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왜 말하게?

엄마도 먼저 할게, 먼저~~~

by Hee


-엄마는 내가 별로 안보고 싶은가보지?

-헉. 뭐라고? ㅎㅎㅎ 그럴리가~ 보고싶은가보지~ ㅎ


이거 딸이 엄마한테 하는 표현이 맞아? 내용보다 그런가보지? 하는 말이 본인의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본인도 모르게 내게 물음을 던진거 같아서 순간 풉~ 웃음이 났다.


-그런데 왜 보고 싶었다는 말을 안해?

나는 학교에서도 이거 엄마한테 빨리 얘기해줘야지 하고 참는 것도 많고, 방과후에 학원가서도 이것만 끝나면 엄마 만나네 하고 기다리다가, 결국 엄마 만나면 꼭 안고 보고 싶었다고 말하잖아.

-아~ 엄마도 많이 보고싶은데, 항상 생각하는건 늘 말하지 않아도 되니까, 어른이 되면 말하고 싶은걸 다 말하지 않고 참는 법을 배우게 되거든.

-사랑한다고는 해야지.

-아....


아,,, 미안했다.


사랑한다고 늘 아이가 먼저 말했던거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반쯤 감긴 눈으로 베개를 안고 나와 안기는 것도, 학교 다녀와서 반짝거리는 눈으로 쪼르르 달려와 오늘 재밌었어? 하고 물어보는것도, 잠들기 전 꼭 껴안고 뽀뽀하며 헤어지기 아쉬운 듯 엄마 만진 손을 주먹쥐고 엄마 향기 담았다고 표현하는건 늘 아이였다.

그러고보니, 아이가 먼저였다.


이성적인 엄마지만 이성적으로 아이를 위해 표현도 커야 함을 알기에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맘껏 아이가 느끼도록 표현하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아이가 표현하면 그때야 응했던거 같다. 그런 패턴을 읽을 줄 아는 나이가 된 딸이 이제는 먼저 사랑을 표현해달라고 말할 줄이야.


-엄마. 내가 왜 맨날 엄마한테 자기전에 사랑한다고 하는 줄 알아?

-사랑하니까?

-아니, 사랑은 당연히 하는데, 특히 내가 뭐 위로받고 싶거나 재밌었던거 엄마랑 같이 얘기하고 싶은데 다 못해서 아쉽거나, 엄마랑 자고 싶은데 엄마 팔베게하면 허리아플까봐 말 못하거나 뭐 이럴때, 내 온 마음을 다 담아서 그중 어떤말이라도 다 전할 수 있는 그 한마디가 바로 사랑해~ 이거라서 그런거야. 알고 있었어?

-오.... 알았는데. 언제부턴가 깜빡했네, 엄마도 많이 사랑해~~~~


우와... 점점 생각이 나를 뛰어넘기 시작했다.

이런 감정선을 지닌 소녀가 되고 있다니,,, 그 속에 뭐가 들었을까, 순간순간 미성숙한 엄마를 나름 판단할 때도 종종 있었겠구나,,, 마음이 벅차도록 고맙고 약간은 창피했다. 아. 이런 순간-


문득 나도 우리 엄마한테 너무너무 전화를 하고 싶었다.

이렇게 말해도 되는건줄 알았으면, 살아계실때 많이 치대볼껄..


-엄마, 있잖아~ 나한테 사랑한다고 좀 해줘~

있잖아, 내 귀여운 딸아.. 엄마는 너를 보면 나의 엄마도 생각나고, 내 어릴적 모습도 함께 떠올라. 잊었던 일도 생각나고 말이야. 그래서 참 고마워..

엄마의 어린시절도, 외할머니도 다시 한번 마음에 간직할 수 있게 해줘서 참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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