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The Righteous Mind
바른 마음이란 무얼까? 어떤 걸까? 사람들은 왜 정치와 종교로 나뉘어 싸우는 걸까?
Title: The Righteous Mind, Why Good People Are Divided by Politics and Religion Paperback – February 12, 2013
Author: Jonathan Haidt
Publisher: Vintage, Reprint edition
매체를 통해 대리 경험하는 정치와 종교에 대한 신뢰감이 쌓여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정말 많이 궁금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시시콜콜 정치판의 위선이나 종교인들의 자기기만을 까발리거나 평가하고 판단하는 책이 아니다. 그래서 더 마음 놓고 믿으며 끝까지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왜 나의 옮음과 그들의 옮음이 다른가에 대한 질문을 두고 인간의 본성을 가능한 한 깊이 들여다보면서 우리의 갈 길을 제안하고 있다. 바른 마음에 대한 책이니 역시 예측 가능한 제언, 그렇지만 쉬워도 제대로 못하는 것들이니 실천이 필요한 것 아닌가. 많은 연구 결과와 사회적 문화적 현상을 빗대며 서술하니 신뢰가 간다.
도덕성이 어디서 생겨나는가에 대한 실마리는 아이가 태어날 때 이미 많은 것들이 유전자에 코딩된다는 최근 관련 연구들로 증명되고 있다. 또한 동물 행동학과도 관련되는 내용들이 많아 흥미로웠다. 인간은 침팬지와는 90%의 유전자를 공유하지만 벌(bees)과는 10%가량을 공유한다. 인간이라서 꼭 이성과 도덕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며 필요할 때 묵묵히 협동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논리적 사고나 전략적인 추론이 먼저가 아니라 직관이 먼저라는 주장이,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달라 더 집중해서 파고들 수 있었다. 어쩌면 나 또한 직관이 먼저였는데 사회적으로 학습하면서 전략적 추론을 필수로 우선 고려하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윈의 이론과 닿아 있는 multi-level selection의 이해는 협력적 집단과 이기적 개별 개체, 각 수준에서의 압력과 해당 환경에서의 선호되는 행동의 이해로 이어졌다.
책 중반부를 넘기도록 multi-level selection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했는지 불안했는데, groupish의 협력과 맹목적의 특성을 이해하니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안도를 했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자살폭탄테러나 광신도의 심리를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초기 Moral Matrix는 5가지였다. Libertarian의 Liberty-Oppression은 이후 추가되었다. 2008년 TED에서 저자가 소개한 5가지 Moral Matrix에 대한 설명은 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미국 내 진보(liberals), 자유주의(libertarians), 보수(conservatives)의 대립과 갈등은 사실, 그들이 추구하는 바가 달라서라며 6가지 Moral Matrix를 제시한다. 서로 적당한 줄다리기를 하면서 잘 지낼 수 있을 텐데, 내 편이 아니면 귀 기울이지 않고 반기만 들려는 사회와 문화에 대한 경고는 이 책의 주제다.
진보주의자들(Liberals)은 억압당하고 있는 또는 탄압받고 있는 희생자들에 대한 배려를 가장 중요시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자유... 그다음이 공정함이다.
자유주의자들(Libertarians)은 개인적인 자유를 가장 신성한 가치로 여긴다. 그다음이 공정함... Z세대가 여기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보수주의자들(Conservatives)은 도덕적인 공동체를 유지해 나가기 위한 제도와 전통을 유지하는데 그 가치를 둔다. 진보주의자의 시각에서 이러한 특성은 어디에든 꿰어 맞추는 궤변에 통달한 닳고 닳은 전략가, 바로 원로의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세 개의 그래프로만 보기에는 보수주의자들이 가장 공평하게 가치 추구를 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겠다. 나는 충성심이나 권위, 존엄성에 가치를 두기보다 보살핌이나 자유, 공정함을 더 지켜야 할 도덕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보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명확하게 나의 정체성을 깨닫게 된다.
처음 책을 열었을 때는 Righteous에 중점을 두고 희망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었다. 사회 심리학자로서의 시각에서 많은 연구와 사회 현상들을 소개하는 부분이 흥미로웠고 특히 제3부에서 도덕성은 사람들을 결속시키기도 하고 맹목적으로 만들기도 한다는 부분에서 인간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
전체적으로 내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다섯 가지이다.
첫째, multi-level selection - 개인과 그룹의 층위에서 다윈을 이해하고자 했다. 개인 수준과 그룹 수준에서 필요한 특성을 가진 유전자에 대한 선호도와 선택 압력은 다르다는 것이다.
둘째, hive switch - 자신을 초월한 집단적인 에너지에 빠져 단결하게 되거나 맹목적이 되는 능력이다. 정치적 모임이나 또는 종교적인 행사의 뜨거움, 열기의 광적인 경이로움을 상상하게 된다.
셋째, 음양의 조화 - 하나의 음으로 진보를 두 개의 양으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를 설명하고 있는 점이 신선했다. 위 세 개의 그래프를 겹치면 조화로운 세상으로 귀결될까. 진보 입장에서는 충성심, 권위, 신성함에 조금 더 마음을 열고, 다른 두 정치적 입장 또한 진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그래프가 될 것이다.
넷째, 신무신론자(New Atheist) - 리처드 도킨스는, "No known culture lacks some version of the time-consuming, wealth-consuming, hostility-provoking rituals, the anti-factual, counterproductive fantasies of religion."라며 혹독하게 종교를 비판한다. 나도 대부분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종교는 어찌 되었던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며 결국 종교 때문에 더 나은 세상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저자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다섯째, 도덕적 체계에 대한 정의 - 저자는 거의 책이 종반으로 달릴 때에서야 정리하듯 요약한다. 연구하고 고민하며 다른 학자를 고찰한 결과 다음과 같이 정리한 부분이 안정스럽게 보인다.
진보, 자유, 보수주의자 관련 세 개 그래프 출처: https://righteousmi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