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발작 버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수공원 Jan 12. 2024

교묘한 의도

#라라크루 금요일 문장 공부 주제 - 주객전도(主客顚倒)

글을 쓸 때 글의 주인으로서 나 이런 사람이야 한다. 글은 진심을 담는다고들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때는 나의 본성을 다르게 보이기 위한 교묘한 위장을 한다. 나는 이런 부끄러운 욕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저런 예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예쁘게 잘 살고 있다. 그래서 만나면 더 예뻐지고픈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과 같이 있고 싶다.


글을 냅다 던진다. 명중?... 인가? 


아핫! 착각은 자유다. 갑자기 타인의 짧은 글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사실 당신은 부끄럽단 거잖아. 예쁜 욕망으로 포장한들 당신 글엔 부끄러움 가득이니 당신 부끄러움을 똑바로 마주하고 진심으로 반성문을 쓰는 게 좋겠어. 왜냐면 모든 욕망은 고통이 수반되잖아. 당신이 지금 얼마나 괴로운지 다 알아. 당신 고통이 내게 보인다는 건 당신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그걸 안다는 거야. 쯧쯧쯧! 


나는 깨닫는다. 타인의 글이 내 글의 진심이고 주제였음을. 나는 나를 저 높은 귀한 객사(客舍)에 모시려다가, 돌연 객사(客死)하여 자리를 내주고 만다. 


타인의 글이 내 글의 영혼을 덮는다. 


주인은 죽고 객은 진심이니.



#라라크루 #라라라라이팅 금요일의 문장 공부 주제 - 주객전도(主客顚倒)

매거진의 이전글 미련은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