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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Jul 07. 2024

지나친 삶

자유의 무게

반항이 지나쳐 아무 소리도 듣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발 아프면 걷지 말아라

손 아프면 쓰지 말아라

목 아프면 말하지 말하라

눈 아프면 감고 있어라


가슴 아프면 심장을 멈출까?

마음 아프면 관계를 끊을까?


살아가고 있는 거다. 삶이 쓰라리고 아픈 거다. 통증 처방이 정지 중지 수면 휴식, 마음이 아프면 어디를 정지해야 하는 건가. 두뇌를 정지하고 생각을 중지하고 심장을 정지하고 온기를 정지할까.


몸이 아프면 마음이 땅 속으로 꺼진다.

마음이 아프면 몸이 끈뜨끈 같이 아다.


해야 할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과 안 해도 좋았을 것들 사이에서 균형을 잃었다. 세심하게 감각해야 할 통증에 무방비하니 해서는 안될 실수를 하고 만다. 약속을 잊고 헛시간에 웃고 브레이크 찰나에 액셀을 밟는다.


멈추어야 할 때 달리고 있나 보다.


괜찮아?

지금은 어때?

정말 괜찮아졌어?

지나치게 사는 거 아냐?


내게 묻는다. 가만히 한번 더.


몸이 멈췄는데 마음이 저 앞으로 달음박질한다. 숨차다.

마음이 멈췄는데 몸이 아무렇게나 움직인다. 넘어진다.


나만을 위한 자유 공간에 숨어들어 한 시간쯤 직진만 해도 괜찮을 드라이브를 한다. 끝에서 나를 기다리는 멋진 영화 한 편을 보고 노래를 흥얼거린다. 내게 말건다.


I won't cry, I won't cry

난 울지 않을 거야, 안 울 거라고.

No, I won't shed a tear

정말, 눈물 한 방울도 안 흘릴 거야.

Just as long as you stand

네가 있어 주는 한

Stand by me

내 곁에 있어주는 한 말이야.

And darlin', darlin'

그러니 내 사랑, 내 친구

Stand by me, oh, stand by me

내 곁에 있어 줘, 내 곁에

Oh, stand now, stand by me

그래, 지금 말이야, 내 곁에

Stand by me

내 곁에 있어 줘.


- 영화, 'Stand By Me' ost 중


아이들의 우정과 성장한 마음을 담은 영화에 마음도 몸도 추스른다. 내 삶을 향해 한발 내딛는다.


강풍 예보에 바람이 세다. 밀려 밀려 호숫가를 한 바퀴 돌며 걷다가 바람을 기록해 둔다. 기분이 좋아져 다행이다. 고마운 바람, 그래 네 바람대로 너무 지나치게 살지 않을 테다. 가만히 나를 향해 살아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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