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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Apr 28. 2024

바름에 취해

지루하지 않은 매혹, 바름

바쁜 혼돈과 지루한 틀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이쪽에서 보면 저쪽이 혼돈이다. 흐트러져 보임이 틈을 의미하진 않는다. 보임은 그저 유혹 같은 보임일 뿐이다. 함부로 들어갔다가 호되게 당하고 만다. 


너나 잘해!


혼돈 속의 질서를 추구하면서 질서 안의 혼돈을 질투한다. 결국 누구도 원래의 똑같은 바른 상태로 돌아오지 않지만 평형(Equilibrium)이 이루어진다. 아름다운 질서를 만나고 왔다.


틀을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며 고통스러워한다. 한 뼘의 틀인지 한 팔 길이의 틀인지 스스로 정한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속수무책 벗어나려고만 한다. 다시 뒤집어야지. 


아무도 틀 안으로 향하는 안간힘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틀 안의 안식은 틀밖의 자유를 완성한다. 뒤집어야지. 하이퍼큐브 안에 갇혀있는 듯해도 곧 뒤집어 우주를 삼킨다. 우주를 품은 사람을 만나고 왔다.



너도 뒤집어! 결국 나만 잘하면 되는 거였다. 


평생 살아온 자만(pride)을 부끄러움에 묻으며, 질서 안의 아름다운 혼돈을 세속으로 갈망하며 움켜쥐고 있던 손을 편다. 뒤집어 우주를 가질 아는 그의 자유를 마음껏 부러워했다.


혼돈과 질서와 틀과 우주를 모아 바른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다. 믿고 싶지 않은 현상이다. 나의 존재를 먼지처럼 만드는 시간이다. 내 질투의 눈길을 부끄럽게 채우는 공간이다. 


반성하는 나를 채우는 안도와 기쁨은 먼지가 된 나의 부끄러운 뜨거움을 걷어다가 이성으로 식혔다. 내 안의 쓰레기통을 비우는 시간이다. 쓰레기통 안에 구석구석 들러붙은 퀴퀴한 곰팡이를 걷어내고 조금 나은 쓰레기통으로 바른 공간 한 구석에 세워지는 시간이다.


나는 바른 사람을 만나 올바르게 세워진 쓰레기통이다. 쓰레기가 가득 차면 새롭게 게워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친구를 가진 능력 있는 쓰레기통이다.


물끄러미... 그의 바른 세계가 그립다, 지금.



사진 출처 - 하이퍼큐브(tesseract), 세상은 몇 차원인가? by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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