객이 비즈니스가 무엇인가를 결정한다. 오직 고객만이 재화와 서비스에 대가를 지불하려는 의도를 통해 경제자원을 부와 물건에 대한 무언가로 전환한다. 비즈니스에서 무엇을 생산하는가는 특별히 비즈니스의 미래와 성공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고객이 생각해서 사게 될 것 그리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 <The Practice of Management>, Peter F. Drucker, NY HarperCollins Publishers, p16~26 -



[일 잘하는 마케터라면 주목해야 할 시장: 독신고객층 (Singlehood)]


    그렇다면 다양한 산업군에 재직중인 마케터들이 새롭게 주목해야 할 고객그룹의 인구계층과 그 특성은 무엇일까? 인구통계학적 분석을 하기 전에 보다 쉽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다양한 방송매체에서 방영하는 컨텐츠 중에서 인기가 많은 세부 카테고리들을 그룹핑 하는 것이 그 중 하나다. 그런 의미에서 멀리 갈 것도 없다. 당신과 당신 주변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TV 프로그램의 목록을 나열해보자. 취향에 따라 각기 다를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나오는 대답들을 추려보니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이 컨텐츠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화려한 싱글들이다. 자발적으로 비혼주의를 추구하는 이들도 있고 상황적 측면에서 싱글이 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각자의 배경에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즐기는 방법을 찾아 나서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에 대한 컨텐츠들이 현재 많은 시청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이제 그들은 더이상 아웃사이더가 아니다. 소위 말해 인싸의 중심에 있다. 그들은 이제 더이상 매 명절때마다 '장가는 언제가니?', '만나는 남자는 없니?', '선이라도 보지 그러니?' 라는 듣기 싫은 질문들과 뒤돌아 서면 혀를 끌끌 차는 소리에 고통스러워만하는 부류가 아니다.


혼자인 것은 더 이상 청승의 아이콘이 아니라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혼밥, 혼술, 혼영, 혼텔 등 '혼'으로 시작하는 단어도 점점 늘어나고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혼자서 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현재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2017년 1월,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2016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수>에 따르면, 2016년 1인 가구의 비중은 전년(34.50%)보다 0.47% 증가해 34.97%에 이르렀다. 반면 세대당 인구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2008년 세대당 인구는 2.61명이었으나 2014년에는 2.48명, 2015년에는 2.45명으로 매년 조금씩 줄더니 2016년에는 2.43명으로 조사되었다.

-<트렌드코리아 2018>, 김난도, 미래의 창, p169-


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의 약 4분의 1은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라 예측된다. 중국에서 발표한 공식자료를 보면 1990년에 4.9%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율이 2010년에는 14.5%로 늘었다. 유럽 주요 도시의 1인 가구 비율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은 독신이 전체 가구 중 약 40%를 차지한다.

-<혼자 살아도 괜찮아>, 엘리야킴 키슬레브, Being, p10-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라면 이러한 '싱글후드'들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이러한 객관적 정량지표만 알고 있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인구통계학적 세그먼테이션을 보다 면밀하게 수행하려면, 한 단계 더 깊게 들어가서 그들은 왜 혼자가 되었으며, 무엇을 선호하고 무엇을 기피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 때문에 기뻐하는지, 그들이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선택한 라이프 스타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성적 자료들까지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 그들을 이해해야만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신고객층에 대한 마케팅 교과서: <혼자 살아도 괜찮아>]


    이에 대해 정말 자세히 다루고 있는 책이 바로 컬럼비아 대학교 사회학 박사 엘리야킴 키슬레브의 <혼자 살아도 괜찮아>이다. 이 책의 원제는 Happy Singlehood이고, 한글 번역판의 부제는 '행복한 싱글라이프를 위한 안내서'이다. 이 책이 쓰여지는 과정에서 사용된 인용자료를 나열한 주석만 해도 75페이지에 달할 만큼 싱글라이프에 대한 학문적 연구기반이 굉장히 튼튼하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오늘날 독신이 전 세계적인 추세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인구형태임을 지적한다. 심지어 2030년 무렵이면 전 세계 독신 비율이 20%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연구자료도 있으니, 마케터라면 하루라도 빨리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믹스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같은 독신이라고 다 같은 고객이 아니야!]


    꽤나 충격적이었고 놀라운 것은 저자가 마케터의 핵심역량인 '세그먼테이션'을 굉장히 세밀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독신자들을 하나의 공통 그룹으로 분류하는데 그치지 않고 '선택적 독신', '상황적 독신'의 개념을 사용하여 2개로 나누고 있다.


최근 연구자들은 독신의 삶과 그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연구할 때 모든 독신을 같은 집단으로 보기보다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하나는 '선택적 독신'이고, 다른 하나는 '상황적 독신'이다. 선택적 독신은 자신의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특별히 배우자를 찾지 않는 사람이고, 상황적 독신은 결혼을 희망하며 배우자를 찾는 사람이다. 물론 두 그룹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독신인 상태를 어떻게 느끼는지, 그 상태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지는 차이가 있다.

 -혼자 살아도 괜찮아, 엘리야킴 키슬레브, Being, p141-


    시장세분화를 한 단계 더 깊게 파고들어 하고 있으니, 마케팅적 인사이트가 깊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어쩌면 이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통칭하여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 되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같은 독신이더라도 그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니즈가 파편화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 까지 저자는 아래와 같이 지적하고 있으니, 이게 바로 고수의 품격이다.


물론 소비 습관은 독신들 내에서도 유형별로 다양하게 나뉜다. 가령 선택적 독신이나 신세대 독신들은 개인주의 성향과 즐거움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오락과 여가 생활에 더 많은 지출을 할 수도 있다. 반면 상황적 독신, 특히 이혼이나 사별을 한 독신들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돈을 쉽게 쓰지 못할 수도 있다. 어쨌든 이런 차이를 연구하려는 시도가 지금까지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이제는 이에 관한 연구도 시작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를 토대로 기업과 우리 사회 전반이 독신 인구의 유형에 따른 차이를 좀 더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혼자 살아도 괜찮아, 엘리야킴 키슬레브, Being, p256-


[독신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


    저자가 이야기하는 다양한 독신자들의 행동과 선호성향을 살펴보면 이를 바탕으로 어떤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나도 현업에 적용할 수 있는 팁들을 굉장히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대략 공통적인 내용들을 묶어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대안적 네트워크에 대한 니즈: 네트워크화된 개인주의 / 사회적 자산 / 탈전통적 친밀감 / 근무환경에서의 사회적 환경 고려

자기관리에 대한 니즈: 직업개발 / 학습에 대한 욕구 / 다양한 교육활동 / 건강과 외적인 모습 관리 / 건강한 여가활동 / 집안일 문제에 대한 적극적 고려

탈물질주의: 자기표현/ 즐거움/ 자유/ 독창성/ 도전정신에 대한 욕구


    이러한 고객집단의 행동과 심리를 파악하면 실제 현업에서 어떻게 이들의 욕구에 소구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는지 고민할 차례다.


[독신고객은 언제, 어디서 지갑을 여는가?]


    특히 마케터라면 이 책의 7장 '행복하게 살아갈 독신의 미래' 부분에서 '독신의 미래와 소비주의'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이 부분은 떠오르는 신흥 시장으로서의 독신 인구들의 소비패턴을 다양한 통계자료를 앞서 이야기한 키워드를 연결시키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소비자 지출 보고서를 보면 독신들은 수입의 많은 부분을 의류, 식료품, 외식, 여가활동, 문화생활 등에 쓰고, 지출 규모 또한 커졌다. 구매 패턴을 보면 독신들은 리스크에 더 관대하고, 가격에는 덜 민감하며, 브랜드를 더 따지고, 소비와 구매에 관한 편의성을 더 추구한다. 따라서 독신들이 보이는 이런 소비 특성은 향후 시장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혼자 살아도 괜찮아>, 엘리야킴 키슬레브, Being, p252-


    더욱이 다양한 산업군별로 독신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친절히 알려주니 마케터라면 이 부분을 읽으면서 눈이 크게 떠지고, 흥분한 채로 형광펜을 꺼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본 포스팅에서는 마케팅의 정의에서 시작하여 일 잘하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설명하고, 그 중 시장 세분화 전략 중 인구통계학적 세분화의 중요성을 밝혔다. 그리고 오늘날 마케터가 반드시 공부해야 할 독신 고객그룹에 대해 정말 자세히 풀어내고 있는 명저, <혼자 살아도 괜찮아>를 소개하였다. 그러니 마케팅 직무를 꿈꾸는 취준생, 현직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모든 마케터들은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기를 자신있게 권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들은 반드시 바로 움직여야 한다. 왜냐하면 당신들의 움직임은 단순히 회사의 매출을 책임지는 것을 넘어서, 사회 전체적 측면에서 행복한 싱글라이프를 만들어나가는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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