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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Apr 09. 2024

여유와 집중

2022년 필즈상, 수학자 허준이 교수 일과표

그의 여유와 졸업식 축사 몇 줄을 마음에 새기고자 한다.


여유와 집중을 배운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세 시간의 명상 또는 조깅, 혼자만을 충분하게 만끽하는 여유다. 사람마다 깨어 있는 편한 시간이 모두 다르다는 얘기를 들었다.


오후 5시부터 4시간을 가족들과 보낸다니 이 하는 행복한 여유다. 이들과 함께 하는 숭고한 여유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은 보물 같은 가치를 지닐 것이다.


정서적인 교감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만들어 평생의 심리적 안정을 보장하는 필수 요소다.


이러한 일과가 가능한 것은 낮 시간 동안 선택한 일에 대한 집중으로 효율적인 루틴을 만들어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9시 취침, 3시 기상이 편한 가보다. 내 루틴을 돌아본다.


한 대학교 축사에서 기억해야 할 부분을 남겨 두었다.

불확실하고 불투명하고 끝은 있지만 잘 보이진 않는 매일의 반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랍니다.

-- 허준이, 2022년 8월 29일


불확실, 불투명, 잘 보이지 않는, 길들지 말길,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 낯선 나, 아무 아쉬움 없이, 모두 내가 향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냥 뚜벅뚜벅 가면 된다.


'달콤함'의 중의성이 마음을 흥분시킨다. 또한 '폭력'도 '온전'도 '경험'도 '낯선 나'도 다 아쉽게 덜 닿아 있다. 이런 미치겠는 경계 상태는 아이들과 함께 할 수업의 온도를 높일 수 있다. 찜.


그럼에도 우린 미치지 않는다. 기어이 살아낼 뿐.



졸업식 축사 - 나무위키

허준이 교수 일과표 출처 - 수학동아 2022.8 특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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