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금정띵작 문화기획 [와린이를 찾아라] 기획자 김하영
“자존심이 많이 상했죠. 그날은 많이 울었어요.” 늘 밝고 당당했던 그녀의 모습을 봐와서 그랬던지 예상치 못한 의외에 답변에 귀를 의심했다. 그렇다. 늘 기회는 위기를 가장해 나타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녀를 힘들게 괴롭혔던 순간은 그녀를 크게 성장시킨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그만둘까, 아니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아무렇게나 뒤엉켜버린 온갖 생각들이 눈물과 함께 펑펑 쏟아졌다. 얼마나 흘렀을까. 어느 순간에 이르렀고 눈물은 거짓말처럼 뚝 그쳤다. ‘그래 제대로 해보자’하는 생각과 자욱했던 생각의 안개가 걷혔다. 그때였다. 터닝 포인트의 순간이었다.
문화기획자 김하영 씨가 기획한 「와린이를 찾아라」는 와린이들(와인 입문자)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그녀는 ‘와인은 어렵다’라는 인식 때문에 쉽게 와인에 도전하지 못했던 분들이 용기를 얻길 바랐다고 했다. ‘올해 경험한 일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라는 참여자들 후기가 증명하듯 결과는 대 성공이었지만 프로그램이 탄생하기까지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기획안이 엎어지고 엎어지기를 수차례. 자포자기 심정에 이르기도 수십 번. 그런데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와인숍 아르바이트 중에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 하나. ‘와인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경력직 와인 샐러의 살아있는 경험을 녹여내어 기획한 와인 클래스라니. 「와린이를 찾아라」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희수 : 「와린이를 찾아라」 이름이 귀여워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하영 : 아마 ‘와린이’라는 단어에서 눈치채셨을 수도 있을 텐데요. 이제 막 와인의 깊고 넓은 세계에 발을 디디려는 왕초보 와인 입문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에요. 무엇이든 첫인상이 중요하잖아요. 「와린이를 찾아라」를 통해서 ‘와인은 쉽고 재미있다’라는 좋은 인상을 주고 싶었어요.
희수 : 와인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반가운 기획이었는데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특히 신경을 쓴 부분도 있다고요?
하영 : 공간이에요. 부산대학교 앞에 위치한 ‘웨더 하우스’라는 예쁜 파티룸을 빌렸어요. 와인은 단순한 술이 아닌 문화라고 생각했어요. 같은 공간에서 와인을 함께 나누며 대화하고 시간을 나누는 모든 행위가 포함된다고 생각했거든요. 편안한 분위기에서 와인과 서로를 알아가길 바랐거든요.
희수 :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었어요?
하영 : 1부, 2부로 나누어 진행이 되었는데요. 1부에서는 기본적인 와인 지식과 시음 방법에 대해 배우고 와인을 종류별로 시음해 보고요. 2부에서는 와인에 곁들이면 좋을 핑거푸드 카나페(Canape)와 각자의 레시피로 상그리아(Sangria)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어요.
* 카나페(Canape) - 식빵 한 면에 버터를 바르고 식품을 얹어 만든 서양의 애피타이저
* 상그리아(Sangria) – 와인 베이스 칵테일로 붉은 포도주에 여러 과일을 넣어 냉각시켜 마시는 음료.
희수 : 참여자들이 와인에 대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았네요.
하영 : 네, 맞아요. 와인을 공부하듯 지식적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반감이 생길 것 같았어요. ‘와인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라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맞추어 참여자들이 자연스럽게 와인에 스며들 수 있는 코너들을 만드는데 공을 많이 들였어요.
희수 : 저도 막연히 ‘와인은 고급 취미다, 어렵다.’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라도 이렇게 직접 와인을 놀면서 경험해 보면 자연스레 와인에 스며들 것 같네요. ‘와인은 이렇게 즐기는 거구나’ 하는 그런 생각도 들 것 같고요. (웃음)
하영 : 네. 실제로 이런 후기들이 많았어요. ‘올해 경험한 일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다. 생각보다 와인은 어렵지 않았다. 즐거운 경험이었다.’ 등등... 신기하게도 여기까지 오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는데 참여자분들이 남겨주신 후기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다 읽다 보니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들이 정말 싹 잊어지더라고요.
희수 : 이렇게 서서히 문화기획이라는 일에 중독되는 게 아닐까요? (웃음)
하영 : 그런가요. (웃음) 끊임없이 기획안을 수정하면서 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해냈어요. 일단 끝을 내고 나니 다음에는 이런 기획을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제 자신도 너무 대견했고요.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 지은 것도 있지만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을 얻은 것도 큰 성과예요. (웃음)
희수 : 「와린이를 찾아라」 소개 글에서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봤어요. ‘와인’과 ‘도전’의 만남이라, 어떤 의미일까요?
하영 : 도전해 볼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와인’에 대해 쉽게 알아봤잖아요. 저는 이 작은 성취의 경험이 다른 영역으로 확장되길 바랐어요. 개개인마다 벽처럼 느껴지는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이번을 계기로 각자의 두려움을 떨쳐버리길 바랐어요. 생각해 보면 지레 겁먹고 못하는 일들이 참 많잖아요.
희수 : 참여자들이 와인을 마시며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배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군요. 그렇죠. 제 경우에는 운전이 그래요. 막상 운전대를 잡고 도로 위를 달리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참 어렵더라고요. 가만히 있는 차들도 무섭고요. 저에게 돌진할 것 같더라고요. (웃음)
하영 : 네. (웃음) 혼자만 간직하고 있던 고민을 입 밖으로 내뱉어 누군가에게 말을 하면서 스스로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니까요. 제 의도가 얼마나 잘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으셨겠죠? (웃음) 그런데... 사실 저에게도 이번 프로젝트는 큰 도전이었어요.
희수 : 어떤 의미에서요?
하영 :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저의 첫 기획은 「와린이를 찾아라」가 아니라 「온천천 피크닉」이었어요. 피크닉을 콘셉트로 참여자들에게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어요.
희수 : 기억나요. 하영 님의 발표가 인상적이었거든요. 어떻게 된 거예요?
하영 : 「온천천 피크닉」이라는 주제로 기획 발표도 잘 마쳤고 실행만을 남겨 놓은 상황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코치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혼자가 아닌 팀을 이루어서 진행하면 어떠하겠냐는 말씀이셨어요.
희수 : 「온천천 피크닉」이 아닌 다른 기획으로요?
하영 : 네, 그런데 저는 기획을 꼭 실현해 보고 싶었어요. 더군다나 다른 분들에게 혹시라도 피해를 주면 어쩌나 하는 주저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혼자 하다가 망하면 그냥 망하면 되는데 같이 하다가 제가 잘 못해서 망하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저는 혼자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코치님께서는 혼자가 아닌 팀으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단호하셨어요. 당황스러웠죠.
희수 :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요. 이유가 있었을 것 같아요.
하영 : 조금 답답하더라고요. 솔직하게 여쭤보았어요. 실제로 구현해보고 싶은 기획을 해보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가 아니냐, 왜 제가 팀으로 진행했으면 하는지 궁금하다고요. 당차게 여쭤보았어요. (웃음) 그런데 돌아온 답변이 충격이었어요.
희수 : 궁금하네요.
하영 : 아시다시피 금정띵작에 참여한 모든 기획자 모두 자신의 기획을 발표했잖아요. 심사위원들께서 채점 평가를 하셨고요. 참여한 분들 중에서 제가 꼴등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정말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웃음)
희수 : 네, 저라도 많이 놀랐을 것 같아요. 어떤 이유였어요?
하영 : 기획이 불분명해서.
희수 : 당시 기분이 어땠어요? 충격이라는 단어로 표현했지만, 이 단어 안에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복잡하게 오갔을 것 같거든요. 사실 기획안을 만들어서 발표를 하기까지 쉽지만은 과정이었으니까요. 모든 과정들을 이겨내고 짠- 하고 사람들 앞에 용기 있게 꺼내 보였을 텐데요.
하영 : 네. 다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당시에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죠. 코치님의 전화를 받았을 때가 와인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요. 전화를 끊고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요. (웃음)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그때는 정말 그만두고 싶었죠. (웃음)
희수 : 많이 속상했겠어요. 최선을 다했던 만큼, 노력했던 만큼. 복잡한 마음이지 않았을까요?
하영 : 결론적으로는 사실 약간의 오해였는데요. 코치님의 말씀은 다른 금정띵작 대원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른 분들과 협업을 해보라는 것이었어요. 꼴등이라는 단어 순간 꽂혀서... (웃음) 그런데 이제 그런 말이 제게 중요하지 않았죠.
희수 : 왜요?
하영 :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틀어 저에게 가장 큰 성장과 배움을 준 순간을 꼽으라면 바로 코치님과 통화를 하던 때였거든요.
희수 : 이유가 궁금해요.
하영 : 코치님과 전화를 끊고 처음에는 한참을 울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눈물이 뚝- 그치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내가 그동안 너무 자만했구나.’
희수 : 하영 님에게 어떤 깨달음이 왔군요.
하영 : 어쩌면 심사위원 분들이 나를 제대로 본 것 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고요. 막연히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자체가 자만이었구나 싶었어요. 오히려 저의 성장을 위해서 이러한 말씀을 가감 없이 해주셨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구나 싶었어요.
희수 : 터닝 포인트였네요.
하영 : 정말 객관적으로 다시 생각해 봤어요. 처음에 하려고 했던 「온천천 피크닉」 기획을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야외에서 진행하는 행사인데 현실적으로 지금의 예산으로는 추진이 어렵겠더라고요. 왜 그전에는 이런 것들이 안 보였던 걸까요? (웃음) 행사 운행 스텝도 턱없이 부족하고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기획이었죠. 그렇게 복잡했던 생각들이 하나 둘 정리되니까, 조금 부끄러웠어요. (웃음)
희수 : 기회는 위기를 가장해서 나타나는 말처럼, 코치님의 전화 딱 그랬네요.
하영 : 그때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했어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경험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뭘까’ 고민하기 시작했죠.
희수 : 와인숍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던 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군요.
하영 : 네. 때마침 제가 와인숍 근무를 하고 있었잖아요. 그날따라 유독 손님 분들이 많이 보였어요. 어떤 와인을 골라야 할지 머뭇거리며 망설이는 분들이요. 장차... 「와린이를 찾아라」 기획의 메인 타깃 모델이 될 분들이셨죠. (웃음)
희수 : 손님분께서 영감을 주셨군요. (웃음) 사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와인 종류가 워낙 다양하잖아요. 정말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사실 저는 어떤 와인을 골라야 할지 몰라서 가게에 갔다가 그냥 나 온 적도 있어요. (웃음)
하영 : 기존에 와인 클래스가 많이 있긴 하지만 완전한 초보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이번 기획의 포인트였어요.
희수 :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했더니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네요.
하영 :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잖아요. 문화기획일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처음 하고자 했던 「온천천 피크닉」은 규모도 크고 운영 스텝도 많이 필요하고. 난이도로 따지자면 고급에 속했죠. 이제 막 문화기획을 배워가는 입장에서는 욕심이었죠. 간단하고 쉬워 보 일수도 있는데요. 지금 현재 나의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어려운 일이라 생각해요. 부족한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이거든요. 그런데... 거기서부터 시작이 되더라고요. 성장이라는 것이, 배움이라는 것이요.
희수 : 그렇죠. 정말 중요한 사실이지만, 간과하기 쉽죠.
하영 : 엉켜있던 매듭이 풀리고 나니 가야 할 방향이 명확하게 보였어요. 와인숍에서 알게 된 수준의 지식으로는 부족했죠. 행사 전체를 끌어가려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했어요. 우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정확한지 확인부터 했어요. 그리고 와인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채우기 위해 관련 책을 읽으며 공부했죠.
희수 : 제가 인터뷰 취재를 하면서 놀랬던 사실이 하나이었는데요. 1-2시간 남짓한 행사를 위해서 책자까지 직접 만들었더라고요. 그걸 보고 하영 님이 이번 프로젝트에 ‘정말 진심이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하영 : 이렇게 말씀하시니까. 제가 엄청나게 대단한 걸 한 것처럼 들리는데요. (웃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책자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하고요. 아주 간단하고 심플한 ‘시음 노트’에요. 와인을 쉽게 고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리플릿 같은 거죠.
희수 : 시음 노트를 만들겠다고 어떻게 생각하게 거예요?
하영 : 이번에 또 크게 깨달은 점은 ‘세상에는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라는 것이에요. 제가 와인숍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와인 시음회 같은 업무도 했었거든요. 유용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아쉬운 점들이 있었거든요. 왕초보 와인 입문자들도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시각적인 자료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제 프로그램에 적용하게 될 줄 몰랐죠. (웃음)
희수 : 그런 의미에서 문화기획자들에게 경험은 정말 재산인 것 같아요. 이제 인터뷰도 막바지를 향해서 가고 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요?
하영 : 그만하고 싶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더 힘을 내보자.
희수 : 매 순간 자신과의 싸움이죠. 무언가를 세상 밖으로 탄생시키는 일은요.
하영 : 돌이켜 생각해 보니까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의 연속이었지만, 나를 힘들게 하고 괴롭혔던 시간들이 저를 더 단단하게 성장시켰어요. 심사에서 제가 꼴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날에 좌절감도 많이 느꼈지만 덕분에 제 자신을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힘들지만 한 번 더 도전했던 저에게 ‘토닥토닥’ 칭찬해주고 싶어요. 코치님의 전화를 받고 눈물을 펑펑 쏟았던 그날에 제가 정말로 그만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지금의 성장은 없었을 것 같거든요.
희수 :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깜깜한 터널 밖으로 나온 하영 님에게 정말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요.
하영 : 그런 말씀하셨잖아요. 기회를 위기를 가장해서 온다는 말. 정말 공감하거든요. 위기인 것 같았던 순간에 눈 딱 감고 한 번 더 했어요. 저도 승부욕 하면 빠지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웃음)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오히려 지금 여기에서 그만두면 나는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같았거든요. 중간 평가에서는 내가 부진했지만 마지막 결과는 ‘잘했다’ 하는 평가가 나오도록 만들겠다. 이런 마음을 먹었어요.
희수 : 하영 님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배우고 느낀 것들은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는 아니겠죠. 보고서에 성과라고 기록될 정량적인 결과 값은 아니니까요. 그런데요. 저는 하영 님과 대화를 하면서 ‘어떤 행사에 몇 명이 참석했고, 언론에 몇 회 보도가 되었는지’ 등등... 이런 수치화된 결과 값 보다 더 중요하고 값진 성과를 남긴 게 아닌가 싶어요.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하영 님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나요?
하영 : 맞아요. 외부의 평가와 타인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와린이를 찾아라」를 하면서 배운 점은 ‘내가 하면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사실이에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다른 동료들과도 협업하며 일을 해나가야 한다는 점이요.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제가 타인에도 도움을 받는 것을 어려워하더라고요. 「와린이를 찾아라」를 팀으로 진행했더라면 더 시너지를 내서 잘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봐요. 다음에는 좀 더 잘할 수 있겠죠?
희수 : 그럼요. (웃음) 흐뭇하게 미소가 지어지는 대화였네요.
하영 : 저도 이야기를 나누며 새삼 그동안 눈물도 좌절의 순간도. 우여곡절이 많았었구나 싶었는데요. 고생스러웠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금정띵작을 할 건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무조건입니다. 너무 값진 경험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