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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희 Nov 19. 2024

일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일

선명한 나를 만나기 위하여

뒤돌아보면 모두 휘발되어 버리는 흐릿하고 무지한 시간들을 보내지 않으려면 일상 속에서 해상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의 일을 떠올리면 업무를 하기 전 커피를 사러 간 일. 그리고 어떤 커피를 먹을지 골똘히 고민한 일. 매일 마시던 것, 저렴한 것 대신 내가 오늘 어떤 것을 마셔야 좋을까 한번 더 고민해본 일. 나에 대해 내가 보낼 오늘 이 시간에 대해 한번 더 짚고 넘어가는 이 시간들은 짧고 작지만, 이런 순간들이 쌓이면 나에겐 보다 선명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 순간들은 온전히 내가 선택하고 스스로 경험한 것이기에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 받아들이고 느껴지는 것까지도 나의 몫인 것이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흐릿하게 전부 잊혀지기를 까맣게 잊어버려 지나가기를 바라게 되는 시간들이 있다는 것은 그리고 그 시간들이 생각보다 내 인생에 중요한 순간이었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사실 아직 그걸 모두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을 뿐, 언젠가는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되어 있을 거라는 조언을 믿고 오늘도 한 걸음 나아가는 쪽으로 선택해 볼 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면 나는 일상을 온전히 내 두발로 서서 행복을 선택하며 갑자기 찾아오는 불청객 같은 불행들에는 흔들릴 일 없는 굳건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그 어떤 행불행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될 것이다. 의미 있는 것은 존재 그 자체이자 순간 그 자체로서 남게 될 것이다.


아무것에도 책임과 탓을 물을 필요 없는 그런 편안한 시간들을 오래오래 보내며 평화로운 나날들 속에서 거짓 없는 다정한 마음을 나누고 싶다. 그 속에서 나는 가장 자연스럽고 안정되고 편안할 것이다. 그건 언젠가의 내가 이미 분명하게 가져본 적 있는 것이다. 그러니 원하는 것이다. 다시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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