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인가 구조인가
별의별 실수가 많아지고 있다.
제대로 못 보는 실수
눈이 삐었니
제대로 못 치는 실수
손이 삐었니
급하게 넘기는 실수
정신이 삐었니
흥분해 지나는 실수
마음이 삐었니
별의별 상상을 다 해본다.
눈이 없어도 제대로 입력이 되었으면, 손이 없어도 타다닥 경쾌히 제대로 타이핑이 되었으면, 아무리 시간에 쫓겨도 잠시 유체이탈해서 한번 더 살피는 습관이 생겼으면, 아무리 기뻐도 온전한 마음을 위해 보내기 전 딱 한 번만 더 읽을 수 있었으면,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이 글자로 새겨져 온전히 원하는 곳에 닿았으면...
별의별 탓을 다 해본다.
눈이 제대로 진화가 안 돼서 맹점이 너무 큰 건가. 혹시 내 망막과 시신경 위치가 서로 바뀌어 있는 건 아닐까. 맹점 훈련을 하지 않아서 자꾸 맹점이 자라나는 건가. 내 시신경 다발이 너무 굵어 빛을 받아들이는 망막을 밀쳐내고 있는 건 아닐까. 다음 생에는 맹점이 없는 완벽한 눈을 가진 문어나 낙지로 태어나야 할까.
결국 뇌도 빛으로 세상을 받아들여 슬쩍슬쩍 속여가며 퍼즐 맞추며 산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구석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하필 내가! 하필 그때! 그런 실수를! 자주 할 수 있다... 고 생각하고 싶지만 벌어진 일에 금세 합리화가 안된다. 발등 찍으며 일단 어제 하루 실컷 속상했다.
오늘은 새로운 다짐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날이다.
그림 - 愚木混株 Cdd20_Pixabay
참고 자료 - 맹점의 생리학 by 동아사이언스 20150901
#라라크루 (1-8) #라라라라리팅 오늘은 제대로 차분히 한번 더 생각하는 순간으로 수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