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학생들의 첫 수업은 별명을 제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신만 알아보도록 성적을 공지하기 위함이다.
몇 년 전, 한 학생의 별명이 지금까지도 마음을 어지럽히곤 한다.
'독거노인'이라는 별명을 보자마자 온갖 관련한 짠한 상상과 감성으로 내내 그 학생 주의를 맴돌았었다. 지금은 잘 지내고 있을까.
이름이나 별명은 그 사람의 정체성이어서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수업에 들어온 어떤 학생의 별명이 '외계인' 또는 '영심이'라면 나는 그 학생이 어떤 엉뚱한 질문을 할지, 과제를 얼마나 이상하게 수행할지, 무슨 사고를 칠지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이름이 주는 영향은 무의식적인 심리적 고착으로 이어져 자신의 미래를 원치 않는 방향으로 바꿀 수도 있다.
독거노인
영하 10도
따뜻하게 돌봐줘야 할 온도, 아님 얼어 죽는다.
사진 - 내 별명에 어울리는 컬러풀 무늬, 나의 스커트 20230826
#라라크루 (Old mission) #라라라라이팅 별명은 정체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