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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Jan 27. 2024

다르게 듣는 귀

#라라크루 금요문장 주제 - 인간관계 제1원칙

by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비판하지 말라(Don't criticize.)

비난하지 말라(Don't condemn.)

불평하지 말라(Don't complain.)


[실화]


대학교 1학년 한 후배의 생일에 그 후배를 아끼는 같은 과 선배 둘은 생일 선물을 상의한 끝에 달걀 모양의 양초 두 개를 사서 전했다. 그런데 그 이후 그 후배는 두 선배를 슬슬 피하고 만나려 하지 않았고, 자신과 친한 동기에게 마음을 털어놓았다.


'선배들이 자기를 너무 못되고 쓸모없는 인간으로 아는 것 같다. 새로 태어나라는 의미의 달걀 모양과 세상에 빛이 되라는 양초 선물을 나한테 했더라. 정말 기분 나빠서 죽을 뻔했다.'


그 선물을 했던 선배에게서 이 말을 전해 들은 나는 가슴이 서늘하고 막막했다. 선물을 원래의 좋은 의미 그대로만 받아들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떻게 갓 스물이 된 사람의 사고가 저렇게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피해 의식이나 열등감에 멍든 사람처럼 보여서 나는 4년 내내 나의 동기였던 그 아이와 거리를 두고 지냈다.


피해 의식이나 열등감, 또는 끊임없이 비교하며 사는 사람들은 자신을 방어하고 정당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비판하고 비난하며 불평한다. 상대방을 끌어들여 동의하라는 강한 압박 전략도 필수다. 이런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조심해야 할 유형 중 하나다.


그 이상 증상의 후배, 즉 내 동기도 빛과 같은 '선물'의 가치와 기쁨에 집중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마도 살아온 경험들이 부정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매번 비교를 당하며 열등감을 키웠을 수도 있겠다. 모두 같이 있을 때는 쿨한 척, 밝은 척, 모든 것을 다 수용할 수 있을 것처럼 굴다가,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될 것들에 집착하고 비판, 비난, 불평을 하곤 했었다.


선물의 의미를 다르게 보는 사고는, 말이나 글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말을 한 사람과 듣는 사람의 의도가 다른 경우가 많다. 항상 긴장이다. 하지만, 어떤 말이나 글이든 우선 긍정적으로 낙천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배우는 넓이도 관계의 깊이도 더 크게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별 의미를 두지 않고 호기심에 농담처럼 했던 나의 한마디가 다른 의미로 전해진 듯한 이상한 분위기를 지켜보면서, 나는 잠깐동안 내가 경솔했구나 생각했다. 일전에 그가 첨부했던 파일 제목에서 세상에 대한 짜증과 사람에 대한 실망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계속 조심하는 중이었다.


생각의 시작과 함께 바로 행동을 하는 나를 자랑으로 삼아 왔으나... 이미 늦었다. 그리고 곧, 상대의 귀가 낙천적으로 듣는 귀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가 넓은 우산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틀리지 않기를 바랐다. 상황은 내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는 중은 아니다. 나는 관망 중이다. 겁도 난다.


이후, 내가 할 일은 그를 향해 '그건 그 뜻이 아니라...' 변명하거나, '가벼운 말을 왜 이리 삐딱하게 듣냐'는 비난을 하거나, '난 왜 이 모양일까, 좀 더 참고 한번 더 생각할 것이지, '라고 나 자신에게 불평을 하기보다 내 갈 길의 범위를 정해 나가는 것이다.


짧은 인생, 맞지 않는 사람과 맞설 필요는 없다. 특히, 열등감이나 피해 의식이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게 맞다.


관계는 고정되지 않는다. 강에서 바다로 흐르는 물처럼 어구도 만나고 병목 구간도 만나고 갈라진 땅에서 마르기도 하다가 넓고 자유롭게 달려 다시 만나기도 한다.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풀어나가려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먼저겠다.



사진 - 우유처럼 보이는 '커피, 홍차'의 반전 이미지

#라라크루 금요문장 스터디 #라라라라이팅 - 긍정적으로! 낙천적으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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