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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Jul 22. 2024

피하고 싶은 비

내리는 비, 두려운 비, 슬픈 비, 그리고 B

너무 내리는 비(rain)를 피하고 싶다. 장마니까 너무 내려도 당연한 비는 없다. 아무리 치워내려 해도 차창에 두꺼운 비에게 B를 준다. B+아니고 그냥 B.


어느새 지나갔을지도 모를 또는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다섯 개의 비가 두렵다. 굳건할 수 있을까.


비卑, 강한 자에 엎드리고 약한 자를 밟는 천하고 악한 사람에 어울리는 비굴卑屈, 비열卑劣


비鄙, 너절하고 보잘것없으며 남루하고 초라한 마음으로 어찌할 수 없을 때 쓰는 비루鄙陋


비否, 하는 짓마다 비루鄙陋하고 겁이 많아 맞서지 못하고 결국 회피하고 마는 비겁否劫


비非, 인정이 없고 기쁨과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즐거움에 싸늘한 눈길을 주는 비정非情


비砒, 숨어 있다가 모습을 드러내며 몸과 마음을 갉아먹으며 치명적인 독으로 웃는 비상砒霜


아니야 아니야比 그러면 안돼 고개 젓다가, 마음心으로 감싸며 슬퍼하는 비悲를 외면하고 싶다.


비참悲慘 너무나 슬프고 끔찍해서 마음이 무너질 것 같은


비극悲劇 마음에 슬픔이 가득 차 막막해져 어둠 속에 있는


비관悲觀 세상이 너무 어두워 슬프게 바라보며 눈물 나는


두려운 다섯 비(卑鄙否非砒)는 소낙비(rain)로 씻겨 내리고, 공감하는 슬픈 에게 B+을 주고, 이리저리 눈 감고 피하며 세상을 제대로 보지 않으려는 나에게는 비릿한 B-를 준다.


반성한다. 그리고 오늘도 용기를 낸다. 피하고 싶은 많은 비들을 우아하게 지나 플러스로 가야지.


B구역의 플러스(+)에 머물 건지, A구역 플러스(+)로 오를지는 바로 지금 내 안의 '비'와 마주하면 된다.


무한대(∞)의 플러스(+)가 기다리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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