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쎄 하다는 소문난 학교에 전학을 시키고 보니
누구누구는 어느아파트에 산다며
나만 다른 아파트에 사는거 같아서 좀 그렇단다.
학교 가는 길 큰 사거리 앞, 자기만 방향이 다른곳에 서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렸는데, 다들 자기만 쳐다보는 것 같았단다.
오마이갓-
애들은 전학 첫날부터 사는 곳을 물어보고 자기들끼리 레벨을 나누고 있었다. 아파트 이름을 서로 물어보고 말해주면 말은 "아! 그래~." 하고 예의있게 하면서 눈빛은 '아, 얘랑은 적당히 거리를 유지해야지.'하는 느낌이 보인다나. 그러면서 주변 아파트 이름을 다 외워왔다.
-반응이 ××아파트가 젤 좋은거 같던데 거기가 제일 좋은 아파트인가?
이게 웬일... 그래봤자 거기서 거기. 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거면 다 똑같은거지~ 혼자 걸어다닐 낯선 학교과 학원, 가까우면 장땡이고 횡단보도는 수가 적을 수록 좋지 하며 선택한 해 잘드는 우리 집이 난 딱 좋은데 말이다.
-그래도 정문이 생긴게 다르잖아~~~
헐. 아이 맘이 이미 넘어가있네 ㅜㅠ 이거 참 심각한 얘기다.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까 하다가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해 주었다. 예쁜 화장, 멋진 옷으로 겉치장을 많이 해도 배려와 상대방을 대하는 마음을 가지지 못해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 옆에는 오래있기 싫은거 처럼. 아파트 정문 입구가 세련되고 조경이 좋은 곳에 살아도 정리도 안 된 거실과 냄새나는 방에서 사는 사람이 있는건데, 눈에 보이는 걸로만 판단하는 아이들이 미성숙한거 아닐까? 하고... 아이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듣더니 "그래도... 난 좀 마음이 쪼그라드는거 같아." 라고 말한다.
우리는 여기저기가 다 집이지. 니가 있고 싶은 곳, 우리가 여행하는 곳이 다 우리 집이야.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 집이 얼마나 더 크고 멋지니~
구구절절 긴 설명에 아이는 그만해야겠다 싶었는지 삐죽거리며 파고든다. "그래도 엄마, 애들끼리는 그런게 있어~" 하면서... 나도 더 길어졌다가는 '이거는 심각한 문제가 아니야'라는 내용으로 되려 심각한 분위기를 조성하게 될까바 서둘러 마무리 멘트를 날린다.
-으이그~ 우리 딸, 좀 그랬겠다. 근데 괜찮아~~ 너는 속이 꽉 찼자나~~~ 사실 엄마 회사에도 엄마보다 좋은 차 탄 사람이 많아. 근데 어짜피 나랑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인데 뭐~ 엄마는 우리딸 엄마니까 세상에서 젤 좋은거 가져서 괜찮아~
지나고 보니 자책이 든다.
내가 또 공감보다 설명을 먼저했네..;;
아이고. 우리 딸래미...
할머니는 엄마가 의기소침해있으면 '누가 뭐라그러면 웃기고들 있네~ 하고 눈길도 주지마. 진짜 가진 사람은 티를 낼 필요가 없는거야."하셨어. 내가 뭘 가진지도 몰랐지만 그냥 난 제법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된거 같아. 마흔넘고보니 말이야. 그리고 힘들땐 그 목소리가 귓가에 그냥 자동으로 재생이 되는걸~ 마법 주문처럼. 그리고 진짜 힘이나.. 뭐든 다 괜찮아지지.
어떤 말을 너에게 남길 수 있을까. 어느 순간부터는 엄마가 없어도 스스로 당당하게, 나도 너에게 주문같은걸 알려줘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