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철학

[한영 번역] 실패 마니아 by 이숲오 eSOOPo

번역은 반역이란 걸 압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과 글과 마음이 만나는 때를 놓칠 수 없습니다. '실패 마니아'를 읽자마자 마음이 벌떡 일어났습니다. 일단 무대뽀로 들어가는 멋진 작품을 향한 번역행동학입니다.

된통 심한 고뇌와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의문 부호의 톤과 의미, 여전히 미해결 좌절 중입니다. 대체 실패가 아닌 순간을 맛볼수나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산문으로 갔다가 시로 갔다가 혼자 놀이하며 지쳤다가, 아이들과 수업 준비를 하며 그리고 수업을 하고 나서 깨달은 의미들과 표현들, 갈등과 수정, 실패의 쓴 맛의 끊임없는 향연이었습니다. 

원작에 가깝게, 하지만 시적인 함축 구조를 가지고 싶었습니다. 원작의 철학적 깊이를 맞추기 위한 표현을 고민하고 퍼즐을 바꿔 맞춰보면서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들에 더 빠질 수 있었습니다.

번역을 허락해 주신 이숲오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실패 마니아

실패 마니아

Failure Mania

주로 실패의 목록을 헤아리기를 즐긴다.

I primarily enjoy counting failures.

실패는 슬픈 것이 아니다.

They don’t stay in grief.

오늘에서 가장 실패한 것들이 나를 살게 할 것이다.

Each failure today keeps me alive,

성공의 안전함을 등지고자 함이 아니라 실패의 민낯을 마주하고자 함이 크다.

More like confronting bare-faced truth than avoiding the safety of success.

어차피 실패의 확률이 높아서 익숙하다.

I’ve grown used to it, the odds of failure high, inevitable.

익숙한 것들의 불온함에 대하여 되짚어본다.

I recall the sedition of the familiar.

실패의 맥은 성공의 그것보다 뜨겁고 가파르다.

The heartbeat of failure, hotter, steeper than success.

실패는 성공보다 탄력적이어서 반발력이 우세하다.

Failure's flexibility overpowers,

실패의 역동을 믿는다.

Its dynamics, a force I trust.

유사한 실패의 꾸러미들이 자발적으로 연대할 것이다.

A bundle of failures stands in solidarity voluntarily.

그것의 반응들은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다.

Their responses never in vain

기어이 실패를 실패하는 순간을 선사한다.

Ultimately presenting their own failing moment.

실패에 대한 한시적 감정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

I must not collapse under tentative feelings.

그것은 유혹이자 함정이다.

Failure's snare and temptation loom,

실패는 거듭될수록 실패가 아닌 쪽으로의 탈주를 꿈꾼다.

Repeating, dreaming of its own escape.

실패가 함유되지 않은 성공의 빈약함을 각오하라
Beware success untouched by failure

실패할 구실이 궁색하다면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실패를 선물 받기에 안성맞춤이다.

When reasons for failure run dry, writing resolves,

그래서 오늘도 글을 쓰며 실패를 핥는다.

 licking the core of defeat.

쓰면서도 달콤한 이 오묘한 실패의 맛이여!
How bitter and sweet is its taste!

이 맛에 길들여지면 자잘한 성공의 얕은 단맛에 눈길조차 주지 않게 된다.

Once accustomed, the shallow sweetness of success is easily overturned.

그것이 주는 가냘픈 안도에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허송세월 했는가.

How long have I idled in fragile relief?

실패는 성공을 장악한 자들만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다.

Failure, a plaything for those wielding the power of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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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서 아이들과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이 글을 읽으며 나누었습니다. 성공과 실패의 그 이면들을 생각해 보며 놀라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실패 마니아라니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부터 중학교 3학년 아이까지 아이들의 독서 습관, 학습 습관에 따라 이해하는 정도가 많이 달랐습니다. 마음이 아프고 무기력한 아이들은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는 것을 많이 힘들어합니다.

읽으며 모르는 표현, 문장 밑줄

밑줄 친 문장만 개별적으로 설명

다시 정독 후 주제와 교훈 정리

영어나 한국어로 자유롭게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