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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소한 Nov 21. 2024

이토록 치밀한 업체 미팅..

업체 미팅이 장난이니?

** 직장 생활을 하며 겪은 경험들을 글로 풀어내며, 첫 사회생활을 하는 신입사원들이 이 글을 읽고 각자의 조직에서 잘 적응했으면 하는 생각으로 적는 글입니다. **



 당시 일하던 팀에 발령을 받은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다. 어느 날 사수님이 "오늘 전에 연락하던 업체에서 한 번 방문해서 우리랑 미팅을 하고 싶대. 미팅 좀 잡자."라고 말씀하셨다. 이제는 나도 미팅쯤은 문제없이 잡을 수 있지 하는 생각을 했다. 완벽한 미팅을 위해 미팅 날짜, 시간, 방문 인원수 등을 파악하고 해당 날짜와 시간에 맞는 사내 회의실을 예약했다. 미팅 날 방문 인원수에 맞게 음료는 세팅하면 되고, 미팅 시 필요한 자료도 미리 확인했다.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끝났다고 생각했으나, 회의 당일날 생각지 못하게 또 한소리를 들었다.


오늘 우리가 업체와 어떤 주제로 미팅을 하는지 알고 있니?
 그렇다면 미팅 주제 및 내용 관련해서 간단한 정리가 있어야지

그리고 실제 회의실에 가서 빔 프로젝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다 체크해 본 거니?
의자라던가 책상의 상태, 그 밖의 회의실 내 시설물 체크는?


 미팅 준비하자고 해서 열심히 회의실 예약하고, 인원수에 맞게 음료까지 세팅하며 나름 완벽하게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지없이 한소리 들으니 시무룩 해질 수밖에 없었다. 속으로는 '이런 거 좀 미리 알려주면 안 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사수님 입장에선 그건 굳이 얘기해 줄 필요가 없는 당연한 요소였다. 그 정도는 알아서 준비하겠지.. 하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그때의 나는... 사람보다는 사람의 지능을 흉내 내는 원숭이에 가까운 단계였으므로... 기대가 높으셨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번엔 왜 뭐가 문제였던 걸까?


 

업체 미팅은 왜 하는 걸까?


 회사마다 업체와의 미팅을 진행하는 이유가 제각각이겠지만, 대체로 메일로 양사 간 업무에 대한 공감을 진행한 후 한쪽에서 상대방 회사에 방문하게 된다. 방문의 목적은 보통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업무의 진행 상황에 대한 공감 및 메일로는 논의하기 어려운 사항들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위해서이며, 두 번째는 양사 담당자 간 안면을 트기 위해서다. 업체 미팅을 진행하면서 방문하는 쪽에서는 상대 회사의 업무 분위기, 담당자에 대한 첫인상, 회의 준비 정도, 업무 협의 만족도 등에 따라 해당 회사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또는 부정적인 인상을 받게 된다. 물론, 방문객을 맞이하는 쪽에서 전반적인 회의 준비를 잘하고, 회의도 잘 진행되면 해당 회사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되며, 준비가 미흡하거나 담당자의 태도가 불량 혹은 기타 시설물들이 제대로 구비되지 못하면 그만큼 회사의 이미지가 깎인다. 결론적으로 업체 미팅은 상대 업체에게 본인이 소속된 회사의 전체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며, 나의 잘못된 행동 하나로 회사 내 전체 구성원들의 이미지가 깎일 수도 있는 것이다.


업체 미팅은 단순한 업무 논의 목적보다
상대방에게 본인의 회사를 처음 소개하고
회사의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더 중요한 목적이 있는 것이다.



 위의 맥락에서 나의 사수는 내가 기존 회사 내부 인원 간 업무 미팅 보다 더 철저하게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준비가 미흡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신입사원의 입장에서 업체 미팅 준비는?


 업체와의 미팅 전 미팅 날짜, 시간 조율, 회의실 준비, 방문 인원수에 맞는 음료 준비(물, 커피, 혹은 기타 음료수) 정도를 미리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관련해서는 이미 '2화. 직장상사와 회의실'에서 설명을 했다. 그렇다면 업체 미팅에서 추가로 더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1. 안건 정리


 업체 미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의 시간이다. 회사 구성원과의 팀미팅은 보통 1시간 정도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2~3시간 혹은 그 이상도 진행할 수 있다. 왜냐면, 설령 오늘 뭔가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내일 다시 만나서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체 미팅은 다르다. 보통 1시간 정도 진행되며, 회의 시간 내 담당자 간 첫인사, 안건 논의, 추가 협의사항 공감 등 많은 것들이 진행된다. 오늘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내일 또 만날 수 없기에 짧은 시간 안에 신속한 진행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회의에서 '오늘 안건이 뭐죠?'와 같은 말보다는 미리 안건을 자료로 정리해 가서 '오늘 논의할 안건은 2개이며, 각 안건별 세부 논의사항은 전달드리는 자료의 내용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첫 번째 안건부터 논의해 보시죠.'와 같은 전개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회의 안건 자료의 경우 본인이 작성 후, 참석할 사수에게 먼저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좋다. )


** 회의 안건 정리 예시 **

[ 2025. 01. 15 ] xx 업체 미팅 안건 정리

 1. 브랜드 입점 시 입점 점포 협의

  > 브랜드 측 희망 입점 점포 vs 당사 희망 입점 점포
    * 브랜드 희망 : 00점, 00점  / 당사 희망 : 00점, 00점

  > 입점 기간 협의
    * 당사 : 반년 단위 계약 갱신 / 브랜드 : 연단 위 계약 갱신

  > 기간 중 당사 독점 점포 가능 여부 ( 특정 지역에서는 동업계 점포 입점하지 않는다 )
    * 당사 00점 경쟁지역 내 동업계 점포 xx점, yy점 입점 제한 ( 제한 기간 有 )


 2. 점포별 마진 협의

  > 브랜드 측 희망 마진 vs 당사 희망 마진
   * 브랜드 희망 : 20 마진(입점 전점포) / 당사 희망 : 20~25 마진(점포별 차등 적용)

  > 세일 혹은 행사 기간 중 마진 변경 가능 여부 확인
   * 행사기간 중 마진 최대 2~3% 증가 가능한지
....



2. 회의실 점검

 안건에 대한 자료정리가 끝났다면, 실제 회의가 진행될 회의실에 당일 아침에 미리 방문하여 회의실 청결 상태, 의자 개수, 실내 온도(겨울/여름에 따라 실내 온도를 미리 세팅해 두면 좋다.), 빔프로젝터 작동 여부 등을 미리 확인하여 회의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한다. 물론, 항상 업무 공유가 중요하므로 회의실 상태도 확인 후 사수에게 공감해 주는 것이 좋다.



3. 회의록 작성

 회의가 끝났으면, 회의가 어떻게 진행되었고 안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협의가 이루어졌는지, 기타 중요한 사항은 무엇이었는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의가 사람 간 대화로 진행되다 보니 사실상 회의를 주도하는 실무자들은 빠르게 대화를 진행하는데 집중하지 세세한 부분들은 회의 종료 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회의록 작성은 중요한 내용들만 따로 기록하여 놓치는 부분이 없게 하도록 하려는 목적과 상대 업체에게도 우리가 회의 내용을 잘 숙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 두 가지 목적이 있는 것이다. ( 회의 종료 후, 상대 업체에서 회의 때 얘기했던 내용을 말할 때 우리가 모르고 있다면 그것 만큼 부끄러운 일도 없다. )


 대체로 회의 진행 시 다대다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 회의 참가자 중 말단 사원들이 아이패드 혹은 노트북으로 회의 내용을 정리하는 편이다. 그러므로, 신입사원의 경우 사수(혹은 더 윗사람) 들이 진행하는 회의 내용을 기록해야 하며, 회의 종료 후 자리에 가서 20~30분 정도 회의 내용을 간단하게 중요사항만 정리 후 사수에게 공감하는 것이 좋다. ( 물론, 사수가 회의록을 읽은 후 피드백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피드백에 맞게 자료정리를 다시 하거나, 내용 추가를 한 후 재공감 하면 된다. )


 

결론적으로 업무 미팅이란 업무 진행을 위한 목적이 제일 크지만,
본인 회사의 첫인상을 심어주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다.

성공적인 업체 미팅을 위해 아래의 3가지만 잘 준비하자

1. 회의 안건 자료 준비
2. 회의실 점검
3. 회의록 작성

위의 3가지만 잘해도
보통 신입은 아니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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