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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Dec 15. 2023

기울여야 해

0551

기울여야 해


귀가 아닌 몸 전체를


조금이나마 알아차리려면


이 글을 더 이상 읽어내지 마


아무것도 모를 거야


글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헤아리지 않으면 기울일 이유도 없을 테지


모든 행간은 글 사이에 없지


네 마음으로 옮겨간지가 언제인데


말하면 읽으려 하고 글 쓰면 들으려 하고


올바로 돌려놓아도 똑같을 거야


여전히 뻣뻣한 몸을 비스듬히 기울여봐.


귀를 닫아도 들리고 눈을 감아도 보일 거야


헤아릴 줄만 알면 그만이지


밖에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지


번거로워도 들어가야 헤아릴 수 있지


https://brunch.co.kr/@voice4u/430


기울여야 해


피사의 탑처럼 조금 기운다고 무너지지 않아


비균형에 호들갑이 부끄러웠지.


기운 것들은 숭고했고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어.


불쑥 인간다운 기울기로 서자 모든 타자가 환히 열리고 무지개다리가 놓이고 오솔길이 생기더라.


어제는 길을 걷다가 휘청거렸지.


인간은 강한 대상에는 버텨도 가녀린 것들에는 어쩔 줄 모르고 흔들리지.


기울이기를 게을리하면 무작정 휘청거릴 거야.


https://brunch.co.kr/@voice4u/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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