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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lotte Apr 10. 2022

멀지만 가까운

다시 먼 길을 떠나는 친구야, 문득 창밖을 보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 담담하게 내 슬픈 부분까지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참 감사하다는. 시간이 지나면 나도 잊어버릴 수 있는 아픈 모습까지도 멋지다고 기억해주는 친구가 있어서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 부정적이고 예민한 나를 긍정적이고 강한 사람으로 봐주고, 서로의 안녕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응원할 수 있는 네가 있어서 든든한 서른이야. 십 년 전의 추억을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듯이, 올해의 우리를 십 년 후에는 또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우리는 항상 멀리 있었지만 가까운 사이었던 것처럼, 네가 어딜 가도 우리의 우정은 변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 아닌 확신이 든다. 지금도 미완성이고 앞으로도 완벽한 우리는 없을 테지만, 응원을 담아 건넨 너의 말처럼 우리는 각자 성숙해져 가는 길을 지나온 것뿐이고, 어떠한 모습으로 그려져나가고 있는 거겠지. 앞으로도 각자의 색깔대로 아름다워질 서로가 기대된다. 어떻게 살고 있을지 뻔하게 그러지는 미래가 아니라서 더 궁금해지는 것 같아. 그 과정 속에서 상황도, 환경도, 사람도 변해가겠지만 예전에 우리가 그랬듯, 스스로 기억 못 하는 우리를 서로 기억해주자. 물리적인 거리보다는 마음의 거리를 이따금씩 확인하면서. 너를 만나러 가는 걸음마다 나에겐 여행이고 행복이야. 모난 부분도 못난 부분도 채워가며 함께 해줘서 고마워, 너도 그랬듯 나도 그럴게. 짧은 만남에 아쉬움이 묻어나 어제를 떠올리며 웃음 지어보는 버스 안에서, 너를 항상 응원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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