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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Jan 27. 2024

별 달았어요

경계에서 뛰어놀다 어퍼컷 한방

새로운 일이 생기면 흥분하게 된다. 이건 도파민이 아니라 아드레날린이다! 




비뚤어지고 싶은 날의 행적인 너 금 밟았어부터 살짝 벗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두통으로 세포가 녹아들듯 한 새벽에 퍼뜩 생각난 단어 하나를 붙들고 이를 악물고 늘어져 말놀이를 했던 두통의 시발(始發)에서 살금살금 심각한 장난기가 돌았다.


브런치 운영팀에서 뭔가 검열을 한다는 것을 사실은 믿지 않아 왔다. 브런치에 입성하려고 둘러보던 중 영어로 끄적인 마약이야기, 한글로 끄적인 쎅쓰이야기에 브런치 이거 뭐지? 했던 때가 약 8개월 전이었기 때문이었다. 자기를 찾아가는 글을 참 노골적으로 잘도 쓸 수 있는 공간인가 보다 했었다.


'브런치 작가, ' 사실 나로서는 지금도 합당치 않은 타이틀 같아 부끄럽다. 하지만 들어와 살펴보니 진심으로 글 쓰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안심하고 차분히 나의 얘기, 내 가족의 얘기를 쓰다가 내 속을 홀딱 뒤집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도 내 진심이란 걸 글로 써보자. 그리고 마음껏 놀아보자. 글을 읽으며 치유받고 글을 쓰며 상처 딱지가 떨어져 나가고, 어떤 글에는 팬이 되고 어떤 글에는 동료가 되고 어떤 글에는 보호자가 되었다가 어떤 글에는 손님이 되고 또 어떤 글에는 관객이 된다. 세상 철철 넘치는 기쁨을 마구 흘리며 지냈다.


댓글에 웃고 울고 세로토닌 주체를 못 하며 살다가 친구의 통증에 내 통증을 더해 더 힘껏 살기로 하면서 겁이 살살 없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마주하게 되었다. 원래 세상 무서운 줄 몰라서 겁은 없었지만 남들이 보기에 있을 수도 있는 가능성의 겁마저도 깡그리 상실하는 지경에 이르러 두통의 시발(始發)에 댓글을 꼼꼼 노골 버전으로 달았다. 


다음 날 깜짝 놀랐다. 브런치의 검열 체계가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운영정책 위배로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답글입니다.'


하하하! 고맙습니다. 앞으로는 브런치에 대한 제 기준을 끌어올려 더 곱게 살겠습니다 했다. 물론 AI 검열관일 가능성이 높다. 검열된 단어가 어떤 거였을지 속으로 웃으며 짐작하게 된다. 그래도 겉 단어로만 판단된 나의 댓글 맥락을 몰라줘서 쪼금 서운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감사하다.


브런치도 검열한다. 

브런치는 미통보다.

제깍바로 삭제한다.

경고장만 덩그렇다.

깜놀해서 엎드린다.

담부터는 잘할게요.


마치 사회에서 큰 잘못하면 별 단다는 속어처럼 브런치에서 내게 별을 달아 준 것 같다.


검열체계가 살아 있다는 것, 브런치스토리 시스템에 진심으로 고맙고 안심한다.


앞으로는 좀 더 자중하며 삐뚤어져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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