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econd miracle, 데미안 21페이지
21페이지 데미안 왼손 필사를 하다가 a second miracle이라는 세 글자에 마음이 흔들렸다. 재즈가가요 인스타 릴스,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홍원화 바이올린에 다시 눈을 꾹 감는다. 오늘 아침 내게 온 기적이다.
나는 누구에게나 기적이 온다고 믿는다. 온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피해 가기도 하고 기적과 같이 살면서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눈을 뜨고 마음을 떠야 그 기적을 보고 느낀다. 기적엔 반드시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무던히 용기를 내며 걷고 있다.
혼자의 기적은 그냥 규정하면 된다. 혼자 하늘을 보고 혼자 나무를 만지며 그게 기적이다 하면 기적이 된다. 가장 편한 기적이다. 누군가 어떤 풍경을 보여주든 누군가 어떤 글을 쓰고 말을 하든 그걸 혼자서 기적이라고 하면 기적이 되는 것이다. 그런 기질이 통째로 나의 기적이 되었다.
둘의 기적은 복잡하다. 마주쳐야 기적이라 느낀다. 같은 방향을 보며 비슷한 단어와 분위기에 글을 쓰며 끄덕이며 통하거나, 서로 눈만 마주쳐도 기적이 될 수 있다. 고통과 충격이 기적이 될 수 있다. 나는 둘의 기적에 익숙하다.
너무 아프면 눈을 감으면 된다. 이제 눈을 감으면 홍원화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가 생각날 것 같다. 살아갈수록 디폴트는 하나가 아니고 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둘은 혼자 더하기 혼자가 아니다.
셋 이상의 기적은 누군가 한번 웃기만 해도 일어난다. 셋 이상 같이 있으면 하나 이상은 반드시 기적이다. 사방으로 흐트러지는 기적이다. 여럿이 나누어 가져도 그 기적의 온전함이 누구에게나 꽃핀다.
오늘 아침은 온갖 생각을 다 끌어와 내게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나 보다. 벌써 내가 애타게 다시 듣고 싶었던 바이올린으로 오늘의 첫 번째 기적이 일어났다. 이제 대답을 들을 차례다. 아직 클릭하지 않았다. 도착한 대답은 나의 두 번째 기적이 될까. 이제 클릭하러 간다.
어차피 혼자인 나는 규정만 하면 되는 거다. 기적이다!라고.
#라라크루 (3-3) #라라라라이팅 스스로 규정하면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