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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Nov 21. 2023

캐럴이 들려

0527

때 이른 캐럴이 흘러나온다.

세상의 모든 크리스마스 송은 어쩜 하나같이 성탄절다울까.

크리스마스는 캐럴이 거의 완성한다.

11월의 크리스마스가 잠깐 스쳐간다.

눈과 매서운 날씨만 곁들인다면 완벽해질 것 같다.

음악만으로도 성탄절이 된다.

다소 따뜻한 날의 캐럴은 몽환적이고 신비롭다.

12월의 성탄보다 차분한 캐럴이 어울린다.

재즈 풍의 캐럴을 들을 때에는 가사를 해체하고 싶어 진다.

크리스마스 풍경이나 사연들을 들려줄 것도 같고 성탄절의 쓸쓸함을 털어놓기도 할 것 같다.

지금 흐르는 캐럴들의 플레이리스트를 풀어놓자면 이러하다.


- All For Christmas - The Noel feat. Sam Shore

-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 Jamie Miller

- Carry A Song - Wildson feat. Ed Mills

- Christmas Day - Foster

- Christmas Moment - Bluma Petersen

- Christmas Spirit - Olly Arnold feat. Jimmy Burney

- Christmas Time - Olly Arnold feat. Jimmy Burney

- I'm Coming Home For Christmas - Loving Caliber feat. LaKesha Nugent

- It's Just Me Again - Sture Zetterberg

- I Will Be Missing You - Wildson feat. David Manuel

- Merry Christmas To You - Loving Caliber feat. Andy Delos Santos  

- O Come, All Ye Faithful - Snow Dept. feat. The Evergreen Trio

- Silver White - Slowfly feat. Revel Day

- Sweat On Me (Jazz Version) - Hara Noda feat. Tape Machines

- The Magic Of Christmas - Made Of Snow feat. Sarah Gardner

- The Wonders Of Light - Snow Dept. feat. Sebastian Forslund

- Time for Christmas - Wildson feat. Ed Mills

- Under the Tree - Olly Arnold

- Warm On A Christmas Night - HONNE

- When The River Is Calling - Stonekeepers feat. Revel Day


하나같이 호들갑스럽지 않아서 크리스마스의 또 다른 속살을 만나는 기분이다.

조용히 캐럴을 들으며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 진다.

정성껏 붉은 편지지에 적은 후 초록색 봉투에 넣어 크리스마스 씰을 붙여 보내고 싶다.

캐럴은 엉덩이를 들썩거리게도 하지만 작가에게는 손끝을 들썩거리게도 한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기적이 일어날까.

루돌프의 코는 여전히 붉을까.

산타 할아버지는 걸어둔 양말에 어떤 선물을 넣어줄까.

키보다 더 큰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하얗게 함박눈이 소복히 쌓일까.

이 모든 세상의 낭만이 스마트폰의 자그마한 카카오톡 방에 모두 구겨져 들어갈까봐 미리 두렵다.

편리해서 끔찍한 일이 크리스마스에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다웠으면 좋겠다.


https://brunch.co.kr/@voice4u/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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