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언어를 배우고 습득할 때 시간이 필요하다. 모국어도 외국어도 기다려주고 바라봐주어야 한다. 기다리지 못하면 불안으로 아이들을 버벅거리게 하고 제대로 바라봐주지 않으면 심리적인 조바심에 아이들 마음이 쪼그라든다.
어른들은 다를까.
많은 경험과 지식과 정보 위에서 받아들여 소화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표출되는 언어나 심리는 아이가 느끼는 그것과 차이가 크지 않다.
더 불안해하고 더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사회적 눈치의 영향이다.
조심스럽고 깊고 고운 영혼을 만났다.
마인드 세팅에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며 내가 벌컥벌컥 도전하는 것을 신기해한다. 사실 나도 단번에 풍덩하는 것은 아니다.
일 년에 어느 정도 여름엔 이렇게 겨울엔 저런 방식으로 등의 대략의 지도를 가지고 있다. 칼날 같은 세부 계획의 실천이 내 숨통을 트이는데 유효하므로 그렇게 하는 것뿐이다.
브런치에서 구독자 수에 두는 가치, 글을 읽고 댓글을 하는 태도, 구독하고 있는 작가들의 글을 대하는 방식을 가만히 들으니 깊고 진중한 마음으로 글을 읽고 쓰고 있었다.
브런치라는 언어를 배운다.
구독자 수를 운운하며 서로 구독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인 글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주 보며 웃었다. 마음이 가지 않는 작가도 있고 마음을 주지 않는 작가도 있을 수 있다.
나의 MBTI를 묻는다. 의례 그러듯 맞춰보라 하니, E죠? 한다. 우리는 서로의 MBTI가 같다는 데 놀랐다. 세상 1%의 사람들만이 이 타입이란다.
그러니 그런 삶과 글에 엄청난 공감과 수많은 구독자 수를 기대하는 건 모순이라며 서로 끄덕였다. 그럼에도 구독자가 많은 작가가 있다면 스스로 혹독한 훈련으로 독자를 향한 치밀한 구애에 능한 작가일 것이다. 신기한 능력이다.
읽기 위해서도 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그는 라이킷 하나도 온 마음으로 꾹꾹 달아주고 있었다. 나의 글 대부분에는 그의 라이킷이 없지만 가끔 달리는 그의 라이킷에 마음을 묻곤 한다.
여전히 두렵고 시간이 필요하고 마음의 준비가 덜된 일들이 나를 부른다.
처음 말을 배우듯이 깊고 진중한 침묵 속에 나를 푹 고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