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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Oct 27. 2023

네가 없는 날에

Demian p.17 hope flickered inside me

[외사랑 4]


네가 있다는 걸 몰랐을

난 내가 가장 행복한 줄 알았어

네가 내 눈에 들어온 날

너도 날 마주 았었던가


매일 밝은 햇살로 네가 오면

나는 어서 뛰어가 네 그림자를 훔쳐와

일기장에 끼워두고 잠자리에 들어

그렇게 매일 너를 눈에 넣다가

그렇게 매일 너를 귀에 읽다가

하루라도 마주하지 못한 날에는

네가 없는 시간 그 하늘을 보며

마냥 허전히 기다리게 되


어쩌면 네가 없는 날들을

오래 견뎌야 할 거리라서

더 애달파야 하는 건가

어쩌면 너를 보지 않아도

마음 편해질 날을 기다리는 게

그저 순리라서 아픈 건가

허공 같은 기다림이

통증으로 알알이 박혀도

나는 그저 하염없으니


오늘 한 번만 너를 볼 수 있다면

이제 더 바랄 것도 없을 텐데

스치고 나면 그 여운에 애타서

계속 더 바라게 될까

거짓말일지라도 신께 빌어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보게 해 달라 하고 싶어


제발...

이번만...

오늘만...

바로 지금...

한 시간만...

딱 한 번만...

마지막으로...

진짜 끝으로...

내일은 소용없으니...

다시는 부탁하지 않을 테니...


단어를 바꾸면

신이 다른 말인 줄 알고

계속 들어줬으면

좋겠어


지금

어딨니



그림 - 자작나무 숲 by 희수공원 231026

실험 - Demian 원서 왼손 필사 10분, 표현/문장 선택, 영어 마음, 그리고 한글 마음 (주제 1-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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