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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ovator Feb 04. 2020

꼴도 보기 싫은 상사를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

서평_<자기경영노트>_피터드러커_한국경제신문

[지옥같은 회사생활]



    직장인은 현행 근로법 기준으로 하루 24시간 중 8~9시간, 즉 하루의 약 40% 정도를 회사에서 보낸다. 이 시간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완수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힘이 든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지만 아침마다 샤워를 하며 늘어나는 뱃살과 한 웅큼씩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자니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하나"라는 자괴감이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자고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바라보며 애써 흔들리는 멘탈을 부여잡고 출근길에 나선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일까? 왜 우리는 소중한 하루의 40%에 해당하는 시간을 지옥불에서 견뎌야만 하는 것인가?


[무엇이 회사를 지옥으로 만드는가?]


    조사에 따르면 비단 스트레스성 과체중과 원형탈모의 원인이 단순히 업무 그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 


2019년 9월, 중앙일보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7,129개 기업에 종사하는 6만 7,462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관계'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 관계 만족도에 있어서 상사와의 관계 점수가 100점 만점에 평균 47점밖에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직장에 대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지표들 중 상관계수가 가장 높았던 항목은 상사의 지원(0.45)으로 집계되었다. 



이 말인 즉슨,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상사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며,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를 괴롭히는 상사는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면서 희열을 느끼는 변태 혹은 새디스트일까? 혹은 '나도 당했으니 너도 한번 당해봐!'라는 심리로 우리에게 고통을 친히 부여하는 속좁은 인간일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대체 왜 상사와 관계가 힘든 것이란 말인가! 우리는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의 올바른 인간관계]


    일단, 우리는 상사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좀더 큰 범주에서 직장 내에서 올바른 인간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드러커는 그의 저서 <자기경영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생산적이라는 것이야말로 바로 '올바른 인간관계'에 대한 단 하나의 타당한 정의다. 어쨋든, 어떤 작업 또는 특정 과업과 관련해 발생하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그 관계가 아무런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따뜻한 감정이나 유쾌한 농담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또한 상호기만에 대한 가면극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결과를 얻게되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면 종종 거친 말투를 주고받는다 해도 인간관계를 파괴하지는 않을 것이다.

- <자기경영노트>, 피터드러커, 한국경제신문, p78 -

    회사라는 조직은 근본적으로 성과를 내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존재이유다. 그 안에서 동료, 상사와의 관계는 술 한잔 더 따라드리고, 아첨을 하고, 밥을 사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당신이 상사라면 달콤한 아부와 아첨으로 좋은 말만 해주고, 당신이 하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주며, 회식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술을 돌리지만 일을 정말 못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 아니면 다소 싸가지 없어보이기도 하고, 입바른 말만 해서 밉상이지만 주어진 업무에 있어서 항상 기대이상으로 추종을 불허하는 퍼포먼스를 내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 나라면 닥치고 후자겠다. 혹여 전자의 인간유형이 승승장구 하는 반면 후자의 인간유형이 만년과장으로 머무르는 조직이라면 당장 이직을 준비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어차피 그 회사는 오래 존속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내 탓일 수 있다]


    다시 논점으로 돌아와서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상사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이유가 단순히 상사의 변태적인 성향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 원인이 나에게 있을 수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나의 업무능력이 상사가 기대하는 것보다 낮거나

둘째, 상사가 생각하는 업무 진행방향과 나의 업무 처리방식이 서로 다르거나

셋째, 상사가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지 못하거나 (상사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강점을 돋보이게 하지 못하고 있거나)


[상사와의 관계개선 방법 (1): 실력을 높여라!]



    그렇다면 상사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첫 출발점은 나의 실력을 높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업무성과는 높아질 것이고, 상사가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동의한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견적을 내야 한다. 그리고 전력을 다하여 자기계발에 집중해야 한다. 피터드러커는 이와 관련하여 아래의 질문을 통해 우리를 돕는다.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헌은 무엇일까?'라고 스스로 질문하는 사람은 사실상 다음과 같이 묻는 것이다. '나는 어떤 분야에서 자기계발이 필요한가? 내가 책임을 지고 있는 공헌을 달성하기 위해서, 나는 어떤 지식과 기술을 터득해야 하는가? 나의 강점 가운데 어떤 것을 작업에 적용해야 하는가? 나 자신에게는 어떤 기준을 설정해야 하는가?'

- <자기경영노트>, 피터드러커, 한국경제신문, p84 -


[상사와의 관계개선 방법 (2): 상사의 강점을 활용하여 그를 빛나게 하라!]


    그 다음으로는 업무적으로 상사와 긴밀한 얼라인먼트를 구축해야 한다. 보다 와닿게 말하자면 상사가 빛나보일 수 있도록 보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상사에게 아첨하라는 말과는 완전히 다르다. 업무 영역에서 나의 성과가 곧 상사의 성과로 연결되도록 하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사를 빛나게 하면 결국 그 공은 나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 설령 그렇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나의 실력은 당연히 높아질 것이니 결국 나의 성장을 위하는 것과도 마찬가지다.



부하는 아첨을 함으로써 상사의 강점을 활용하지는 않는다. 그는 먼저 무어싱 올바른 일인지를 따져보고, 그것을 상사가 받아들일 수 있는 형식을 갖추어 제시함으로써 상사의 강점을 활용한다.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근로자는 상사도 인간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상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강점도 있고, 여러가지 한계도 있다. 상사의 강점을 활용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상사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그것은 부하 자신의 목표도 달성하게 해줄 것이다. - <자기경영노트>, 피터드러커, 한국경제신문, p120 -


    그렇다면 상사를 빛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먼저 상사의 강점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예를들면 김팀장은 데이터를 통해 날카로운 통찰을 집어내는 강점이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에게 정확한 데이터를 정리해서 보고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반면 박팀장은 핵심을 짚어냄과 동시에 수려한 프레젠테이션 스킬로 청중을 압도하는 강점이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박팀장에게는 논리적이고 시각적으로도 잘 정리된 PPT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그를 빛나게 하는 방법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상사와의 관계는 180도 달라질 것이다. 상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하게 보조하는 부하직원을 미워할 상사가 어디있겠는가? 이에 대해 피터드러커는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근로자는 상사의 강점을 잘 활용한다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므로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나의 상사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가 정말 잘 해오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가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가 성과를 올리도록 하기 위해 내가 도와줄 것은 무엇인가?'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근로자는 상사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 <자기경영노트>, 피터드러커, 한국경제신문, p120 -


[보다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하여]



    서두에서 말했듯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라는 공간에서 보낸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상사와 관계를 맺으면서 업무를 진행한다. 어차피 다녀야 할 회사이고, 어차피 대면해야 할 상사인 것이다. 상사와의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나의 실력을 쌓아야 한다. 이를통해 명백한 성과를 내야 한다. 또한, 상사의 강점을 빛나게 보조한다면 분명히 관계는 개선된다. 실력이 곧 신뢰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나의 몸값을 높여주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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