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수공원 Aug 07. 2023

[영화] Tibet, 두 개의 영화 후

허구와 진실 사이에서 몽롱하게 서있다

최근 티벳에 관한 영화 두 개를 봤다. 영화를 온몸으로 끌어안고 보았으며 급기야 영화가 끝날즈음에는 주먹을 쥐고 울음을 삼키며 두통이 났다. 평화는 왜 짓밟히는가. 단순하게 그렇게 끝내려 했다.


강박증이 도졌다. 제대로 살아갈 시간도 모자르면서...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본능적으로 더 알고 싶었다. 그런 것이 영화가 주는 하나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가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한들 만든 주체와 자본을 투자한 곳의 정치력에 움직이기 마련이다. 슬그머니 세뇌당하며 감동하는 것이다.


사실을 알고 싶었다. 그런데 실체를 알았다 싶으면 다시 정치에 휘말리는 나를 본다. 내가 보는 자료들이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는가. 나무위키를 뒤지며 티벳이 독립을 선언한 때인 1911년 신해혁명부터 온라인 신문인 아틀라스 Atlasnews, 시사정리, 중국 백년대란 중공 건국③…티베트 독립 짓밟다 편을 읽는 중이다.


나는 진실에 다가가고 있는가. 사실이라고 명기된 것들을 알아 갈수록 나는 내 입맛대로 고른 나의 정치학에 매몰되는 것은 아닐까. 떠도는 명언처럼 '세상에 진실은 없다'가 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역사는 쓰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바뀐다는 거 인정한다. 그러므로 나는 읽는 사람의 관점에서 받아들이면 되는 건가.


내가 정리한 사실은 이렇다.


티벳은 18세기 원과 청나라의 군사적 보호를 받은 적은 있을지언정 정치적 간섭에 휘말린 적은 없다. 중국은 이때를 중국령 이라보고 티벳은 외세의 정치 간섭이 있었던 적이 없었고, 엄연한 종교적(달라이 라마), 정치적(판첸 라마) 지도자가 있었으므로 독립국이라고 주장하며, 1911년 신해혁명 때 독립국이라 선언한다.


달라이 라마 13세가 판첸 라마 9세의 정치적 권력을 몰수하고 종교 지도자 역할에 충실하도록 세속적 영향력을 제한한다. 판첸 라마 10세가 초기에 중국에 협조하다 말년에 숙청당해 1989년 사망 후 달라이 라마 14세는 판첸 라마 11세 지명하지만 중국이 납치하여 현재까지 행방불명이다.


현재 중국이 뽑은 판첸 라마 11세는 친 공산당 성향으로, 1959년에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의 티벳망명정부와 티벳인들은 중국이 뽑은 판첸 라마 11세를 인정하지 않는다.


여기까지 따라오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일제 침략과, 독도를 일본땅이라 개풀 뜯어먹는 소리를 하는 근거들이 자꾸 겹쳐 떠올랐다.


1900년 고종 또한 칙령 41호로 독도는 우리 땅이다! 반포 하고도, 그 이후 주변 고위층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놀아나며 나라를 일본에 팔게 되는 건 티벳의 고위층과 다를 바 없다. 지금, 다시 찾은 주권이 무색할 정도로 독도만은 원래 일본 영유권이라는 허튼소리를 일본이 끊임없이 하는 중이지 않는가.


일본의 독도 강박은 독도 저 아래 깔린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조사해보지는 않았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충분한 근거가 있지만 정치적 예민함으로 하지 않을 뿐이라는 말, 이젠 듣기도 싫다. 시간 날 때마다 우리나라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외교부 독도를 들러보고 있다. 소극적인 애국심이라고나 할까.


1950년, 중국의 티벳 침략, 한국의 625 전쟁 발발, 한국 전쟁에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되었기 때문에 티벳이 국제 사회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는 여러 기사를 읽었다. 이쯤에서 마음의 통증을 느끼는 건 영화가 준 감성 탓이리라.


티벳 영화 두 편 보고 여기까지 왔다.




영화 1 - 티벳의 14대 달라이 라마의 서사다. 1935년에 태어나 1937년에 14대로 환생이 인정되었고 1940년에 공식적으로 즉위를 했다. 1950년 중국의 침략, 1959년 인도에 망명 후 현재 인도에서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 쿤둔(Kundun, 살아있는 신)은 비폭력운동으로 2008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영화 2 - 오스트리아 산악인 하인리히 하러(Heinrich Harrer, 1912-2006)가 1944-1951년, 7년간 티벳에 머물며 어린 종교적,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만남과 우정을 그린 실화 바탕의 영화다. 히말라야에 집착하는 유명 산악인, 무책임하고 개인적인 가장이 달라이 라마를 통해 성숙해 가는 심적 변화 과정이 흥미롭다.  


결론 - 영화로 티벳에 관심을 갖고 역사적인 사실들을 조금 더 알게 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오스트리아 산악인인 하인리히 하러가 사실은 히틀러 추종자였다는 것을 아는 순간, 영화의 의도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씁쓸함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단순 무지한 나의 얇디얇은 감성에 욕 한 바가지 했다.


영화는 순전한 영화적 목적과 감성으로 보고 이슈화된 주제에 대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 그것이 영화의 사명일 수 있다.


자료 - 영화에서 쿤둔이 하인리히 하러에게 말했던 티벳의 속담 하나를 내 수업 자료로 만들었다. 정치적인 오해가 일어날 수 있는 수업에서는 자제하기로 한다.


이 속담을 단순히 '걱정 따윈 하지 마!' 정도로 이해한다면 문해력을 고민해야 한다. 심리학적인 많은 이야기, 실천해야 할 여러 전략 전술들, 삶을 제대로 마주하며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더 깊게 할 수 있다.


달라이 라마의 거주지였던 199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티벳 라싸에 있는 포탈라궁


내가 쓴 이 글을 한 줄 요약을 하자면, 영화 보고 참 힘들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영화 두 편에 대한 비평, 후기, 또는 감상문이 아니다. 번외로 내가 사는 방법일 뿐!



낮의 포탈라궁 사진 © xccc_Unsplash

밤의 포탈라궁 사진 nrxfly_Pixabay

#라라크루5기 (1-5) #라라라라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에스뿌레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